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할 수밖에 없다"…국민의힘內 부는 '정희용 신뢰론' [정국 기상대]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5.11.24 04:00  수정 2025.11.24 08:51

장동혁 체제서 '사무총장' 맡은 정희용

3개월 동안 조직관리·당내소통 도맡아

조직강화 속도내며 지선체제 기틀 닦아

일각선 "강경 일변도 잡아줘야" 요청도

정희용 국민의힘 사무총장 ⓒ뉴시스

장동혁 대표 체제에서 당의 살림을 맡고 있는 정희용 국민의힘 사무총장을 향한 당내 신망이 두터워지고 있다. 축적된 여의도 정치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에게 맡겨진 당 살림과 차기 지방선거 준비라는 두 가지 중책을 균형감 있게 이끌어가고 있단 평가가 나오고 있어서다. 다만 외연 확장이란 당의 최대 과제를 이뤄야하는 토양을 만들기 위해 강성 목소리를 중화시켜야 하는 역할을 담당해달라는 당내 요구가 나오는 점은 정 총장이 풀어야할 숙제로 꼽힌다.


정희용 사무총장은 지난 9월 1일 장동혁 체제의 새 사무총장으로 임명된 이후 3개월 넘는 시간 동안 당의 살림을 도맡아 하고 있다. 과거 당3역(원내대표·정책위의장·사무총장) 중 하나인 사무총장은 당의 살림과 조직관리 그리고 공천 실무라는 중책을 담당하는 직책이다. 사실상 당의 실무를 총괄하는 직책인 만큼 정 총장의 인선은 임명 초기부터 '잘 된 인선'이란 평가를 받았다.


정 총장의 인선에 호평이 떨어진 가장 큰 이유는 '당내 입지가 좋다'는 것이었다. 쉽게 얘기해 정 총장은 당내 의원들과 격의없이 지내는 이른바 '발이 넓은' 정치인이라는 뜻이다. 이후 3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당 살림 도맡은 정 총장이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부분도 친화력이다. 정 총장은 현 지도부에서 계파와 관련 없이 가장 열려있는 소통 장구로 꼽힌다.


실제로 국민의힘 한 의원은 "정 총장이 척을 지거나 하는 의원은 없다"며 "당이 오른쪽으로 가도 얘기가 되겠구나 하는 측면에서 그의 인선을 환영했던 의원들이 많았고 지금도 그 역할을 잘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친화력이나 실무적인 부분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단순히 친화력이 좋은 것만으로 고평가가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당내 유력 정치인들을 보좌한 과거 보좌진 경험에서 우러나온 꼼꼼한 일 처리 능력 역시 정 총장의 고평가를 만든 자산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이 같은 정 총장의 일 처리 능력은 조직을 개선하고 되살리는 역할에서 드러나고 있단 평가가 나온다.


정 총장은 취임 이후 한 달도 채 걸리지 않은 시점에서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를 출범시켰다. 내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비어있는 지역 당협위원장을 채워, 지선에 필요한 조직을 미리 구성하겠다는 이유에서다. 정 총장이 위원장을 맡은 조강특위는 공석이었던 36개 당협위원장 자리에 대한 공모를 받았다.


이후 조강특위는 10차례가 넘는 회의를 거쳐 34개 당협위원장 공모를 받았다. 이 중 공모자가 몰린 서울 양천갑과 울산 남갑에선 오는 26일 오디션을 통해 당협위원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오디션을 마친 뒤인 27일에 최고위원회의에 이를 상정시켜 당협위원장 선출을 마무리 짓겠다는게 정 총장의 계획이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오른쪽)과 정희용 사무총장(왼쪽)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뿐만 아니라 최근 4~5년간 없었던 당직자 공채를 실시한 것 역시 정 총장의 조직강화 과정의 일환이다. 당 사무처 내에 부족한 인원을 채워 내년 지방선거에 필요한 실무진을 미리 채우겠단 전략이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어수선한 당 상황에서 빠른 조직강화 전략을 꺼낸 건 정 총장의 의중이 담긴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수 의원들과 함께 일하면서 국회 상황을 잘 알고 당직을 맡으면서 쌓인 정 총장의 의지가 조직 채우기 속도전으로 나오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정 총장의 활동의 배경에는 그가 걸어온 길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976년생인 정 총장은 경상북도 칠곡 왜관읍 출신으로 경북에서 초중고를 나와 경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 진학하고 졸업 후, 주진우 전 의원(15~16대) 비서를 거쳐 나경원·송언석 의원실에서 보좌관으로 일한 정 총장은 현안 정리, 정책대안 설계, 예산·조직 관리 등 실무형 전략가로 두각을 나타내며 두터운 신망을 쌓은 바 있다. 이후 21대 총선에서 고령성주칠곡 선거구에 출마해 당선된 정 총장은 지난해 22대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서 당선되며 재선 의원 자리에 올랐다.


그러는 동안 축적된 정치 경험은 정 총장이 주호영·윤재옥·추경호 등 3명의 원내대표가 바뀌는 동안 비서실장이란 같은 자리에 앉게 만든 원동력이 됐다. 정 총장은 원내대표 비서실장을 세 차례 연임하며 원내지도부에서 정책 조율과 정무 지원을 도맡으며 여야 전체에서 폭넓은 신뢰를 쌓기도 했다. 장 대표가 취임 직후 정 총장을 선택한 배경에는 이 같은 실무 경험이 깔려있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온다.


여야 정쟁이 극에 달했던 21대~22대 국회에서 원내대표 비서실장을 지내면서 법안·예산안 협상, 필리버스터 대응, 당내 의사소통 등 국회 내 정무를 직접 경험한 정 총장은 확고한 철학을 바탕으로 당내 전략을 설계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일각에선 대통령실과 여당의 사법파괴 입법독재 문제점과 실정을 지적하면서 규탄대회와 장외집회를 총괄 기획하는 역할을 정 총장이 담당하고 있단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당내 일각에선 정 총장이 강경 일변도로 가는 당의 방향을 다잡아줄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당의 지지율이 답보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장외투쟁을 상쇄할 수 있는 외연 확장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또다른 국민의힘 한 의원은 "지금 시점에 지방을 순회하면서 장외집회를 열어 당원들에게 정부·여당의 무도함을 알리는 것이 결집에는 도움이 될테지만 중도층을 끌어안는데 어떤 역할을 할지 의문"이라며 "(정 총장이) 특유의 균형감각으로 외연확장 전략을 마련해줬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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