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 적자·정기 검사 등 이유로
4개 노선 모두 12월 운항 중단 예정
휴항 중인 쾌속선 대체 공급 등 추진
“화물선은 정상, 생필품 공급 문제없어”
경북 포항시와 울릉도를 오가는 여객선에 사람들이 승선하고 있다.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최악의 경우 오는 12월부터 울릉도와 내륙을 오가는 모든 여객선이 운항을 중단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관광객은 물론 9000여 명의 울릉도 주민이 완전히 고립되는 상황이 발생해 해양수산부 등은 임시 여객선 투입 등 대책을 강구 중이다.
28일 해수부에 따르면 내륙에서 울릉도를 오가는 노선은 현재 총 4개다. 강원도 강릉과 동해(묵호), 경북 울진(후포)와 포항에서 각각 울릉도를 오간다.
이 가운데 강릉~울릉 노선을 운항하는 ‘씨스포빌’ 여객선은 오는 31일을 끝으로 당분간 휴항한다. 강릉여객터미널 사용 불가와 선박 정기 검사 등이 이유다. 씨스포빌은 묵호~울릉 구간도 운항 중인데, 해당 노선도 내달 10일부터 내년 3월까지 휴항할 예정이다.
후포에서 울릉을 오가는 ‘울릉썬플라워’ 크루즈는 누적 적자로 이미 지난 9월부터 경북지방수산청에 운항 중단을 신고한 상태다. 해당 선사는 3년간 약 200억원 가까운 적자를 기록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용객이 가장 많은 포항~울릉 노선의 ‘엘도라도 익스프레스호’ 또한 4월 이후 지금까지 기관 고장으로 운항하지 못하고 있다. 해외 부품 수급 등을 이유로 정비가 제대로 이뤄진다 해도 내년 이후에야 운항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엘도라도 공백으로 임시 투입한 ‘썬라이즈호’ 또한 임대 기간이 내달 9일 끝난다. 이후에는 운항이 불가능하다.
승선 정원 1170명 규모(1만2000t)급 ‘뉴씨다오펄호’(울릉크루즈 소속)는 오는 12월 정기 검사를 앞두고 있어 운항 중단이 불가피하다. 12월 9일부터 23일까지 정기 검사 일정인데, 울릉크루즈마저 운항을 중단하면 사실상 울릉도와 내륙을 잇는 모든 여객선이 멈추는 사태가 발생한다.
경북 포항시와 울릉도를 오가던 '엘도라도 익스프레스호'가 홈페이지를 통해 운항 중단을 안내하고 있다. ⓒ엘도라도 익스프레스호 예매 홈페이지.
여객선 운항이 모두 중단되면 관광객은 둘째 치고 울릉군 주민이 문제다. 생필품 공급과 응급환자 이송 등에 제한이 따를 수밖에 없다.
이에 해수부는 일부 구간에 대해 대체 선박 투입을 검토 중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강릉이나 묵호 노선은 원래 관광객이 주로 이용하는 구간이라 겨울철에는 휴항하기 때문에 (여객선이 없어도)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면서 “가장 큰 문제는 (포항~울릉 구간) 1만2000t급 여객선이 정기 검사를 받게 되면 그 시기에 다닐 배가 지금으로서는 없는 게 된다”고 우려했다.
해당 관계자는 “포항 노선은 지금 388t(442명 승선) 정도 쾌속선이 적자를 이유로 운항을 안 하고 있는데, 이를 대체 투입하는 방법을 (선사와) 1차 대안으로 협의 중”이라며 “2차 대안은 울릉크루즈 계열사 독도크루즈가 독도~울릉 노선에 364t(444명 승선) 규모 쾌속선도 운영 중인데, 이 노선은 겨울철에 운영을 안하니까 울릉크루즈 휴항 기간 대체 운항하는 방안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또한 “쾌속선만으로도 울릉 주민들이 이동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고, 생필품 경우 화물선으로 싣고 다니는 데 그건 여객선과 관계없이 운항 중”이라며 “(12월이 되더라도) 여객선 운항이 완전히 단절된 상황은 아닐 것 같다. (포항 노선은) 그 시기가 되면 대안이 나올 것 같다”고 예상했다.
대체선 투입과 함께 울릉크루즈 ‘뉴씨다오펄호’ 정기 검사를 조정하는 방안도 협의 중이다. 모든 여객선이 12월 운항 중단 예정인 만큼 정기 검사를 1월로 늦추고 12월에는 정상 운항하는 방안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운영 적자 등의 문제가 있는 만큼 울릉도를 오가는 여객선 문제는 장기적인 계획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여객선 공영제 등 필요한 대안을 관계 부처, 정치권 등과 계속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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