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호 한도 확대 한 달…저축은행 예금 금리, 3년4개월 만 최저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입력 2025.10.02 16:00  수정 2025.10.02 16:01

저축은행 1년 만기 예금 평균 금리 연 2.83%

예보 한도 상향 이후 한 달 새 0.16%p 인하

은행과 예금 금리 차 0.3~0.6%p까지 줄어

"목표 수신치 채워지면 금리 인하 유인 적어"

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3년 4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3년 4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달부터 예금보호 한도가 기존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확대 시행됐지만, 저축은행 금리는 되레 하락하며 은행권과의 금리 차이가 좁혀지고 있다.


2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2.83%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6월 1일(2.83%) 이후 3년 4개월 만의 최저치다.


불과 두 달 전까지만 해도 평균 3%대를 유지했지만, 예금보호 한도 확대가 시행된 지난달 1일 2.99%로 떨어진 이후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 달 새 0.16%포인트(p)가 떨어진 것이다.


당초 금융권에서는 예보 한도 상향에 따라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저축은행으로 '머니무브'(자금 이동)가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금융당국 또한 예보 한도를 1억원으로 상향할 경우 저축은행 예금이 16~25% 증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시장의 예상과 달리 저축은행들은 9월을 기점으로 예금 금리를 줄줄이 인하했고, 시중은행과의 금리 격차가 크게 줄었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현재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대표상품 금리는 2.5~2.55% 수준이다. 은행과의 예금 금리차가 0.3~0.6%포인트(p) 수준에 그치면서 저축은행의 '고금리' 매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부 저축은행에서 여전히 3%대 예금 상품을 제공하고 있지만, 대부분 중소형사에 한정돼 있다. 현재 3%대 상품은 총 51개(27개사)에 불과하며, 이마저도 점차 금리를 낮추고 있는 추세다.


▼ 관련기사 보기
건전성·수익성 개선 효과…저축은행 대손상각비 6700억원↓
중소기업 자금길 더 좁아졌다…저축은행, 중기대출 1년 새 6조원 '뚝'


전날(1일)까지만 하더라도 동원제일저축은행(회전정기예금, 3.21%)과 머스트삼일저축은행(e-정기예금, 3.20%)에서 3.2%대 예금을 취급했지만, 이날 기준 두 저축은행 모두 금리를 0.2%p씩 인하했다.


저축은행 예금 금리 하락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와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 등이 맞물린 결과다. 여신 운용 여력이 줄어든 만큼,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굳이 고금리를 내세워 예금을 유치할 유인이 줄어든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고금리 정기예금을 유지할 경우 자칫하면 대출로 거둬들이는 이자 수익보다 예금 이자 비용이 더 커지는 '역마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실제로 저축은행들의 여신 규모는 계속해서 줄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저축은행 여신 잔액은 7월 말 기준 93조862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97조9462억원) 대비 4조원 넘게 줄며 8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각 저축은행마다 필요한 수준의 유동성 비율만 관리하면 되기 때문에 평균 금리가 내려간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목표로 하는 수신 규모가 채워지면 금리를 높일 유인이 크지 않다"며 "4분기에 만기가 대거 도래하는 만큼 고객 이탈이 예상보다 많을 경우 일부 저축은행은 예금 금리를 올릴 가능성도 있다. 다만, 현재로서는 알 수 없는 부분이고, 당분간은 지금과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