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AI 반도체·첨단 패키징·바이오 등 신성장 산업 키워야" [2025 산업비전포럼-토론 종합]

고수정 백서원 임채현 편은지 정진주 정인혁 기자 (ko0726@dailian.co.kr)

입력 2025.09.24 12:13  수정 2025.09.24 12:13

데일리안 '2025 글로벌 경제산업 비전 포럼'

"대한민국 제조업, 구조적 위기에 직면" 우려

"화학산업 위기 극복 위해 현장 인식 전환 필요"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 명예교수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CCMM빌딩 컨벤션홀에서 'K-제조업 붕괴론과 산업 코리아의 생존전략'을 주제로 열린 데일리안 창간 21주년 2025 글로벌 경제산업 비전 포럼에서 주제토론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전문가들은 "대한민국 제조업이 성장 기반을 잃고 구조적 위기에 직면했다"며 "반도체와 배터리 같은 기존 강점을 지키는 동시에 AI 반도체·첨단 패키징·바이오·친환경 에너지 같은 신성장 산업을 키워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K-제조업 붕괴론과 산업 코리아의 생존전략' 주제로 열린 '데일리안 2025 글로벌 경제산업 비전 포럼' 패널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제조업은 여전히 국가 경제의 근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패널 토론 좌장은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가 맡았고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 명예교수가 패널로 참여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대한민국 제조업이 성장 기반을 잃고 구조적 위기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값싼 노동력에서 기술 중심으로 전환하며 반도체·자동차·조선·LCD·휴대폰 등 주력 산업을 키워왔지만, 최근 중국의 자금력과 기술 추격, 고비용 구조, 인재 부족, 환경·에너지 규제 등이 겹치며 경쟁력이 빠르게 약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안기현 전무는 "반도체와 배터리, 전기차는 여전히 세계 시장에서 강점을 유지하고 있지만, LCD와 휴대폰처럼 과거의 주력 산업은 이미 중국에 밀렸다. 특히 반도체도 미국·중국과의 3파전 속에서 초격차 기술 유지와 신속한 투자 없이는 일본처럼 쇠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미국 반도체 기업이 제조를 다시 시작했고 중국은 빠른 속도로 추격하고 있다. 여기서 한눈 팔면 반도체 산업이 급격히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며 "과거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10개까지 있던 시절도 있었는데 현재 글로벌 메모리 업체들이 중국을 포함하면 4개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제조업은 여전히 국가 경제의 근간"이라며 "반도체와 배터리 같은 기존 강점을 지키는 동시에 AI 반도체·첨단 패키징·바이오·친환경 에너지 같은 신성장 산업을 키워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경쟁 패러다임 전환과 인적 자원 재투자가 시급하며, 규제 완화와 산업 생태계 확산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 명예교수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CCMM빌딩 컨벤션홀에서 'K-제조업 붕괴론과 산업 코리아의 생존전략'을 주제로 열린 데일리안 창간 21주년 2025 글로벌 경제산업 비전 포럼에서 주제토론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이덕환 교수는 정유·석유화학을 비롯한 화학산업에 대한 위기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제조업 현장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석유화학 산업의 경우에는 지난 10여 년 동안 계속됐던 자발적 구조 조정에 대해 정부와 기업이 모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탓에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는 형편"이라며 "최근 미국의 강력한 관세 전쟁과 직접 투자 요구로 그 근간이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조업 현장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더럽고 위험한 기술'이라는 이유만으로 제조업을 섣불리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제조업 현장의 더럽고 위험한 현실을 어떻게 극복하고 개선해 나갈건가하는 의지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또한 "지난해 개정된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 및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과 같은 규제는 사회적 부담만 가중시킨다"고 주장했다.


국내 증시의 '조선주 모멘텀'이 단발성 재료가 아니라 체력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상법 개정 기대와 내수·수출 개선 흐름에 더해 2021년 이후 수주 물량이 실적에 본격 반영되며 3분기부터 역대급 실적 갱신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됐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작년에 조선주 주가가 횡보했지만 우리가 올라온 종목들은 다 실적이 나오고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있는 상태에서 올라왔다"며 "상법 개정 기대로 오른 뒤에는 각 기업의 펀더멘털이 다음 스텝을 받쳐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엄 연구원은 "상법 개정과 관련해 기업·투자자 대상 설명회를 많이 하고 있는데 기업들이 다수 보유한 자사주 활용, 시장과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꽤 진지하게 고민한다"며 "정부의 일회성 푸시가 아니라 지속성이 있는 변화"라고 평가했다.


조선업 업황과 실적에 대해서는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올해부터 내년까지, 2021년 이후 받은 수주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 중으로, 그 흐름이 3분기 이후에도 계속 갱신될 것"이라며 "이럴 땐 가장 코어 경쟁력을 가진 업체를 끝까지 가져가는 게 편하며 대기업 중에선 HD현대그룹이 시장 대응을 유연하게 잘하는 편"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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