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원 '고부가 철강제품 수요연계형 R&D' 20개 사업 매출액 0원
플랜트용 이중 후판 개발 사업, 침체 예상되는데도 혈세 104억 태워
수십억 들였지만 신뢰·안정성 미확보로 발주처 채택조차 못한 사업도
국힘 박상웅 "시장 변화 반영 않고 주먹구구식 선정 아닌지 검증 필요"
정부가 약 8년간 451억원을 투입한 '고부가 철강제품 수요연계형 연구개발(R&D)' 20개 사업이 매출액 '0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막대한 혈세가 투입됐지만, 성과가 대부분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어 '주먹구구식 선정'이 이뤄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박상웅 국민의힘 의원(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이 산업통상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6년부터 2024년까지 수행된 '고부가 철강제품 수요연계형 R&D' 34개 사업 중 20개 사업에 451억원을 투입하고도 매출은 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요연계형 R&D'는 수요기업이 과제 기획단계부터 참여해 기술성과 시장성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취지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막대한 혈세를 투입한 사업의 성과는 대부분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어 사업 기획단계에서부터 정밀하고 철저한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플랜트용 이중 후판·강관 개발사업' 경우 2019년까지 국제유가 급락으로 장기 침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2020년 해당 분야 3개 과제에 104억5000만원을 혈세를 쏟아부었지만 총 매출은 1억4000만원에 불과했다.
'조선해양플랜트용 고망간강관' '라이저 강관 제조기술'도 각각 38억원과 46억원의 예산을 들어 사업을 진행했지만, 신뢰성과 안정성 미확보로 발주처 채택조차 되지 못했다.
매출이 0원인 사업은 대표적으로 OO엑스가 2020년 4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진행한 '저압터빈 블레이드 10% 경량화를 위한 경량철강 및 블레이드 제조 기술 개발' 사업으로, 정부 예산 50억7200만원이 투입됐다.
OO스틸은 2020년 4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46억1000만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조선해양플랜트용 550MPa급 라이저강관 제조 기술 개발'을 진행했으나, 이 역시도 매출액은 0원이었다.
OO금속은 44억4800만원의 예산으로 2021년 4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극저온용 액화탄화수소 이송저장용 Sulfur 10ppm이하 극청정 합금강 압연제품 개발'을 진행했지만 매출액 0원을 기록했다.
총 303억원이 투입된 6개 사업은 매출이 3억원 수준에 머물거나 1억원 이하인 경우도 있었다.
OO스틸은 2021년 4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진행한 '영하45도 보증 극저온 HIC SSCC 내부식 특성 우수한 오일가스 채굴 및 수송용 ERW 강관 제조기술 개발'에 69억2300만원 예산을 지원 받아 투입했으나, 매출은 2억7000만원에 그쳤다.
62억7800만원이 투입된 OO솔루션의 'HRSG용 650도급 오스테나이트계 내열강 소재부품 개발' 사업은 2020년 4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진행됐지만 매출은 1억4700만원 뿐이었다.
박상웅 의원은 "산업부와 산·학·연 심사기관이 해양플랜트업의 장기침체와 시장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R&D 과제를 주먹구구식으로 선정한 것은 아닌지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면서 "R&D 과제를 선정할 때 시장 현실성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심사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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