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 철도역사 36곳서 누수 발생…부실공사 의혹 ‘솔솔’ [2025년 국감]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입력 2025.10.21 14:11  수정 2025.10.21 14:12

동대구역에서 열차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뉴시스

최근 5년간 국가철도공단이 건설한 신규 철도역사 36곳 모두 만성적인 누수에 시달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1곳을 제외한 35곳은 하자담보 책임기간 내 누수가 발생해 부실공사가 이뤄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철도공사(코레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 년부터 올해 8월까지 신축된 36개의 모든 철도역사에서 총 140건의 누수가 발생했다.


이 중 누수·방수에 대한 시공사의 하자담보 책임기간인 준공 3년 안에 일어난 누수는 무려 119건이었다.


하자담보 책임기간 동안 누수가 가장 많이 발생한 역은 충북 제천역으로 지난 2021년 신축된 이래 3년간 총 21건의 누수가 확인됐다.


이어 지난해 성남역 10건 (2024년), 울산 남창역 6건(2021년), 경북 안동역 6건(2020년), 경북 문경역 6건(2024년) 순으로 누수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 지은 역사에서조차 누수가 발생해 건물 노후화가 가속화되고 만성적인 누수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들 36개 역사 외 다른 역사들 역시 누수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 2020년부터 올해 8월까지 전국 철도역사에서 발생한 누수는 무려 1654 건에 달했다 .


연도별로는 2020년 219건, 2021년 279건, 2022년 221건, 2023년 301건, 2024년 427건이며 올해는 지난 8월 기준으로 207건의 누수가 발생하는 등 2022년 이후 해마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누수 보수 예산도 크게 늘어 지난 2021~2024년까지 총 114억9000여만원이 투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 2021년 1억7000만원, 2022년 6억9000만원이던 예산은 2023년 54억3000만원으로 훌쩍 뛰었다. 이는 코레일의 ‘철도역사 누수관리종합대책’에 따라 그간 방치했던 누수를 집중 보수하며 비용이 급등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후 지난해에도 51억9000만원의 예산이 소요됐다.


특히 오송역, 천안아산역, 경주역은 역사 내 각각 30여곳에서 지속적으로 누수가 되풀이되는 등 땜질식 처방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경주역은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환경개선사업이 진행됐는데 대부분 보수 공사비가 미관 개선 공사에 집중되면서 누수 개선에 투입된 예산은 총사업비 52억9000여만원 중 1600만원 수준에 불과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반복되는 누수 현상은 콘크리트 균열, 누전 등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실제 수원역은 지난해 11월 스크린도어 위 천장 누수가 발생해 전력이 차단되고 무정차 통과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염태영 의원은 “신축 역사에서 이미 누수가 발생하고 있어 표면적인 하자 보수는 ‘사후약방문’으로 보여진다” 며 “국가철도공단은 철도역사 건설 때 선도적인 누수 방지를 위해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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