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구치소에서 마약 테러, 공모, 마약 밀매, 자금 세탁 등 기소인정여부 확인절차에 대한 첫 출두를 위해 뉴욕 맨해튼 남부연방지방법원으로 이동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미군 특수부대 델타포스에 체포돼 미국으로 압송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미 뉴욕 법원에 첫 출석해 마약 테러 혐의 등을 부인하고 무죄를 주장했다.
미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뉴욕 구치소에서 부인 실리아 플로레스와 함께 뉴욕 맨해튼 남부연방지방법원으로 이송돼 엘빈 헬러스타인 판사 앞에서 열린 기소인정 여부 확인절차에서 “나는 니콜라스 마두로 모로스다”며 마약 테러 혐의 등에 대해서는 “결백하다”고 밝혔다.
미 법무부는 앞서 지난 3일 공개한 기소장에서 마두로 대통령이 마약 카르텔과 공모해 수천 톤의 코카인을 미국으로 밀반입했다고 주장했다. 법원이 이를 수용해 유죄 판결을 내릴 경우 종신형에 처해질 수 있다.
기소장에는 마두로 대통령뿐 아니라 배우자인 실리아 플로레스, 아들, 베네수엘라 내무장관과 법무장관, 전 내무장관, 베네수엘라의 국제마약·범죄조직 트렌데 아라과 수장으로 알려진 헥터 루스덴포드 게레로 플로레스 등도 피고인으로 적시됐다.
주황색 수감복 위에 반소매 남색 셔츠를 입고 출석한 그는 “나는 품위 있는 사람”이라며 “나는 여전히 내 나라의 대통령”이라며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 있는 내 집에서 체포됐다”고 말했다. 남편 마두로 대통령과 함께 법정에 선 그의 아내 플로레스도 “나는 베네수엘라 공화국의 영부인”이라며 “무죄이며, 완전히 결백하다”고 강조했다.
주권국가 원수로서의 면책특권을 주장하며 자신에 대한 미국의 체포 작전 자체가 불법이라는 주장을 펴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는 1990년 미국에 체포된 파나마의 독재자 마누엘 노리에가가 미국 법정에서 펼쳤던 주장과 유사하다. 그러나 당시 미국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노리에가에게 징역 40년을 선고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1기 정부 당시인 2020년 마약 테러, 코카인 밀수 모의, 기관총 및 파괴 장치 소지 등 4가지 혐의로 미국 검찰에 의해 기소됐다. 검찰은 마두로 대통령이 멕시코의 시날로아 및 제타스 카르텔, 콜롬비아 반군(FARC), 베네수엘라 폭력조직 트렌 데 아라구아와 손잡고 코카인 밀매 네트워크를 관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마두로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의 석유 자원을 노린 음모라고 반박해왔다. 이날 첫 심리는 30분 만에 끝났고, 헬러스타인 판사는 다음 심리 기일을 3월 17일로 정하고, 마두로와 플로레스에게 출두할 것을 명령했다.
마두로 대통령의 법정 출석이 이뤄진 이날 그의 아들인 니콜라스 마두로 게라는 베네수엘라 의회 개원식에서 “국가원수 납치가 일상화된다면 어떤 나라도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지역적 문제가 아니라 세계 안정과 인류, 국가 주권과 평등에 대한 직접적 위협”이라고 주장했다.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부통령(가운데)이 4일(현지시간) 수도 카라카스 부통령청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로페스(왼쪽 두 번째) 국방장관 등이 경청하는 가운데 발언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그러면서 “나와 내 가족은 박해를 받고 있다”며 “베네수엘라에 대한 국제적 연대는 선택적 정치 행위가 아닌 윤리적, 법적 의무”라며 국제적 연대를 촉구했다.
한편 베네수엘라 의회는 이날 마두로 대통령이 미국으로 체포·압송되면서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은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의 동생 호르헤 로드리게스를 국회의장으로 선임했다. 이로써 로드리게스 부통령 남매는 베네수엘라의 행정부와 입법부를 동시에 장악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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