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보다 웹툰?…국내에서도 필요한 시도 [게임과 영화의 만남③]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5.12.12 11:18  수정 2025.12.12 11:18

2020년 스마일게이트의 게임 크로스파이어가 한국 게임 최초로 할리우드에서 영화로 제작된다는 소식을 전했고, 같은 해 동명의 게임을 원작으로 한 ‘화이트데이: 부서진 결계’가 영화화되며 한국 게임의 실사화도 비로소 시작되는 것처럼 보였다.

이 때문에 “한국 게임의 실사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지만, ‘화이트데이; 부서진 결계’가 1만명의 관객을 동원하고, 크로스파이어의 영화화는 아직 소식이 전해지지 않아 “역시 시기상조”라는 반응만 낳았다.


ⓒ게임 크로스파이어

한국 게임이 영화화되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서사를 중요하게 여기는 한국 관객들의 성향을 충족하기가 어렵다는 의견이 있었다. 한 게임회사 관계자는 “다양한 장르의 게임이 영화화되고 있지만, 가장 영화화되기 좋은 게임은 서사가 확실한 게임이다. 혹은 콘셉트나 세계관이 뚜렷해야 하는데, 한국 게임의 경향은 그렇지”라고 짚었다.


이 관계자의 말처럼, 글로벌 흥행에 성공하며 1조원이 넘는 수익을 낸 게임 마인크래프트의 실사 영화 ‘마인크래프트 무비’는 국내에서는 호불호가 갈렸는데, 이때 주로 나온 평가는 ‘유치하다’, ‘뻔하다’는 내용적인 면에 방점이 찍힌 경향이 있었다.


앞으로의 시도에 대해선 긍정적인 전망이 이어진다. 이미 웹툰과 영화, 나아가 게임까지. 콘텐츠 간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국내 게임 회사들도 게임과 영상에 함께 도전 중이다.


2023년 개봉한 영화 ‘리바운드’에는 게임회사 넥슨이 투자하고, 크로스파이어의 영화화를 추진 중인 스마일게이트는 영화 ‘부산행’의 연상호 감독과 IP 파트너십을 계약하는 등 게임과 무관한 영상 콘텐츠에 도전을 하기도 하지만 유명 게임 배틀그라운드를 제작한 게임회사 크래프톤은 해당 게임의 영화, 드라마 제작을 비롯해 자사 IP 활용 가능성을 언급했었다.


무엇보다 한국 관객의 특성을 언급한 관계자는 앞서 인기 게임을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 ‘수퍼 마리오’는 흥행에 실패했지만, 닌텐도가 일루미네이션 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직접 제작에 참여한 2023년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는 흥행에 성공했는데, 이렇듯 게임회사가 직접 콘텐츠 간 경계를 허물며 흥행 실패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기대감도 이어진다.


규모로만 비교했을 때는 ‘윈윈’보다는 한쪽이 기우는 것이 사실이다. 한국의 게임 산업 규모는 약 22조 9642억원으로, 영화 산업의 1조 6560억원과 비교했을 때 격차가 크다. 다만 IP(지식재산권) 활용의 중요성은 커지고, 콘텐츠 간 경계가 무너지는 과정 속 게임과 영화의 만남이 긍정적인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전망은 이어진다.


한 콘텐츠 제작사 관계자는 “그동안엔 활발하게 시도되지 않았더라도, 새로운 세계관과 색다른 볼거리를 찾는 영화계에서 게임도 그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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