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기·이상호 자본시장연구위원 '코리아 프리미엄 과제' 보고서 발표
국장, 장기간 실현수익율이 할인율 충족하지 못해…한국, 지속적으로 하회
기업, 혁신역량 강화 및 투명한 소통 모색…정부, 일관된 정책 추진
투자자, 단기 매매 지양하고 자본시장의 건설적 관여자로 자리매김해야
이재명 정부의 '코리아 프리미엄' 공약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일관된 정책 추진과 기업의 투명한 소통, 투자자들이 자본시장의 건설적 관여자로 자리매김할 때 가능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민기·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발표한 '주식시장 할인율 국제 비교와 코리아 프리미엄 과제'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59개국 주식시장 대비 국내 증시 할인율을 비교했다.
할인율은 투자자 관점에선 요구수익률(기대수익률)로, 기업 관점에선 자기자본의 조달 비용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59개국 주식시장 자료를 이용해 할인율을 측정한 결과, 한국 시장의 평균 할인율은 11.5%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총주주수익률은 7.3% 수준이었다.
선진국의 경우 할인율은 8.8%, 수익률은 8.4%로 나타났다. 신흥국에선 할인율과 수익률이 각각 10.9%, 13.5%로 파악됐다.
특히 2015년 이후 다수의 선진국과 신흥국에서는 총주주수익률이 요구수익률을 웃돌았으나, 한국은 시기와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하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연구위원은 "한국 주식시장은 장기간에 걸쳐 실현수익률이 요구수익률(할인율)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동기간 자기자본이익률(ROE)도 자본비용(할인율)을 하회했다. 결과적으로 한국 주식시장은 고위험·저수익 구조에 머물며 투자자 불확실성과 기업 자본비용이 높은 수준에서 고착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타 국가 대비 높은 요구수익률과 낮은 실현수익률의 지속적 격차는 할인율이 구조적으로 높게 형성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징후"라며 "한국 시장의 만성적인 저PBR(주가순자산비율) 현상을 설명하는 단서로 해석된다"고 강조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에서 벗어나 코리아 프리미엄을 꾀하기 위해선 기업, 정부, 투자자가 '관성'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업은 혁신역량 강화와 투명한 소통을 모색하고, 정부는 일관된 정책 추진으로 시장 신뢰 확보에 공을 들여야 한다. 무엇보다 투자자들이 단기 매매를 지양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자본시장의 건설적 관여자로 자리매김할 때 선순환 구조를 기대할 수 있다.
두 연구위원은 "자본을 투입한 주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기업이 혁신 역량을 강화하고 성장성을 높여 수익성을 제고해야 한다"며 "동시에 자본비용 수준을 명확히 인식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과 실행 의지를 시장과 투명하게 소통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이 경영 전반에 내재화될 수 있도록 거버넌스 구조를 정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기업들이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과감한 투자에 나서려면 안정적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두 연구위원은 "자본비용 자체를 낮추기 위한 제도적 기반 강화가 병행돼야 한다"며 "혁신 역량 강화나 신성장 동력 확보는 기업 성장성을 제고하는 수단이지만, 동시에 미래 현금흐름의 불확실성을 확대해 할인율을 높일 수 있는 양면성을 지닌다. 이를 보완할 제도적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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