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테러 라이브'와 'PMC: 더 벙커'로 밀도 높은 장르 연출을 보여온 김병우 감독이 이번엔 SF 재난으로 시선을 넓혀 인간의 감정과 본성을 파고든다.
ⓒ뉴시스
16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 아이파크몰에서는 김병우 감독, 배우 김다미, 박해수, 권은성이 참석한 가운데 넷플릭스 영화 '대홍수'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대홍수'는 대홍수가 덮친 지구의 마지막 날,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을 건 이들이 물에 잠겨가는 아파트 속에서 벌이는 사투를 그린 SF 재난 블록버스터다. '더 테러 라이브', 'PMC: 더 벙커', '전지적 독자 시점'의 김병우 감독의 신작으로,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스페셜 프리미어' 부문에 초청돼 첫 공개됐다.
이날 함은정과 결혼 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김병우 감독은 "극장 영화 작업은 스케줄이 빡빡해 끝나고 나면 정신이 없는데, 이번 작품은 시간이 지나 마음이 한결 정리된 시점에 공개돼 비교적 차분한 상태"라며 "(함은정에게) 큰 응원을 받았다.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김 감독은 "재난 장르와 SF 장르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그 두 개의 장르가 갖고 있는 재미를 모두 즐길 수 있는 영화"라며 '대홍수'의 차별화된 매력을 짚었다. 이어 제목에 대해서도 "여러 안이 있었지만 가장 영화의 의미를 함유하고 있다고 느꼈다. 영화가 끝날 때 제목이 다른 식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더 구체적으로는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중의적인 의미가 작품 안에서 사용된다"라고 말했다.
김다미는 인공지능 개발 연구원이자 초대형 홍수 재난 속에서 생존을 모색하는 안나를 연기하고, 박해수는 인력보안팀 소속 희조로 분해 극을 함께 이끈다.
김다미는 "3년 전에 촬영한 작품이라 공개를 앞두고 더 떨린다"며 소회를 한 후 "시간이 꽤 흘렀지만 당시 상황들이 생생하게 기억날 만큼 인상 깊었다. 촬영 과정도 즐거웠고,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부터 기대와 궁금증이 컸다"고 돌아봤다.
또한 김다미는 작품에 대해 "세공하듯 공을 들여 완성한 느낌이 강하다. 국내에서는 흔치 않은 SF 장르를 잘 살린 작품이라 관객분들께서도 기대해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안나를 소화한 것에 대해서는 “거대한 재난 속에 놓인 인물이 그 상황에 맞춰 성장해가는 모습을 많이 담고 싶었다"며 "특히 모성애를 실제로 체감하는 것이 중요하면서도 가장 어려운 지점이어서, 현장에서는 최대한 본능을 믿고 연기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대홍수'는 수중 장면이 많은 작품이다. 이에 김다미는 스쿠버를 배우고 수영을 배우며 촬영 준비를 했다. 김다미는 "물속에서는 표정이 어떻게 담길지 감이 오지 않아 그 부분을 특히 많이 신경 썼다"라고 말했다.
박해수는 시나리오를 처음 접했을 당시를 떠올리며 "일반적으로 술술 읽히는 대본은 아니었다. 신 번호만 넘어가도 숫자가 적혀 있어 암호처럼 느껴졌다"며 "재난물이라고 생각하고 시작했는데 읽다 보니 '이게 뭘까', '과연 구현이 가능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이야기 속에 묘한 먹먹함이 있었고, 제한된 공간 안에서 선택을 거듭하며 인간의 본성이 드러나고 변화하는 지점이 인상 깊었다"라고 출연한 이유를 밝혔다.
두 배우는 서로에 대한 신뢰도 숨기지 않았다. 박해수는 "김다미가 진정성 있게 연기하는 모습에서 감동을 받았다. 대단한 배우라고 느꼈다. 후반부에 함께 고민하고 상의해야 할 장면이 많아 대화를 많이 나눴다. 안나의 변화와 감정을 중심으로 한 작품인 만큼 뒤에서 힘이 되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에 김다미는 "선배님은 현장에서 정말 큰 버팀목이었다"며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오시기를 기다릴 정도였다. 곁에 계시는 것 만으로도 든든했고, 촬영이 힘들 때마다 선배님을 보면 마음이 밝아졌다”고 화답했다.
끝으로 감독과 배우들은 작품이 담고 있는 메시지에 주목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해수는 "'대홍수'는 SF 재난 블록버스터이면서도 감정의 결이 짙은 영화다. 나만의 관전 포인트를 갖고 본다면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병우 감독 역시 "'사랑이란 무엇이며, 그것은 어디에서 비롯되는가'라는 오래된 질문을 떠올리며 영화를 본다면 작품이 담은 의미를 한층 깊이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19일 넷플릭스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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