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1, 4시드 진출해 롤드컵 '쓰리핏' 달성
팀 통산 여섯 번째 우승컵 들어올려
파이널 MVP는 '구마유시' 이민형 선정
T1 선수단이 9일 중국 청두에서 열린 2025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결승전에서 우승한 후 소환사의 컵을 앞에 두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온라인 기자회견 캡처.
T1이 또 한 번 세계 정상에 섰다. '쓰리핏(3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은 단순한 승리를 넘어 '페이커' 이상혁을 필두로 한 팀 T1의 꺼지지 않는 열정과 성장에 대한 의지가 빚어낸 결과물이다. 4시드로 진출해 스위스 스테이지 1승 2패의 위기를 딛고 결국 정상에 오른 이들은 승리의 순간에도 T1이라는 팀의 '저력'이 무엇인지 증명했다.
9일 중국 청두에서 열린 2025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결승전 경기 종료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페이커' 이상혁은 "이번 우승은 누군가를 위해서라기보다 프로 플레이어로서 경기에만 집중한 결과"라며 "스스로 게임을 좋아하고 최고의 플레이어와 경쟁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 그것이 나의 열정"이라고 밝혔다.
7년 전 베이징에서의 패배를 딛고 우승한 소감에 대해서는 "2017년도 생각이 잠깐 떠올랐지만 오늘 경기의 감정은 2017년 때와 굉장히 달랐다"며 "승패를 떠나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많이 성장했구나 싶어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그가 2029년까지 T1과 재계약하며 계속 경기에 나서는 원동력은 분명했다. 그는 "스스로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지, 많은 분들에게 영감을 드릴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의 결과"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페이커' 이상혁이 9일 중국 청두에서 열린 2025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결승전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온라인 기자회견 캡처.
6번째 우승을 달성한 그는 나이가 프로 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페이커' 이상혁은 "인게임 플레이에서는 나이가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프로게이머가 항상 한 자세로만 있어야 해서 이 부분의 관리가 필요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롤드컵에 오기 전 건강검진을 했는데 결과가 조금 안 좋아졌다. 물론 많이 안 좋은 것은 아니다"라며 "건강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결승 상대였던 KT '비디디' 선수에 대해서는 "리그 때부터 잘하는 모습을 좋게 봤는데 롤드컵 결승에서 매치할 수 있어서 기분 좋았다"며 "좋은 경기를 통해 재밌는 경기가 나와 기뻤다"고 말했다.
'도란' 최현준이 9일 중국 청두에서 열린 2025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결승전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온라인 기자회견 캡처.
T1 합류 후 첫 우승을 차지한 '도란' 최현준은 "T1에 들어올 때부터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며 "다같이 웃으며 마무리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T1을 상대로 만났을 때와 팀원이 됐을 때의 차이점에 대해 "같이 해보니 실력도 실력이지만 선수 개개인의 멘탈이나 마인드셋이 선수로서 훌륭하다는 걸 느꼈다"며 팀원들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이번 롤드컵에서 가장 불안했던 순간으로는 스위스 스테이지 1승 2패 시점을 꼽았다. '도란' 최현준은 "이때 여러 가지 운이 많이 따라줬다고 생각한다"며 "8강에 진출하면서부터 우리 페이스대로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재계약과 관련해서는 "한국에 가서 스토브리그 이야기를 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마유시' 이민형(왼쪽)과 '케리아' 류민석이 9일 중국 청두에서 열린 2025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결승전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온라인 기자회견 캡처.
올해 주전 경쟁부터 롤드컵 파이널 MVP까지 차지한 '구마유시' 이민형은 "항상 고난과 시련을 통해서 배움을 얻는다"며 "인게임적으로 약점을 보완하고, 멘탈적으로 힘든 일이 있어도 더 좋은 순간을 위한 것이라는 걸 또 한 번 배웠다"고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많은 이들의 '롤모델'로 꼽히는 것에 대해서는 "어려운 상황 속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해내는 모습에서 영감을 받으셨다고 생각한다"며 "많은 분들이 힘든 상황에서 포기하지 않고 힘을 낼 수 있다면 저에게는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
'역체(역대 최고) 듀오'라는 평가에 대해 두 선수는 서로를 향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구마유시' 이민형은 '케리아' 류민석에 대해 "챔프폭, 메이킹, 라인전, 게임 외적으로 보는 능력 모두 뛰어나다. 서포터 쪽에서 비교할 대상이 없다"고 말했다.
T1 선수단이 9일 중국 청두에서 열린 2025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결승전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온라인 기자회견 캡처
'케리아' 류민석도 "'구마유시' 이민형은 챔프폭도 넓고 팀적으로 좋은 걸 잘해줘서 좋다"고 화답했다. 두 선수는 "쓰리핏도 대단하지만 더 많은 우승을 할 수 있었는데 놓친 것이 아쉽다"며 더 높은 곳을 향한 욕심을 드러냈다.
5세트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에 대해 '오너' 문현준은 승부처를 정확히 짚었다. 그는 "KT가 용을 좋아하고 오브젝트 싸움을 계속하려 해서, 5세트 밴픽은 용 포커싱보다 상체에 힘을 주려고 했다"며 "3렙 갱을 성공시켰을 때 이길 확률이 높아졌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김정균 T1 감독은 "많이 힘들었을 텐데 선수들이 끝나는 그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 다해서 우승까지 하게 해줘서 너무 고맙다"며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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