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의 2025 장면 '셋', 한국 산업의 좌표가 되다

지봉철 기자 (Janus@dailian.co.kr)

입력 2025.12.30 14:28  수정 2025.12.31 08:03

백악관 투자 선언에서 엔비디아 동맹까지…

대한민국 통상·정치·기술 환경이 교차한 순간들


2025년 정의선은 한 기업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통상과 정치, 기술 환경이 교차하는 지점에 서 있었다.


미국발 관세 압박, 글로벌 공급망 재편, 인공지능(AI) 기술 패권 경쟁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그의 선택은 곧 한국 재계의 대응 방식이 됐다. 그 결정적인 순간을 3장의 사진으로 돌아봤다.


① 백악관의 악수


워싱턴 백악관, 트럼프 대통령 옆에 선 정의선 회장 ⓒ연합뉴스

지난 3월 백악관에서의 210억달러(약 31조원) 대미 투자 선언은 정 회장의 결단이면서 동시에 국가 통상 전략의 연장선이었다. 관세라는 정치의 언어를 투자와 공급망이라는 경제의 언어로 되받아치며, 한국 기업이 글로벌 질서 안에서 살아남는 경로를 보여줬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백악관에서 대규모 투자 계획을 함께 발표한 한국 기업인은 정 회장이 처음.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현대차는 훌륭한 기업", "감사하다"는 말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② 고개 숙인 기업인


경주 화백컨벤션센터, 이재명 대통령에게 인사하는 정의선 회장ⓒ연합뉴스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이후, 정 회장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고개를 숙인 장면은 기업과 국가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이날 정 회장은 "관세 관련 너무 감사드립니다"며 먼저 인사를 건넸고 이 대통령은 "너무 고생 많이했죠? 현대차가 잘 되는 게 대한민국이 잘 되는 겁니다"라고 화답했다.


통상 외교의 성과를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협력의 무대로 들어간 선택은 위기 국면에서 기업과 정부가 어떤 방식으로 역할을 나눌 수 있는지를 드러낸 장면이기도 했다. 실제 이 장면을 지켜 본 우원식 국회의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기업이 국가에 고맙다는 말은 참 쉽지 않은 이야기인데, 그런 말을 들으니 자부심이 생겼다"고 적었다.


③ 맥주잔 너머 AI 동맹


서울 삼성동, 젠슨 황·이재용·정의선의 '깐부 회동'ⓒ연합뉴스

엔비디아와 맺은 '피지컬 AI 동맹'은 미래 초격차 기술 경쟁의 전선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분명히 보여줬다.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스마트팩토리를 하나의 AI 체계로 묶겠다는 정 회장의 구상은 한국 산업이 단순 제조를 넘어 기술 플랫폼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를 그대로 반영했다.


이 과정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을 찾은 젠슨 황 엔비디아 창업자와 반팔 티셔츠 차림으로 맥주잔을 들고 웃는 모습, 한 아이에게 "나는 아빠 차 만드는 아저씨"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장면은 의도했든 아니든 올해 가장 널리 퍼진 이미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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