인뱅 3사 상반기 순익 3883억…지난해 대비 13.8% 증가
이억원 금융위원장 청문회 후 제4인뱅 인가 논의 재점화 전망
자본·건전성·차별화 전략이 신규 인가 관건
인터넷전문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가 2025년 상반기에 나란히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금융당국의 제4인터넷은행(제4인뱅) 인가 논의에 불이 붙을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의 인사청문회가 지난 2일 진행된 가운데, 이재명 정부의 금융정책을 총괄할 수장의 인선이 완료되면 예비인가 심사 단계에 머물러 있는 제4인뱅 인가 논의가 재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뱅 3사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상반기(3413억원) 대비 13.77% 늘어난 3883억원이다. 카카오뱅크가 2637억원, 케이뱅크 842억원, 토스뱅크는 404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카카오뱅크는 14% 늘었고, 토스뱅크는 6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기 기준으로 카뱅, 토뱅은 역대 최대 성과를 냈다.
케이뱅크는 상반기 수익이 지난해 상반기 대비 1.4% 하락했으나, 2분기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2분기보다 96.3% 늘어난 682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세웠다.
카카오뱅크는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1900만명에 달하는 국내 최대 인뱅으로 플랫폼 경쟁력을 앞세워 순이익 흐름을 이어가고 있고, 케이뱅크 역시 IPO 추진을 지속하며 스테이블코인 시장 진출에도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후발주자인 토스뱅크도 8분기 연속 흑자에 성공하며 성장 궤도에 올라섰다. 특히 펀드판매 사업 등 신사업을 통해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섰다.
인뱅 3사의 성장이 순항을 지속하면서 금융시장의 한 축을 형성한 가운데 새 정부 출범 후 금융당국의 조직 개편 논의까지 마무리되면 제4인뱅 인가가 재점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은 제4인뱅 인가 심사 과정에서 기존 3사의 성과와 자본금 수준을 ‘비교 척도’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금융당국이 발표한 제4인뱅 심사 기준에 따르면 ▲자본금 및 자금조달 방안(150점) ▲사업계획의 혁신성(350점) ▲포용성(200점) ▲안정성(200점) 등 총 1000점 만점 기준으로 평가가 진행된다.
신규 진입을 원하는 컨소시엄은 자금조달 능력은 물론이고 차별화된 사업모델을 제시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호실적은 인가 추진 명분을 강화하는 동시에, 신규 진입 문턱을 높이는 양날의 검이 된 셈이다.
결국 관건은 ‘차별화’다. 기존 3사가 소비자금융을 중심으로 외형을 확장했다면, 제4인뱅은 중소기업·소상공인 금융이나 빅테크 플랫폼 연계 서비스 등 틈새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은행권 관계자는 “인뱅 3사끼리도 경쟁사라기보다는 함께 성장하는 파트너라는 인식이 있다”며 “인뱅 3사 중 한 곳만 못하더라도 인터넷은행이 불안하다는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어 ‘성장 동반자’인 셈이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문제가 생기면 인뱅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자본이나 건전성이 첫 번째 과제”라며 “소비자들이 인터넷은행이 추진한 모바일 금융에 익숙해졌기 때문에 사용자의 편의에 맞춘 UI 개발 능력도 중요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컨소시엄에 참여한 주요 회사들이 ‘소상공인’에 집중하고 있는데 기존 인뱅들도 개인사업자 대출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라 어떻게 차별화를 둘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당국도 소비자 선택권 확대와 경쟁 촉진이라는 정책 목표에 부합하는 사업계획을 얼마나 충실히 담아내느냐를 따져볼 것으로 보인다.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국회정무위원회에 제출한 인사청문 서면답변에서 ‘제4인뱅 필요성’에 대해 은행 산업의 경쟁 촉진, 중·저신용자에 대한 자금 공급 등을 강조한 바 있다.
이 후보자는 “은행산업 내 신규 플레이어 진입을 통해 경쟁을 촉진하는 한편, 중·저신용자 등 취약차주에 대한 자금공급을 확대하고자 신규인가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소비자 편익 증진, 금융산업 및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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