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홍콩경찰, 아파트 화재 관련 남성 3명 체포”
26일 오후 홍콩 북부 신계지구 타이포 구역의 고층 아파트단지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일대에 붉은 연기가 맹렬한 기세로 번지고 있다. ⓒ AFP/연합뉴스
홍콩 고층 아파트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소방관을 포함해 최소 40여명이 목숨을 잃 300명 가까이 실종됐다. 실종자와 중태자가 많고 고층 건물에서 탈출하지 못한 주민들이 있는 만큼 인명 피해는 더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26일 오후 2시55분쯤 북부 신계지구 타이포구에 있는 주거용 고층 아파트 단지인 ‘웡푹 코트’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대형 인명 피해가 나는 참사가 발생했다. 홍콩 행정수반인 존 리 행정장관은 27일 새벽 “현장의 화재는 기본적으로 통제됐다”며 “화재로 (소방관 포함) 최소 44명이 사망하고 279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화재를 극도로 중시하고 있고, 현재 우선 업무는 화재 진압과 부상자 구조”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29명이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이 중 7명은 위중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특히 소재 파악이 안된 인원이 많은 데다 고층 건물에서 탈출하지 못한 주민들이 있어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는 “홍콩 경찰이 아파트 화재 관련 남성 3명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화재 진압에는 140대 이상의 소방차와 앰뷸런스 57대, 소방관 800명 이상이 투입됐다. 구조된 이들은 현지 9개 병원으로 나뉘어 이송되고 있으나, 병원으로 옮겨진 뒤 사망 판정이 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화재는 26일 오후 2시55분쯤 시작됐다. 발화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리모델링 중이던 건물을 둘러싼 대나무 비계(임시 가설물)로 불길이 옮겨붙으며 화재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홍콩 정부가 최근 화재에 취약한 대나무 비계 대신 난연성 철재를 쓰도록 하는 계획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맹렬한 불길은 이 주택 단지 외부에 설치된 대나무 비계와 건축용 그물을 타고 번졌고, 화염 기둥과 짙은 연기가 하늘로 솟구쳤다. 불은 적어도 4개 동으로 번졌고 일부 주민들이 고립된 상태라고 SCMP는 전했다. 이 주거 단지는 1983년 완공됐고 8개 동으로 구성됐다. 2000여가구에 4800여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북부 신계지구 타이포 구역의 고급 아파트단지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한 26일 한 아파트 주민이 아내가 집에 갇혀있다며 구해달라고 울부짖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화재 경보는 이날 처음에는 낮은 단계인 1급으로 분류됐으나 오후 3시34분쯤 4급으로 격상됐고 저녁 6시22분쯤 가장 높은 5급으로 격상됐다. 홍콩 화재 경보는 1급부터 5급으로 분류되는데 5급이 가장 높은 단계다. 5급 경보는 4명이 숨지고 55명이 다친 2008년 몽콕 나이트클럽 화재 이후 처음이다.
홍콩 당국은 관광버스를 투입해 주민들을 대피시켰다. 인근 학교 건물 등이 임시 대피소로 개방됐으며 약 700명이 수용됐다. 일부 주민들은 화재경보기가 불이 났을 때 작동하지 않았다며, 한밤중이었으면 더 큰 피해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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