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기간 부진으로 옵션 발동 안 됐으나 KS MVP 반전
현실적으로 3년 계약이 최대, 변수는 두산의 영입 참전
한국시리즈 MVP에 오르면 반전 이끌어낸 김현수. ⓒ 연합뉴스
프로 데뷔 후 세 번째 자유계약(FA) 자격을 얻은 김현수(37)가 대박 계약을 품을 수 있을까.
2018년 미국 메이저리그 생활을 접고 국내로 유턴한 김현수는 친정팀 두산 베어스가 아닌 잠실 라이벌 LG 트윈스로 깜짝 이적했다.
당시 김현수는 LG와 4년간 115억원의 대형 계약을 맺었고, 계약은 성공적이었다. 김현수는 LG 유니폼을 입고 4년간 타율 0.319 70홈런 398타점의 만족스러운 성적을 냈고 무엇보다 팀의 리더로서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도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LG는 다시 한 번 115억원의 계약을 안겼다. 다만 기간은 4년이 아닌 4+2년의 조건부 계약이었다. 4년간 90억원을 받은 뒤 옵션을 달성하면 2년(25억원)의 기간이 자동 연장되는 방식이었다.
옵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김현수는 이를 달성하지 못했고 결국 4년 계약 기간이 종료되며 FA 시장에 나왔다.
김현수의 지난 4년은 어땠을까. 계약 첫 해였던 2022년 23홈런 106타점으로 명불허전의 기량을 선보였으나 이후 2년간 극심한 부진을 겪었고, 올 시즌 12홈런 90타점으로 반등했다. 당연히 에이징 커브가 의심되는 상황이며, 무엇보다 전매특허인 정교한 타격도 하락세가 뚜렷했다. 실제로 김현수는 지난 4년간 단 한 번도 3할 타율을 달성하지 못했다.
반전은 한국시리즈서 일어났다. 김현수는 한국시리즈 5경기서 타율 0.529(17타수 9안타) 1홈런 8타점의 불방망이를 휘둘렀고 MVP에 등극했다. 몸값 폭등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일단 구단 측은 김현수 잔류에 총력을 다할 예정이다. LG는 일찌감치 계약 연장 조건이었던 2년간 25억원을 전제로 협상 테이블을 차린다. 여기에 최근 재계약에 성공한 염경엽 감독도 FA 자격을 얻은 김현수와 박해민의 잔류를 강하게 희망하고 있다.
KBO 38세 이상 선수들의 10억원 이상 계약. ⓒ 데일리안 스포츠
문제는 역시나 나이다. 37세의 김현수는 1988년 1월생이기 때문에 현재 1987년생인 38세 선수들과 동기다.
지금까지 KBO리그 역사상 38세 이상 나이에 4년 이상의 계약을 맺은 선수는 최정(4년 110억원) 단 1명뿐이다. 김현수보다 1년 선배인 최정은 KBO 역대 최고를 향해 달려가는 선수로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이렇다 할 부상 없이 꾸준함을 증명해 비교 대상이 아니다.
3년 계약을 맺은 선수들도 있었다. 이 가운데 2021년 KIA에 잔류하며 3년간 47억원에 계약한 최형우가 아주 좋은 예다. 최형우는 2017년 KIA 이적 후 4년 내내 특급 성적을 냈고 38세 나이에 연평균 15억 7000만원에 달하는 거액을 따냈다. 다만 당시 최형우의 4년은 김현수를 크게 압도한다.
LG 선배인 이병규, 박용택은 40세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공교롭게도 이병규(3년 25억 5000만원), 박용택(2년 25억원) 모두 김현수의 옵션 액수와 비슷하다. 만약 LG가 김현수에게 옵션 금액을 기준으로 3년(또는 2+1년) 계약을 제시한다면 30억원대 금액도 가능하다.
변수는 역시나 영입전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친정팀 두산이다. 김원형 감독을 영입하며 새 판짜기에 나선 두산은 김현수를 영입할 명분이 확실하다. 만약 두 구단의 경쟁에 불이 붙는다면 기간은 물론 액수까지 시장가보다 훨씬 높게 형성될 게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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