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원 커플석 40만원에 팔아요"…프로야구 암표상 덜미 잡혔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5.10.21 20:02  수정 2025.10.21 20:02

2년여 동안 순이익 3억1200만원

매크로 개발·판매한 일당도 검거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야구팬들이 응원을 하고 있다(자료사진). ⓒ뉴시스

2023년 3월부터 올해 7월까지 서울·경기 일대 피시(PC)방에서 매크로(Macro) 프로그램으로 예매한 프로야구 티켓을 암표로 팔아 3억원 넘게 차익을 챙긴 암표상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대전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21일 매크로를 이용해 프로야구 티켓을 예매한 뒤 암표로 팔아치운 40대와 매크로 프로그램을 제작해 유포한 20대 등 3명을 정보통신망법·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등 혐의로 검거했다고 밝혔다.


매크로는 단순 반복 등 특정 작업을 자동 반복하도록 하는 소프트웨어다. 공연이나 스포츠 경기 등 온라인 예매 사이트 등에서 많은 표를 선점하는 용도로 악용되고 있다.


A(42)씨는 2023년 3월부터 올해 7월까지 서울·경기 일대 피시방에서 매크로 프로그램을 가동해 총 5254회에 걸쳐 프로야구 티켓 1만881장을 예매해 암표로 판 혐의를 받고 있다.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 등에서 총 5억7000만원 상당의 돈을 받고 거래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가 거둔 순이익만 3억1200여만원에 달한다.


조사 결과 A씨는 정가 4만원 상당의 한화 이글스와 기아 타이거즈 경기 1루 커플석을 10배 비싼 40만원에 파는 등 많게는 10배에서 15배가량 웃돈을 얹어 표를 팔았다.


특히 지난 3월 22일에는 하루에만 야구 경기 예매권 128장을 팔아 1527만원을 챙겼다.


온라인 암표 판매 단속에 나선 경찰은 불법 정황을 포착하고 잠복수사에 돌입했고, 지난 7월 25일 경기 여주시의 한 피시방에서 컴퓨터 3대에서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티켓을 예매하던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별도로 검거된 B(26)씨와 C(28)씨는 암표 구입용 매크로 프로그램을 개발해 다수의 이용자에게 돈을 받고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단순 예매 기능 외에도 취소표 자동구매 기능이나 다수의 예매 사이트에 적용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한 매크로 프로그램을 개발 및 제작해 최대 12만원을 받고 판매했다.


총 973명에게 1488회에 걸쳐 매크로 프로그램을 판매했고, 수익 규모는 8600만원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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