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희토류 수출통제 조치 강화에 보복 대응
미·중 ‘관세전쟁’ 재점화에 뉴욕증시 곤두박질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이후 ‘냉온탕’을 오가던 미·중관계에 또다시 먹구름을 몰려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 전반에 대해 내달 1일부터 10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핵심 소프트웨어 수출 통제에 들어가겠다고 천명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방침을 비판하며 미·중 정상회담의 무산 가능성을 경고한 데 이은 조치다.
미 경제전문매체 CNBC방송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자신 소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중국이 무역 문제에 관해 극도로 공격적인 입장을 취하며 전 세계에 극히 적대적인 서한을 보낸 사실이 알려졌다”며 “오는 11월1일부터 미국은 중국에 대해 현재 부과 중인 관세에 더해 10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대(對)중국 관세가 현재 30%인 점을 감안하면 이를 130%로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그는 이와 함께 “11월1일부터 모든 핵심 소프트웨어에 대한 수출 통제 조치도 시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결정과 관련해 “중국은 11월 1일부터 자국이 생산하는 거의 모든 제품, 심지어 자국이 생산하지도 않는 일부 제품에 대해 대규모 수출통제 조치를 내렸다”며 “이 같은 조치는 예외 없이 모든 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고 그들이 몇 년 전부터 계획한 사안임이 분명하다. 이는 국제무역에서 전례 없는 일이며 다른 국가들과의 상도의에서 부끄러운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오전 트루스소셜을 통해 “중국은 전 세계 각국에 서한을 보내 희토류와 관련한 모든 생산 요소와 중국에서 제조되지 않더라도 생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가할 뜻을 전달하고 있다. 중국이 전 세계를 ‘인질’로 잡는 것을 결코 허용할 수 없다”며 강력한 맞대응 조치를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2주 뒤 한국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서 시진핑(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예정이었지만 이제는 그럴 이유가 없어 보인다”며 미·중 정상회담 불발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현재 계산 중인 정책 중 하나는 미국으로 들어오는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를 대폭 인상하는 것이고 그 밖의 다른 대응책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글을 올린 지 약 6시간 만에 ‘100% 추가 관세’를 예고하고 나선 것이다.
현재 미·중 양국은 지난 5월 10∼11일 스위스 제네바 회담을 계기로 미국이 중국에 145%, 중국이 미국에 125%씩 부과하던 관세율을 115%포인트씩 낮추고 이른바 ‘관세 휴전’에 들어간 상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에 맞서 미중 정상회담 취소와 보복 관세 부과를 예고하자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전통적 우량주로 구성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878.82(-1.90%) 내린 4만 5479.60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82.60(-2.71%) 떨어진 6552.51에,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820.20(-3.56%) 급락한 2만2204.43에 각각 마감했다. 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발표 직후였던 4월10일 이후 6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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