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해체 여파로 인선 지연 “하마평 실종”
윤희성 전 행장 이후 내부 출신 재등용론 확산
정부 ‘모피아 힘빼기’ 기조 속 정책금융 인사 방향 주목
수출입은행 행장 자리가 3달째 공석인 가운데 차기 행장의 하마평이 나오지 않고 있다. 수출입은행장을 제청하는 기획재정부는 해체를 앞두고 1급 전원이 사표를 제출하는 등 논란으로 차기 행장 인사까지 신경쓸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조직개편으로 기재부 힘빼기에 나선 동시에 산하 금융 기관 인사도 기재부·금융위원회 출신 경제 관료보다는 내부 출신을 등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20일 금융계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지난 7월 26일 윤희성 전 행장 퇴임 이후 안종혁 수석부행장 대행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수출입은행장은 기재부장관의 제청에 의해 대통령이 임명한다. 1976년 설립된 수출입은행은 설립 이후 총 22명의 은행장 중 7명을 제외한 15명이 기재부나 금융당국을 거친 경제관료 출신 인사들이었다.
하지만 가장 최근 임기를 마친 윤희성 전 행장이 49년만에 처음으로 내부 출신 수출입은행장으로 취임해 호평을 받았다.
윤 전 행장은 법정자본금을 25조원으로 확충했고, 취임전 13%대였던 BIS 자기자본비율을 14%대로 올려 합격점을 받았다. 조직 사정에 밝은 만큼 내부 직원들도 윤 전 행장에 대한 우호적인 평가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산업은행에서도 금융 관료 출신 관행을 깨고 처음으로 내부출신 기관장 임명이 진행됐다. 이재명 대통령의 중앙대학교 법과대학 동문인 박상진 전 산업은행 준법감시인이 지난달 15일 취임하면서다.
이에 수출입은행 역시 기재부 등 경제관료 출신이 아닌 내부 출신이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여당 측에서 ‘기재부 힘빼기’ 드라이브에 나섰기 때문이다.
기재부를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로 분리하는 정부조직개편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기재부 해체’가 현실화된 가운데 1급 전원이 사표를 제출하고, 이같은 혼란상이 국정감사의 이슈가 되는 등 내부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1급 인사도 안 돌아가고 있어서 산하 기관 인사까지는 말이 전혀 안 나오고 있다”며 “인사 자체도 용산에서 정해줘서 하는 것이지 조직개편을 앞두고 1급도 사표를 내 언제 바뀔지도 모르는 상황이라 하마평이랄게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