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문체부 등 업무 보고…신상필벌 강조
우수 공무원엔 공개 칭찬, 엉뚱 답변엔 "허, 참"
"정책 과정 투명하게 검증돼야"…생중계 배경 설명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국가유산청)·국민권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은 부처별 업무보고 2주 차인 16일 공직사회의 '신상필벌 원칙'을 재차 강조하는 한편 공무원들의 긴장감을 풀어주기 위한 농담을 던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또 국정의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최근 시작한 '생중계 업무보고'가 특정 기관장이나 관료에 대한 '망신주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생중계 방식을 택한 취지를 조목조목 설명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보건복지부·문화체육관광부 등을 대상으로 한 업무보고를 시작하면서 "오늘 또 무슨 폭탄이 떨어질까 긴장되죠"라며 운을 뗐다.
지난 11~12일 진행된 생중계 업무보고에서 각 부처의 보고 내용보다 기관장에게 질책하거나 송곳 질문을 퍼붓는 장면이 부각되면서 야권을 중심으로 '공개적 망신 주기'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 점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국민의 시각에서 묻는 거고, 국민들이 물어보라고 요구하는 게 많다"며 "요즘 '이것도, 저것도 물어봐주세요'라는 메시지가 엄청 온다"고 했다.
이어 "내가 무슨 숫자를 외웠거나 뭘 체크하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생중계되는 업무보고의) 시청률이 높지 않을까 싶다. 요새 넷플릭스보다 더 재밌다는 설이 있던데"라며 농담을 던졌다. 보고에 나선 공무원들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또 "모르면 모른다고 하라"며 "진짜 문제는 모르는데 아는 척하는 거다. 그건 못된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업무보고에서 정책 성과를 낸 실무자를 호명하며 칭찬했다. 이 대통령은 "식약처는 전에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서) 불이 났을 때 별도 시스템을 만들어서 민원 처리를 했다고 하던데, 그 담당자가 누구냐"고 물었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김익상 정보화담당관"이라고 답했고, 이 대통령은 "아주 훌륭하게 잘 처리했다. 박수 쳐달라"고 했다.
또 이른바 '뮷즈'(박물관 기념품)를 기획한 국립박물관 문화재단을 향해서도 "엄청나게 팔았다면서요. 잘했다"고 칭찬했고, 국립중앙박물관이 기획한 '분장 대회' 행사에 대해서도 "아주 아이디어가 괜찮았던 것 같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업무보고 직전에 열린 국무회의에선 신안군이 햇빛마을사업을 모범적으로 하고 있음을 언급하며 "신안군 담당 국장이 엄청 똑똑한 것 같다. 데려다 쓰든지 (한 번) 검토하라"고 김성환 기후에너지부 장관에게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부실한 답변을 내놓는 기관장과 실무자에겐 매서운 질책을 쏟아냈다.
이 대통령은 서국진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이사장에게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마약사범의 재활치료는 어떻게 되는지 물었으나 만족할 만한 답변을 얻지 못하자 한숨을 내쉬었다.
마약사범의 재활교육 의무에 대해 답하는 과정에서 강백원 식약처 마약안전기획관이 기소유예와 집행유예를 헷갈려 답하자 “허, 참. 기소유예와 집행유예를 구분을 못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 대통령은 적절한 보상과 처벌을 각 부처가 시스템화할 것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공직자들의 특별한 헌신과 성과에 대해 특별한 보상을 하겠다"며 "각 부처는 탁월한 성과를 내는 공무원에게 그에 맞는 파격적 포상이 이뤄질 수 있게 후속 조치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신상필벌이 정말 중요하다"며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존중받고, 사고뭉치들은 골라내서 아주 엄정하게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업무보고의 생중계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정책 과정이 투명하게 검증돼야 하고 그 과정에서 집단지성이 모여야 정책 신뢰도가 커지고 국정 완성도가 높아진다"며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업무보고를 하는 이유"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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