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0살을 맞이한 부산국제영화제가 새로운 모습을 연이어 선보이는 가운데, 한국과 손잡고 만든 글로벌 영화들을 다수 초청해 눈길을 끈다. 특히 액션과 드라마,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까지, 서로 다른 장르를 아우르며 한국과 세계가 교차하는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미드나잇 패션 섹션에 초청된 ‘프로텍터’는 밀라 요보비치 주연의 액션 영화로, 범죄 조직에게 납치된 딸을 구하기 위한 72시간의 추격전을 그린다.
각본은 아낙시온 스튜디오 대표 문봉섭 작가가 썼고, ‘람보: 라스트 워’의 에드리언 그런버그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이 작품은 아낙시온 스튜디오와 블러썸 스튜디오가 공동 기획 및 제작했으며, 투자제작에는 ㈜올바른 컴퍼니가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미국 스턴트 제작사 87노스 프로덕션이 참여하면서 한국 제작사가 기획을 주도하고 해외 제작진이 합류한 구조가 만들어졌다.
월드시네마 섹션의 ‘결혼 피로연’은 한국계 미국인 앤드류 안 감독과 윤여정이 함께한 리메이크 작품으로, 이안 감독의 1993년작을 현대적으로 변주했다. 앤드류 안 감독은 ‘스파 나잇’을 시작으로 꾸준히 한국계 이민자의 현실을 담아왔으며, 이번 작품으로 ‘스미나리 ’정이삭 감독, ‘패스트 라이브즈’ 셀린송 감독과 함께 세계 영화계가 주목하는 차세대 한국계 감독으로 주목 받고 있다.
‘결혼 피로연’은 두 동성 커플의 가짜 결혼 계획에 할머니가 등장하며 벌어지는 코미디 영화로, 앤드류 안 감독이 원작에 한국 문화적 요소를 자연스럽게 녹여, 미국 스튜디오 시스템 안에서 어떤 방식으로 한국적 요소를 반영하는지를 보여준다.
덴마크의 프레드릭 쇨베르 감독이 연출한 ‘하나 코리아’는 탈북 여성이 남한 사회에 적응하는 과정을 다룬 작품으로, 플래시 포워드 섹션에 진출했다. 배우 안서현·김민하·김주령이 출연했고, 봉준호 통역사로 잘 알려진 샤론 최가 각본에 참여했다.유럽 감독의 시선과 한국 배우들의 연기가 함께하는 방식이 특징이다.
세 작품은 장르와 제작 방식은 다르지만, 한국과 세계의 협력을 야외무대 인사와 관객과의 대화를 통해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예정이다.
최근 CJ ENM이 리드하고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이 연출한 부고니아가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돼 화제가 된 바 있다. 동시에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 플랫폼을 통한 합작과 오리지널 시리즈 제작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매년 영화 산업의 가능성과 문화 교류를 살펴온 부산국제영화제가 올해도 초창작들을 통해 그 흐름을 점검하며 한국 창작자 및 배우의 위치를 자연스럽게 짚어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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