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권위 동물학자이자 ‘침팬지의 어머니’ 제인 구달 별세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입력 2025.10.02 06:50  수정 2025.10.02 06:56

세계적 권위의 동물학자이자 동물보호 운동가인 제인 구달 박사가 지난해 9월24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클린턴 글로벌 이니셔티브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 AP/뉴시스

침팬지 행동 연구 분야의 세계적 권위의 동물학자이자 동물보호 운동가인 ‘침팬지의 어머니’ 제인 구달(91) 박사가 별세했다.


미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제인 구달 연구소는 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동물의 옹호자이자 유명한 침팬지 연구자로 기억될 구달 박사는 이날 오전 잠든 상태에서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며 “동물행동학자로서 그녀의 발견은 과학을 혁신시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동물학자로서 구달 박사의 발견은 과학에 혁명을 일으켰고, 그는 우리 자연계 보호와 복원을 지치지 않고 옹호했다”며 “그의삶과 직업은 침팬지와 다른 종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인간과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환경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겼다”고 덧붙였다.


성명은 이어 “구달 박사는 전 세계 수많은 사람에게 호기심과 희망, 연민을 불러일으켰고 많은 이들에게, 특히 미래에 대한 희망을 준 젊은이들에게 길을 열어주었다”고 부연했다. 미국 강연 투어 중이었던 구달 박사는 이날 미 캘리포니아주에 머물고 있었다.


1934년 런던에서 태어나 본머스에서 성장한 구달 박사는 어린 시절부터 ‘타잔’, ‘닥터 두리틀’ 같은 아동문학 고전을 읽으며 동물에 관심을 가졌다. 1957년 한 친구의 초대로 찾은 케냐에서 당시 침팬지 연구자를 찾고 있었던 고생물학자 루이스 리키 박사와의 만남을 계기로 야생 침팬지 연구를 시작했다.


1960년 탄자니아 곰베 스트림 국립공원에 들어간 구달 박사는 침팬지가 도구를 사용하고, 복잡한 사회 시스템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해 이를 1964년 네이처에 발표함으로써 인류에 큰 영향을 끼친 학문적 성과를 일구기도 했다.


그는 케임브리지대에서 동물행동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내셔널 지오그래픽 등의 방송을 통해 세계적 명성과 더불어 ‘침팬지의 어머니’라는 별명을 얻었다. 침팬지 서식지가 사라지는 문제를 해결해야만 침팬지를 보호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구달 박사는 환경 운동을 시작했다.


이후 1977년 곰베 연구 지원과 아프리카 환경 보호를 위해 본인의 이름을 딴 비영리 연구소를 설립했다. 그는 연평균 300일을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현지 당국·지역사회와 만났고, 자연 보전을 위한 인간의 변화를 호소했다. 이 같은 세계여행은 90대가 되도록 계속됐다.


1991년에는 어린이를 환경운동가로 성장시키는 프로그램 ’뿌리와 새싹‘을 출범시켰다. 탄자니아 어린이 10여명으로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현재 100여개국 10만명을 대상으로 한다. 그는 베스트셀러가 된 ‘희망의 이유: 자연과의 우정, 희망 그리고 깨달음의 여정’과 여러 아동 서적 등 30여권을 내기도 했다.


2018년 6월 우간다 엔테베의 침팬지 구조 센터를 방문한 세계적 권위의 동물학자이자 동물보호 운동가인 제인 구달 박사. ⓒ AFP/연합뉴스

구달 박사는 1964년 네덜란드 사진작가 휘호 판 라빅과 결혼해 아들을 1명 뒀지만 1974년 이혼했고, 1975년 재혼한 탄자니아 국립공원 관리자 데릭 브라이스슨과는 1980년 사별했다. NYT는 “그가 1960년대에 야생에서 침팬지가 어떻게 행동하는지에 대해 발견한 것들은 새로운 지평을 열었고, ‘서구 세계의 위대한 과학적 성취 중 하나’로 불린다”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그는 자신의 세계적 명성을 사용해 개체군이 줄어드는 곤경에 처한 침팬지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켰고 더 나아가 환경 파괴의 위험에도 관심을 끌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그는 인간이 침팬지를 더 잘 이해하고, 그들의 서식지와 지구 전체의 건강을 보호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하는지 탐구하기 위한 여정을 전 세계에서 이끌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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