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전셋값 6.6억 돌파, 물량 줄고 월세도 ‘천정부지’
이탈 가속화…3분기 7751명 줄고 경기 7018명 증가
규제 문턱 낮고 가격경쟁력 갖춘 ‘비규제지역’ 관심↑
ⓒ데일리안DB
정부의 10·15 부동산대책 이후 전월세 시장이 출렁이면서 ‘탈서울’ 움직임도 가속화하고 있다. 치솟는 전월세 가격에 임차인 주거비 부담이 가중되자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한 경기도 비규제지역으로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21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6억6378만원이다. 역대 최고가로 기록된 2022년 4월(6억8727만원)의 96.5% 수준까지 회복했다. 연내 최고가 경신도 가능할 거란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10·15 대책 이후 임대차시장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 시장에선 ‘전세의 월세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전세 매물이 줄면서 월세로 전화하는 수요가 늘자 월세 가격 상승세도 가파르다.
아실에 따르면 지난 20일 이후 서울 아파트 전세물량은 2만6019건으로 올 1월 3만1814건 대비 18.0% 줄었다. 지난 10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04.4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전세대출 규제까지 맞물려 반전세나 보증부 월세를 택하는 집주인들이 많아지면서 임차인들의 월세 부담도 증가하고 있다. 일부 단지에선 월세 보증금이 전셋값을 넘어서는 기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인포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 59㎡는 이달 15일 보증금 9억3000만원, 월 40만원에 월세 계약을 맺었다. 같은 평형대는 지난 18일 9억1800만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전용 75㎡는 지난달 3일 13억6500만원에 전세 거래가 이뤄졌다. 이후 15일 같은 평형대는 보증금 16억, 월 80만원에 월세 세입자를 들였다.
이처럼 전월세 부담이 커지면서 서울과 맞닿은 경기 주요 도시로 발길을 돌리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올 3분기 기준 서울 순이동은 –7751명으로 거주인구가 줄어든 반면 경기도는 7018명 늘었다. 서울에서 이탈한 인구 상당수가 경기도로 이주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서울 전셋값 혹은 더 저렴한 비용으로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단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도 주요 도시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을 살펴보면 ▲부천 5억2505만원 ▲고양 5억1436만원 ▲김포 4억7026만원 ▲의정부 3억7401만원 등이다.
10·15 대책의 적용을 받지 않은 비규제지역의 경우, 가격 경쟁력은 물론 금융규제 문턱이 낮다는 점도 한 몫 하고 있다.
신규 분양 아파트 기준 규제지역에선 담보인정비율(LTV)이 40% 수준에 불과하지만 비규제지역은 60%까지 가능하다. 또 청약통장 가입 12개월 이상인 수도권 거주자라면 세대원·세대주 모두 1순위 청약이 가능하고 실거주 의무도 없다.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부족한 경우 초기 자본이 적더라도 주택 구매를 고려해볼 수 있는 셈이다. 업계에선 탈서울 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본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내년 전국 주택 전세가격이 4.0% 상승할 것으로 추산했다. 공급 부족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서울로의 수요 쏠림으로 인한 임대차시장 불안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서울의 높은 주거 비용에 지친 전세수요가 경기도 비규제지역의 매매시장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전셋값 상승과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 등이 맞물리면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과 낮은 대출 규제 등 조건을 갖춘 지역으로 수요자들이 발길을 돌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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