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주도 협상, 점주 부담 완화 기대
협상력 중심 구조에 쏠리는 우려
외식업계 전반 확산은 미지수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뉴시스
외식 프랜차이즈 더본코리아가 배달의민족·쿠팡이츠와 배달앱 수수료 인하를 위해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외식업계 전반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년간 최대 현안이던 수수료 문제에 대해 프랜차이즈 본사와 플랫폼이 공식적으로 인하에 나섰다는 점에서다.
다만 이번 합의가 협상력을 갖춘 대형 프랜차이즈에 한정된 사례라는 점에서, 영세한 자영업자들에게는 여전히 ‘그림의 떡’에 가깝다는 지적도 나온다. 플랫폼과의 협상 자체가 쉽지 않은 영세 점포 입장에서는 수수료 부담을 낮출 현실적인 수단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더본코리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쿠팡이츠는 협의를 통해 배달앱 수수료율을 낮추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백종원 대표는 지난 여름부터 대형 배달 플랫폼 경영진과 잇따라 만나 수수료 구조 개선을 협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배달 플랫폼사들이랑 배달 앱 수수료 인하를 위해 여러 방안을 논의 중에 있다”며 “세부적인 사항은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더본코리아가 다수의 가맹점과 브랜드를 보유한 만큼, 배달 플랫폼 입장에서 놓치기 어려운 거래처라는 점이 협상 테이블로 이끌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더본의 경우 단일 점포 단위로는 불가능한 물량과 집객력을 동시에 갖췄다.
외식업계는 이번 합의를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간 배달 플랫폼이 사실상 일방적으로 정해온 수수료 구조를 프랜차이즈 본사가 직접 협상을 통해 조정했다는 점에서, 플랫폼과의 관계 설정을 다시 정의한 사례로 바라보고 있다.
여기에 관계자들은 이번 협의가 외식 프랜차이즈와 배달 플랫폼 간 수수료 재협상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배달앱 의존도가 높은 치킨 등 업종을 중심으로 수수료·광고비 부담 완화를 위한 자구 노력이 계속돼 왔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외식업계는 그간 배달앱 수수료 부담을 지속적으로 호소해 왔다. 중개 수수료와 각종 부가 비용이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면서, 일부 매장에서는 전체 매출의 절반에 가까운 금액을 플랫폼에 지급하는 사례까지 조명된 바 있다.
해를 거듭할수록 상황이 악화되면서 수수료 상한제가 영세 음식점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망이 돼야 한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리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규모가 작은 음식점일수록 배달 매출 의존도가 높아, 수수료 부담이 곧바로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는 구조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배달앱 수수료는 수년간 업계에서 가장 큰 비용 부담이자 풀리지 않는 숙제로 남아 있었다”며 “실제 계약 구조 조정으로 이어진다면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시내 식당가에서 배달라이더들이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뉴시스
다만 이번 사례가 외식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기에는 구조적 한계가 분명하다는 지적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다수의 브랜드와 점포를 보유한 대형 프랜차이즈와 달리, 개별 자영업자나 소규모 브랜드는 플랫폼과의 협상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수수료 인하의 문이 규모의 경제를 갖춘 브랜드에만 열리는 구조가 고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협상력의 차이가 곧 비용 격차로 이어지면서, 대형 프랜차이즈와 중소·영세 업체 간 수익성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외식업계 일각에서는 대형 프랜차이즈만 수수료를 낮추고 영세 점포는 높은 부담을 감내하는 구조가 반복될 경우,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수수료 문제가 제도 개선이 아닌 개별 협상의 영역으로 이동하면서, 협상력에 따른 차등 구조가 고착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 다른 문제점으로는 수수료 인하를 개별 합의에 맡길 경우 확산에 한계가 분명하다는 점이 꼽힌다.
협상력이 있는 브랜드라 하더라도 본사 차원의 추가 비용 부담이 불가피한 데다, 특정 배달 플랫폼과만 협력할 경우 시장 독과점 논란이나 소비자 선택권 제한 등 부작용을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 교촌에프앤비 역시 수수료 인하를 위해 배달의민족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지만, 독과점 논란과 시장 지배력 우려가 불거지며 결국 무산됐다. 이처럼 수수료 인하가 개별 협상에 의존할 경우, 외식업계 전반으로 자연스럽게 확산되기에는 한계가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본과 배달앱 업계 간 논의는 배달앱 수수료 논의가 감정적 갈등을 넘어 실질적 구조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배달앱 수수료 문제는 여론전이나 제도 논의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는데, 실제 계약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사례”라며 “다만 이런 논의가 협상력이 있는 대형 프랜차이즈에만 가능하다는 점은 분명한 한계로 남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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