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마진 회복에 흑자전환한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로 체질 전환 가속(종합)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입력 2025.11.03 17:12  수정 2025.11.03 17:12

정유 부문 회복세에 3분기 흑자전환

샤힌 프로젝트로 정유·석화 일체화 본격화

석유화학 구조조정 참여로 공급 효율 제고

ESS·액침냉각 신사업으로 포트폴리오 다변화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건설 현장. (사진 왼쪽)원유를 정제해서 석유화학 원료를 생산하는TC2C, 높이118m의 에틸렌 분리타워, 연간180만t의 에틸렌을 생산하는 스팀크래커 등이 자리를 잡고 있는 모습. ⓒ에쓰오일

에쓰오일이 정제마진 개선에 힘입어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글로벌 수요 둔화 속에서도 정제마진 회복과 비용 효율화 전략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회사는 이를 기반으로 석유화학 구조 재편과 대형 투자 프로젝트인 샤힌 프로젝트 중심으로 체질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에쓰오일 분기별 실적. 에쓰오일 IR 자료 캡처

에쓰오일은 3일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229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8조4154억원으로 4.8% 감소했다.


정유 부문은 주요 제품 스프레드 강세와 일회성 요인 소멸로 영업이익 1155억원을 기록하며 흑자로 전환됐다. 석유화학 부문은 PX 스프레드 개선으로 적자폭이 전분기 대비 축소된 199억원을 기록했고 윤활유 부문은 견조한 수요에 힘입어 133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에쓰오일 정유부분 실적. 에쓰오일 IR 자료 캡처

에쓰오일 관계자는 이날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최근 국제유가와 정제마진 동향에 대해 "3분기 국제유가는 OPEC+ 증산 기조와 미국의 러시아 제재,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중단 등의 영향으로 변동성이 확대됐다"며 "유가 변동성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각 기관의 연말 두바이유 전망치는 배럴당 60달러대 후반 수준으로, 셰일업체의 손익분기점이 60달러 초중반인 점을 감안하면 유가가 크게 하락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쓰오일 석유화학 부문 실적. 에쓰오일 IR 자료 캡처

정제마진과 관련해서는 공급이 제한적이고 수요는 견조한 상황이 내년 초반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회사 관계자는 "미국 필립스66, 영국 린지 리파이너리 등 노후 설비 폐쇄와 나이지리아, 캘리포니아에서 리파이너리의 가동 차질, 러시아에서는 드론 공격 피해 등이 공급을 타이트하게 만들었다"며 "유럽 난방유 재고 소진과 10월 평균 기온 하락으로 난방유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에쓰오일 IR 자료 캡처

유럽연합(EU)과 미국의 러시아 제재에 관련해서는 간접적이지만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EU의 18차 제재안으로 러시아 원유를 원료로 한 정유제품의 수입이 금지된 데 이어, 19차 패키지를 통해 러시아 석유회사와의 거래도 제한됐다. 미국 역시 러시아 석유기업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당사는 유럽에 정유제품을 직접 수출하지는 않지만 이런 제재로 러시아의 유럽향 제품 공급이 감소하면서 정유제품 스프레드가 상승했다"며 "인도·중동 지역 정유사가 유럽향 수출을 확대하면서 역내 공급이 줄어 정유제품 스프레드도 같이 상승했다. 러시아산 원유를 사용하지 않는 업체들의 원가 경쟁력이 개선될 것"이라고 봤다.


글로벌 정제설비 및 석유 수요 전망. ⓒ에쓰오일 IR 자료 캡처

석유화학 재편과 관련해서는 정부 정책이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며 샤힌프로젝트를 통해 적극 협조 중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석유화학 역사상 최대 규모인 9조2580억원이 투자되는 이 프로젝트는 기초소재 산업의 성장에 대비해 석유화학 비중을 2배로 확대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샤힌 프로젝트는 차별화된 공정 기술과 경쟁력 있는 원료 투입으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한 고효율·저탄소 설비"라며 "현재 2026년 6월 기계적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 중이며, 2027년 초 상업 가동을 시작해 1분기부터 손익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적 반영 시에는 원재료·에너지·운영 효율 측면에서 탁월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어 두 자릿수 이상의 내부수익률(IRR) 달성이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에쓰오일 샤힌프로젝트 진행 상황. ⓒ에쓰오일 IR 자료 캡처


향후 투자계획과 관련해서는 "아직 내년도와 내후년도의 구체적 투자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내년에는 샤힌 프로젝트 잔여 투자 약 1조5000억원을 포함해 총 2조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2027년에는 대규모 신규 프로젝트가 없어 유지보수 중심의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에너지저장장치(ESS)와 관련해서는 데이터센터뿐만 아니라 자동차, 선박용 배터리 분야에서도 주요 업체들과 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회사 관계자는 "최근 ESS용 액침냉각유 상용화 및 첫 판매 개시에 성공했고 공공기관 위주로 판매와 계약을 진행 중"이라며 "전기버스용 EV 배터리에 당사 제품을 적용해 성능 및 안정성 테스트를 통과했고 내년에 상용화 예정"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액침냉각 전기 선박 인증 획득을 진행하면서 친환경 운송수단 시장에 진입할 기반을 확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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