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경제학상에 ‘혁신이 성장 이끄는 원리’ 밝힌 모키어·아기옹·하윗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입력 2025.10.13 21:05  수정 2025.10.13 21:05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 위원회가 13일(현지시간) 수도 스톡홀름에서 2025년 경제학상 수상자를 발표하고 있다. 화면 왼쪽부터 조엘 모키어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 필리프 아기옹 프랑스 콜레주 드 프랑스 교수, 피터 하윗 미국 브라운대 교수. ⓒ AFP/연합뉴스

올해 노벨 경제학상은 혁신과 기술 진보가 어떻게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어냈는지를 규명한 경제학자 3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13일(현지시간) 창의적 혁신과 경제성장의 관계를 규명해낸 공로를 인정받은 조엘 모키어(79) 미국 노스웨스턴대 경제학과 교수와 필리프 아기옹(69) 프랑스 콜레주 드 프랑스 교수, 피터 하윗(79) 미국 브라운대 경제학과 교수를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왕립과학원은 "지난 2세기 동안 세계는 역사상 처음으로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이뤘고, 이 덕분에 수많은 사람들이 빈곤에서 벗어나 번영의 토대를 마련했다“며 ”올해 경제학상 수상자들은 혁신이 어떻게 더 큰 진보을 위한 원동력을 제공하는지 설명한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네덜란드에서 태어난 모키어 교수는 경제사학 분야의 석학이다. 이스라엘 히브리대를 졸업한 후 1974년 미국 예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4년부터 노스웨스턴대에서 경제학과 역사학을 가르치고 있다. 18세기 유럽 경제성장의 배경을 밝혀낸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는 경제사 연구를 통해 산업혁명 이후 인류가 처음으로 지속적 성장을 달성한 원인을 규명했다. 기술이 단순한 발명이 아닌 과학적 원리를 기반으로 한 지식 축적의 산물일 때 비로소 '자기발전적 혁신 체계'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새로운 아이디어와 변화를 수용하는 사회적 개방성이 성장의 토대라고 강조했다.


아기옹 교수는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나 프랑스 최고의 연구 집단으로 불리는 콜레주 드 프랑스뿐 아니라 프랑스 인시아드(INSEAD·유럽 경영대학원), 영국 런던정경대(LSE)에서도 교수직을 맡고 있다. 캐나다에서 태어난 하윗 교수는 미국 브라운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들은 1910년대에 나온 창조적 파괴 이론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연구자들이다.


두 교수는 1992년 공동 논문에서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 모델을 수학적으로 정립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새롭고 더 나은 기술이 등장하면 기존 산업이 도태되는 과정을 통해 경제가 발전한다는 슘페터의 이론을 현대 경제학에 정식으로 통합한 것이다.


이들은 혁신이 '창조적'인 동시에 '파괴적'이기도 하다는 점과 이 갈등을 어떻게 관리하는지가 지속 성장의 핵심 변수란 것을 제시했다. 이 모델은 새롭고 더 나은 제품이 시장에 나오면 오래된 제품을 판매하는 회사가 손해를 보게 된다는 점을 설명한 것이다. 혁신은 새롭지만 경쟁에서 열세가 된 회사는 파괴된다는 것이 이들의 분석이다.


창조적 파괴를 통한 혁신 과정. 성장을 창출하고 점차 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꾼다. ⓒ 스웨덴 왕립과학원/연합뉴스

존 해슬러 왕립과학원 경제학상 선정위원장은 “세 수상자의 연구는 경제성장이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며 “창조적 파괴의 메커니즘을 지켜내지 못하면 다시 정체로 돌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는 상금 11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6억 4000만원)를 받는다. 모키어 교수가 절반인 550만 스웨덴 크로나를 혼자 받고, 나머지 절반은 공동 연구로 경제학상을 받게 된 아기옹 교수와 하윗 교수가 275만 스웨덴 크로나씩 갖는다. 노벨상 수상자 발표는 지난 6일 생리의학상 수상자 공개를 시작으로 물리학상·화학상·문학상·평화상의 순으로 이뤄졌으며, 이날 경제학상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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