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규, '보이'로 2년만에 스크린 복귀…"'피땀눈물' 담아낸 영화" [D:현장]

전지원 기자 (jiwonline@dailian.co.kr)

입력 2026.01.06 23:35  수정 2026.01.06 23:36

조병규가 디스토피아 속 불안한 소년의 모습으로 스크린에 복귀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보이'는 근미래 디스토피아를 살아가는 미성숙한 청년들이 단 한 번의 사랑으로 세상의 질서를 파괴하며 벌어지는 네온 느와르 영화다.


6일 오후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 CGV에서 열린 영화 '보이' 언론배급시사회에는 이상덕 감독과 배우 조병규, 지니가 참석했다.


네온 느와르라는 장르가 생소하다는 질문에 이 감독은 "제35회 스페인 판씨네 영화제에 초청받아 갔을 때 한 매체에서 처음으로 쓴 단어다. 느와르, 스릴러로 장르를 나누기보다는 새로운 단어를 조합해 소개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먼저 만들어주셔서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병규 배우와는 뮤직비디오 작업을 통해 인연을 맺었다고 한다. 이 감독은 "우리 영화에 음악 감독으로 참여한 비아이님의 음악을 가지고 뮤직비디오를 연출하게 됐는데 그 때 만나 시나리오를 얘기했다"며 "조 배우가 로한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이해도도 굉장히 높고 전반적인 제작 환경에 있어서도 진심으로 대하는 모습에 꼭 작업을 같이 하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다"고 캐스팅 비화를 밝혔다.


조병규는 "'보이' 시나리오에 감독님이 이전에 작업한 뮤직비디오의 색채가 묻어있어 영화 자체가 '요즘 사람'의 느낌이 났다. 그래서 젊은 층도 극장으로 유입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스탭들도 다른 영화에 비해 젊은 편이다. 그래서 의견조율을 하기 수월했고 이야기를 추합해 좋은 의견으로 모으는 과정이 재밌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보이'는 걸그룹 엔믹스 출신 지니의 첫 스크린 데뷔작이기도 하다. 이 감독은 "제인이 '텍사스 온천'에 새로 입주하는 인물이기에 배우도 새로운 마스크로 뽑고 싶었다. 그런 이미지를 찾다가 지니 씨가 제인과 닮아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고 느낌이 좋아 함께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니는 "연기에 대해 흥미가 생길 때 영화 제의를 받았다. 이 영화로 스크린 데뷔를 할 수 있어 영광"이라며 "제인은 담담한 성격인데 반해 저는 감정을 드러내는 사람이라 연기할 때 작은 행동이나 시선으로 인물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서인국이 연기한 모자장수는 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착안했다고 한다. 이 감독은 "영화를 보면 모자장수를 '매드 해터'(Mad Hatter)라고 칭한다. 이름처럼 무슨 소리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데 그 지점이 무서웠다"며 "서인국 배우도 날카로운 분위기를 가지고 있어 평상시에 저런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캐스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교한 역을 맡은 유인수는 2024년 11월부터 군 복무 중이다. 조병규는 "유인수는 '경이로운 소문 2'로 호흡을 맞추고 친해져 정말 좋아하는 동생이다. 2024년에는 '아일랜드'라는 2인극을 같이 준비하기도 했는데 영화 촬영하기 1주일 전까지 공연을 했어서 영화 촬영 당시 합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고 말했다. 군 입대를 앞두고 있는 그에게 유인수가 조언을 따로 했냐는 질문에는 "가볍게 말하자면 인수가 '꿀을 빨고' 있는 것 같다. 군 복무는 열심히 하지만 그 부대에 인수보다 나이 많은 친구가 없기도 하고 제가 듣기로는 곧 병장이 된다고 하는데 그 친구는 제가 이등병이 되는 앞날을 그리고 있을 것이다"라며 "그 때는 재회하지 않을 계획이다. 연기는 많이 배우는데 군대 팁은 안배우고 싶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조병규는 이 관계에 지니가 어우러질 수 있게끔 맛있는 음식을 많이 사줬다고 한다. "제주도에 '오는정김밥'이라고 진짜 맛있는 가게가 있다. 피피엘 아니다. 촬영마다 줄서서 받아왔는데 떡볶이, 튀김, 순대, 김밥을 섞어먹는 제주도 전통방식 '모닥치기'로 음식을 먹으면서 지니씨가 저희를 편하게 느끼게끔 했다"며 "어느 순간 그 누구보다 이 역할에 몰입돼 있었다. '오는정김밥'과 아이스크림 등을 사준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영화는 근미래 디스토피아 세계관의 한국 '네오코리아'를 배경으로 한다. 이 감독은 "큰 이야기를 쓸 생각은 아니었다. 로한과 제인이 어딘가를 뛰어간다는 상황으로 시나리오를 시작했다. 둘이 버려진 사람들이 있는 위험한 공간을 벗아나 도망가는 모습을 그렸고 결론적으로 사랑을 구원 서사보다는 세계의 균형을 깨뜨리는 방식으로 가져가고 싶었다"며 "'네오코리아'는 저출산 문제로 인해 출산을 장려하는 프로그램이 있었으나 미흡한 대책으로 관리가 안돼 버려진 사람들이 많아지고 이들이 모여 사는 공간이 생겼다는 설정이다"라고 세계관을 소개했다.


조병규는 "세계관 자체가 일반적이지 않았기 때문에 감독님, 스탭들과 영화를 바라보는 시각을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 다행히 현장에 도착했을 때 디스토피아 세계관이 미적으로 세팅이 잘 돼 있어 촬영하는 시간동안 세계관에 젖어있을 수 있었다. 연기하는 것도 제주도에서 올로케이션을 촬영했는데 같이 갇혀 있다보니까 남는 시간동안 리허설을 많이 하면서 라포도 쌓이고 즐겁게 촬영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지니는 "저 역시 장르가 생소하고 새로워 어떻게 표현해야할까 고민했는데 조병규 선배님께서 쉬는 날 리허설도 많이 봐주시고 감정이나 대사도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조언해주셔서 잘 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감독님도 시간날 때마다 옆에서 저를 붙들어 잡고 '제인은 어떤 감정인 것 같아', '어떤 대사가 입에 잘 붙어' 등 계속 봐주셔서 많이 배웠다"고 웃음을 지었다.


가수이자 프로듀서 비아이가 음악감독을 맡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 감독은 "조병규 배우와 친분이 있어 소개를 받았다. 처음 만났을 때 영화 이해도도 높고 제 의견을 수렴하면서 자기만의 스타일을 구축해나가는 게 인상깊었다"며 "테크노, 가요, 재즈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섞여있는데 보는 재미도 있고 영화의 정서랑도 맞다고 생각한다"고 작업 과정을 소개했다.


조병규는 "네온 느와르라고 이름 붙이기 전에 내부적으로 우리 영화의 장르가 뭔지 논의를 해본 적 있다. 이 과정에서 제가 적극적으로 밀었던 단어는 '리듬 느와르'"라며 "우리 영화에 삽입된 음악을 들으면 몸이 자연스럽게 리듬을 타게 된다. 그러면서 각 인물들의 관계성도 이해가 됐다. 내부의 반대로 이 단어 사용은 결렬됐지만 너무 좋아하는 장르의 음악이 잘 담겨 있어 만족스럽다"고 웃음지었다.


촬영 기법에도 노력을 기울인 것이 돋보였다. 영화는 캐릭터가 흘리는 땀과 눈물 같은 것들이 자세하게 담겨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클로즈업이 주는 의미에 대해 묻자 이 감독은 "이야기만큼이나 캐릭터 서사를 중요하게 생각했고 관객들이 이입되려면 화면의 질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촬영 감독님과 이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고 카메라 클로즈업 씬을 많이 넣으며 땀이나 먼지 같은 것들을 살리려고 노력했다"고 장면의 디테일을 관전포인트로 뽑기도 했다.


조병규는 "질문 주신 것처럼 피, 땀, 눈물이 물리적으로도 비유적으로 담겨있어 고생한 흔적이 보이는 영화다. 촬영하는 시간이 정말 소중했고 노력한 사람들이 많아 관객분들이 극장에서 영화를 찾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램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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