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관세 부담, 희망퇴직에도 시장 전망 웃돌아
조주완 "전장·공조 중심의 질적 성장 가속"
LG전자가 미국 관세 부담과 인력 구조조정 등의 역풍 속에서도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3분기 잠정실적을 내놓으며 체질 개선을 위한 ‘질적 성장’ 전략을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LG전자는 13일 잠정 공시를 통해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21조 8751억 원, 영업이익 6889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 8.4% 감소했지만, 전분기 대비로는 5.5%, 7.7% 증가한 수치다.
특히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약 6005억원)를 10% 이상 상회하는 수준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LG전자 3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를 매출 21조2278억원, 영업익은 6005억원 상당으로 잡은 바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대미 관세와 적자에 접어든 TV 사업부 구조조정 등의 악조건 속에서도 예상보다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전자 측은 "생활가전과 전장 부문이 실적을 지탱하며 실적의 하단을 방어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장(VS)의 경우 역대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등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가 수익성 개선을 견인했다. 회사는 하드웨어 중심에서 콘텐츠 플랫폼으로 사업 모델을 확장 중이다.
이외에도 회사는 램프와 전기차 구동부품 사업도 막대한 수주잔고를 기반으로 안정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냉난방공조(ES) 부문은 상업용 공조 시스템과 대형 칠러 사업을 중심으로 AI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등 신규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데이터센터용 액체 냉각 기술 상용화는 중장기 미래 성장 동력으로 주목된다.
실제로 전장과 냉난방공조 등은 LG전자가 미래 먹거리로 기대를 거는 분야다. 조주완 LG전자 사장 역시 지난달 독일 베를린 IFA 2025에 참석해 "전장과 공조 등의 B2B에서 실적이 가시화 될 것"이라고 큰 기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
생활가전(HS) 부문은 관세 부담과 글로벌 수요 둔화에도 프리미엄 시장 중심 전략과 생산지·자원 운용 최적화 등을 통해 안정적인 성과를 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구독형 서비스와 제품-서비스 결합 모델도 점차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TV를 맡고 있는 MS부문은 희망퇴직에 따른 일회성 비용과 마케팅비 증가라는 부담을 안았지만, LG전자는 webOS 플랫폼 강화, 콘텐츠 확장, 광고 사업 고도화 등 수익구조 다변화를 통해 반전 모색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특히 수요가 비교적 견조한 ‘글로벌 사우스’ 지역 공략에 힘을 실을 방침이다.
한편 LG전자는 특히 인도 법인 IPO를 통해 새로운 자금 조달과 현지 사업 가속화를 꾀하고 있다. 인도 법인을 통한 자금 유입은 사업 체질 개선과 미래 고성장 사업 추진에 유리한 계기가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다만, 관세 리스크, 글로벌 경기 둔화, 환율 및 물류비 등 외부 불확실성은 다가올 4분기 실적에 부담 요인으로 남아 있다. 전장의 고수익 기조와 공조 수요 증가 등이 하방 리스크를 상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LG전자는 이달 말 예정된 실적 설명회에서 3분기 상세 실적과 하반기 전략을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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