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생산 벗어나 제조 내재화… 한국 가전시장 가격 경쟁 촉발 우려
프리미엄 지향하는 삼성·LG보단, 중저가 시장이 영향 받을 것으로
ⓒ데일리안 AI 이미지
샤오미가 대형 가전제품을 직접 생산하는 첫 스마트 가전 공장을 공식 가동하며 에어컨 생산에 본격 돌입했다. 전기차, 스마트폰에 이어 가전까지 제조 독립에 나선 샤오미의 행보가 글로벌 가전 시장은 물론 한국 기업들에도 적잖은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스마트폰·가전 제조사 샤오미는 최근 대형 가전제품 생산을 위한 첫 공식 공장 가동에 들어갔다. 우한에 위치한 샤오미 스마트 가전공장 1단계가 최근 완공돼 에어컨 생산을 본격 시작한 것이다.
루웨이빙 샤오미 사장은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우한 샤오미 스마트 가전공장 1단계가 공식 완공됐다"고 밝혔다. 해당 공장은 샤오미가 차, 스마트폰에 이어 건설한 세 번째 대형 스마트 공장이자, 첫 가전 생산 공장이다. 현재는 에어컨 생산 중심이나 향후 냉장고·세탁기 등 대형 가전 전반으로 생산 품목을 확대할 계획이다.
샤오미에 따르면, 후베이성 우한시에 위치한 해당 공장은 디지털 트윈, AI 시각 검사, 공중 물류 시스템 등 첨단 스마트 제조 기술을 도입해 6.5초마다 한 대의 고급 에어컨을 생산할 수 있는 효율을 갖춘 것으로 전해졌다. 연간 최대 생산능력은 약 700만 대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는 그간 샤오미가 위탁 생산 의존 방식에서 벗어나 자체 설계·자체 생산 체제로 전환하려는 전략적 전환점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자체 생산기반을 확보하면 제품 원가를 낮출 수 있어 글로벌 가전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상대적으로 위탁 생산은 자체 A/S망과, 품질 논란이 생길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샤오미는 자체 생산 에어컨을 이미 내수용, 글로벌용으로는 출시한 상태다. 한국 시장 진출은 내년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정확한 시점은 아직 미지수다.
이 같은 샤오미의 행보는 국내 가전 업계에도 적잖은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샤오미의 백색가전 진출이 당장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주력 사업을 위협하기보다는, 중저가 가정용 시장을 중심으로 가격 경쟁을 촉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특히 벽걸이형 에어컨과 보급형 스탠드 에어컨, 원룸·오피스텔 등 임대 수요가 많은 소형 주거용 시장에서 샤오미의 공세가 먼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자체 생산 체제를 기반으로 원가를 낮춘 뒤, 온라인 중심 유통과 외주 설치·A/S 방식을 결합할 경우 가격 경쟁력에서 국내 기업들을 압박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샤오미는 프리미엄 가전보다는 '이 가격이면 감수할 만하다'는 기준선을 빠르게 낮추는 전략에 강점이 있다"며 "국내 가전 시장의 하단부부터 구조적으로 흔들 수 있는 변수"라고 말했다.
반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단기적으로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프리미엄 제품군과 시스템에어컨, 상업용·B2B 시장, 건설사 납품 등에서는 여전히 국내 기업들이 브랜드 신뢰도와 서비스 인프라 측면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국 단위 설치·A/S망과 에너지 효율, 내구성에 대한 소비자 신뢰는 단기간에 대체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대응 전략의 재정비가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전의 교체 주기가 짧아지고, 가격 민감도가 높은 소비자층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중저가 라인업의 수익성 압박이 커질 수 있어서다. 샤오미의 진입은 단순한 경쟁사 추가가 아니라, 가전 시장 전반의 가격 기준선을 끌어내리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평가다.
실제 업계에서는 샤오미의 가전 사업 확대를 스마트폰 사업 초창기와 유사한 궤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초기에는 '가성비 브랜드'로 출발했지만, 제조 내재화와 생태계 확장을 통해 빠르게 시장 영향력을 키웠다는 점에서다. 여기에 최근 전기차 사업부가 분기 기준 첫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하는 등, 대규모 투자와 가격 전략을 동시에 지속할 수 있는 재무 여력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소비자들의 중국산 가전 수입액은 49억7250만 달러로, 10년 전의 26억9213만 달러보다 두 배 상당 늘었다. 한국의 지난해 대(對)중국 수입 비율(수입액 기준)은 22.1%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미국은 11.4%, 일본은 7.6% 수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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