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와 함께 만드는 AI 에이전트...스캐터엑스가 지자체 행정 업무에 집중하는 이유는?

박영민 기자 (parkym@dailian.co.kr)

입력 2025.09.25 16:00  수정 2025.09.25 16:00

연천군과 스캐터엑스, AI 비서 공동 개발로 행정 혁신 선도

연천군과 스캐터엑스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스캐터엑스가 연천군의 AI 미래전력을 지원하고, 연천군 공직자들에게 필요한 AI 에이전트를 함께 개발한 뒤 이를 타 지자체에 보급해 수익을 공유하는 구조이다.


연천군 김덕현 군수와 스캐터엑스 강명수 대표는 지난 18일, 공직자 업무용 AI 비서 공동 개발 및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스캐터엑스가 공직자를 위한 AI 에이전트 개발에 집중하는 이유와 향후 발전 계획에 대해 강명수 대표와 이야기를 나눴다.


ⓒ스캐터엑스

Q1: 연천군과의 업무 협약 내용이 특이하다. 공직자가 필요로 하는 AI 에이전트를 개발하고 확산하려는 이유는 무엇인가?

A1: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에 생성형 AI 비서 SaaS를 공급하면서 알게 된 사실이 있다. 공직자들은 정말 처절하게 일하고 있다. 많은 업무를 일일이 수작업으로 처리하며 행정을 운영하고 있어서 생성형 AI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하지만 문제는 우리가 공직자의 업무를 정확히 알지 못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제공하는 AI 에이전트가 실제 업무에 맞지 않아 오히려 불편을 가중시키는 경우도 있다. 정말 필요한 것을 제대로 제공해야 하는데, 어설픈 AI 에이전트를 제공하면 오히려 일이 더 많아진다.


그래서 연천군과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기로 했다. 연천군 공직자가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우리가 개발하면 연천군이 테스트베드로 사용하면서 피드백을 주고, 그렇게 해서 서비스를 완성하는 협력 방안이다.


Q2: 연천군이 싱크탱크가 되고, 스캐터엑스는 개발과 개선, 유지관리를 담당한다는 것인데, 이에 대한 공직자들의 반응은 어떤가?

A2: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고, 향후 발전 상황에 대한 기대도 크다. 현재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에 생성형 AI 비서 SaaS를 공급하면서 지자체 담당자들로부터 다양한 업무 개발 요청을 받고 있다.


공직자들이 전하는 생성형 AI 도입에 대한 세세한 요구사항과 기획 방안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특히 GPTs처럼 개인에 최적화된 AI 에이전트가 아닌, 부서 및 업무에 최적화된 AI 에이전트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 향후 인수인계까지 고려한 요청이다.


현재 우리는 바이브 코딩으로 업무용 서비스를 개발 중이며, 개발 효율성을 높여 공직자들의 요구사항을 빠르게 처리하려 하고 있다.


Q3: 공직자가 직접 바이브 코딩으로 AI 에이전트를 개발하고 내부에 확산시킬 수도 있지 않나? 굳이 전문 개발 기업과 협력할 필요가 있을까?

A3: 협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일부 뜻 있는 지자체에서는 개발자 출신 공직자를 선발해 AI 혁신팀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지만, 온전한 에이전트 개발은 어렵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첫째, 예산이 부족해 바이브 코딩 등 좋은 도구를 원활하게 사용할 수 없다. 둘째, 사용 가능한 개발 언어가 제한적이다. 셋째, 기능 구현에만 집중할 뿐 관리 기능은 빠져 있다. 넷째, 여가 시간을 활용한 인공지능 동호회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예를 들어, 바이브 코딩 지원을 위한 계정 구독료를 지자체에서 부담하더라도 하루 5시간 사용제한이 있어 빠른 개발이 어렵다. 또한 JSON 코딩만 가능하다는 현실적 제약도 있다. 다양한 언어를 사용할 수 없어 고급 기능 구현이 어렵다.


기존 업무가 많아 AI 에이전트 전체 서비스를 개발하기 어려우며, 일부 기능만 구현해 제공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인공지능 동호회를 통한 개발 시도도 있으나, 여가 시간을 모두 투입해야 가능한 일이며, 이런 희생을 공직자에게 강요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스캐터엑스

Q4: 지자체가 기획하고 스캐터엑스가 개발하는 구조는 이해되는데, 보안 문제 등으로 원격 협력은 어렵지 않나?

A4: 맞다. 원격 협업은 거의 불가능하다. 우리 직원이 직접 지자체를 방문해 업무를 분석하고, 필요한 데이터를 확인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공직자의 업무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업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를 명확히 정의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 출장이나 상주 인력을 통한 협력이 필요할 수 있다. 마치 홈페이지 유지관리 사업처럼 전담 인력을 파견해 현지 근무를 시키는 방식도 고려하고 있다.


가장 효율적인 협력 방안을 지자체와 협의해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Q5: 연천군과의 업무협력을 통해 스캐터엑스는 어떻게 발전하고자 하나?

A5: 우리 서비스는 생성형 AI 행정업무 플랫폼으로 발전할 것이다. 이 플랫폼을 지자체가 구독하고, 필요한 AI 업무 에이전트를 기간 구독형으로 사용하는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행정 업무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매일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업무와 특정 시기에 집중적으로 수행하는 업무다. 필요에 따라 필요한 기간만 구독해서 사용하는 AI 에이전트, 그리고 이들을 통합 관리하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지자체는 종종 특별한 인재가 나타나 유용한 것을 만들어주기를 바란다. 하지만 그런 방식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실제로 바이브 코딩으로 대민 서비스 웹페이지를 개발했지만, 개발한 공직자가 퇴사해 해당 서비스를 사용할 수 없게 된 사례도 있다. 퇴사한 공직자가 개인 계정으로 웹페이지를 만들고 호스팅했는데, 인수인계를 받지 못해 다시 처음부터 만들어야 했던 것이다.


우리는 이런 문제를 방지하고자 함께 만들고, 유지관리하며, 인수인계가 가능한 통합 플랫폼을 제공할 것이다. 시간이 지나고 담당자가 바뀌어도 끊김 없이 사용할 수 있는 AI 업무 에이전트를 제공하겠다.


지속 가능한 공공 AI 생태계를 위한 새로운 모델


이번 연천군과 스캐터엑스의 협약은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지속 가능한 공공 AI 생태계 구축을 위한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기존 공공부문의 AI 도입이 대부분 일회성 프로젝트이거나 개별 공직자의 역량에 의존했다면, 이번 협약은 체계적이고 지속 가능한 협력 체계를 구축한 점에서 차별화된다. 연천군이 실제 현장의 니즈를 제공하고, 스캐터엑스가 전문적인 개발과 유지관리를 맡는 역할 분담을 통해 각자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구조다.


특히, 개발된 AI 비서의 수익 공유 모델은 지자체의 세외수입 창출과 동시에 공공부문 디지털 전환 성과를 전국으로 확산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낸다. 이는 공공부문의 AI 도입이 단순한 비용 부담이 아닌 수익 창출 모델로 전환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수 있다. 이러한 협력 모델이 성공적으로 안착된다면, 전국 지자체의 행정 혁신과 공공부문 AI 도입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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