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장 푼 K리그, 국제 경쟁력·국내선수 발전 두 마리 토끼 잡나 [기자수첩-스포츠]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입력 2025.11.05 07:00  수정 2025.11.05 07:00

2026시즌부터 K리그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 폐지 결정

K리그 국제 경쟁력 강화와 국내 선수 입지 축소 등 기대와 우려 동시

국내 선수 기량 발전 위한 동기부여로 삼아야 된다는 지적도

클럽월드컵서 세계 축구와의 큰 격차를 확인한 울산 HD. ⓒ 한국프로축구연맹

프로축구 K리그가 마침내 빗장을 푼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달 30일 2025년도 제5차 이사회를 열고 이 자리에서 2026시즌부터 K리그의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각 구단들은 외국인 선수를 인원 제한 없이 등록할 수 있다. 또한, K리그1의 외국인 선수 경기 출전 인원은 기존 4명에서 5명으로 늘어난다. 개별 경기의 엔트리 등록과 경기 출전은 K리그1 5명, K리그2는 4명까지 할 수 있다.


사실 K리그도 국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처럼 외인 보유 한도를 풀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막강한 ‘오일머니’를 앞세운 알힐랄, 알나스르, 알아흘리 등 사우디 프로리그 클럽이 무려 세 팀이나 2024-25시즌 ACLE 4강에 오른 반면 K리그는 광주FC가 유일하게 8강에 진출했지만 알힐랄에 힘 한 번 못쓰고 0-7로 참패해 망신살이 뻗쳤다.


또 K리그1 챔피언 울산 HD는 지난 6월 열린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3전 전패로 체면을 구겼다.


당시 팀을 이끌었던 김판곤 감독이 K리그 팬들에게 자부심을 주겠다고 당찬 출사표를 던졌지만 최초로 32개 팀이 나선 클럽 월드컵에서 세계와의 현격한 격차만 확인했다.


아시아무대서 참패를 당한 광주FC. ⓒ 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에서 두각을 드러낸 대표급 선수들 대다수가 유럽 무대를 누비고 있는 현실에서 한정된 자원으로는 세계 무대서 경쟁력이 뒤처질 수밖에 없었고, 결국 K리그에도 변화는 불가피했다.


최근 ACL서 강세를 보이고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프로리그는 2024-25시즌부터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를 10명으로 늘렸다.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선수는 8명이다.


가까운 일본 J리그는 2019년부터 외국인 선수 보유 제한을 철폐하면서 일찌감치 변화를 꾀했다.


K리그도 내년 시즌부터 외국인 선수 보유 제한을 풀면서 국제경쟁력이 좀 더 향상되고, 구단들의 시즌 운영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특히 K리그와 아시아무대를 병행하는 구단들은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 폐지가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물론 기대가 있다면 우려도 교차한다.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가 폐지된다면 당연히 국내 선수들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


프로리그 경쟁력은 순간적으로 올라갈 수 있지만 자국 선수들이 경기에 나설 기회를 잃게 된다면 이는 축구대표팀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2025년도 제5차 이사회. ⓒ 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의 이번 제도 개편은 리그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필수적인 조치로 보인다. 물론 국내 선수들의 입지가 줄어들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받아들이기 나름이다.


기량이 빼어난 외국인 선수들을 통해 국내 선수들도 보고 배우는 것이 분명히 있다. 주전으로 활약하게 위해 경쟁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노력이 수단된다면 개인의 실력도 경쟁력도 올라갈 수 있는 긍정적 효과를 볼 수 있다.


물론 구단의 노력도 중요하다. 어찌 됐든 구단도 한정된 예산에서 움직일 수밖에 없다.


외국인 선수 영입에만 치중하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국 선수들도 키우는 시스템을 병행해야만 K리그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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