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중동·베트남 의존 탈피…유럽·미국서 수주
국가·사업분야 다변화로 소송 등의 리스크도 줄어
AI데이터센터·SMR 등 대형 사업에 건설사 관심 ‘업’
체코의 신규 원자력발전소 예정 부지인 두코바니 전경. ⓒ연합뉴스
지난해 국내 건설사의 해외건설 성적은 물량 증가라는 양적 성장 뿐만 아니라 수주 국가와 공종 등이 다변화되면서 소송 리스크가 줄어드는 질적 성장도 이뤄냈다.
이에 올해도 이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새로운 먹거리에서의 성과가 주목된다.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건설 사업은 수주 국가와 사업 분야가 다양해지면서 양적 성장뿐만 아니라 질적 성장까지 이룬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 규모는 427억7000만달러로 지난 2014년 기록한 660억달러 이후 11년 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연간 수주액이 400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15년(461억달러) 이후 10년 만이다.
해외 수주 규모 증가와 함께 더욱 고무적인 점은 수주 국가의 다양화다. 지난해의 경우, 유럽(202억달러· 42.6%)과 중동(119억달러·25.1%), 북미·태평양(68억달러·14.3%) 등이 다양한 지역에서 성과를 올렸는데 이는 전년도인 2024년 중동(185억달러·50%)이 전체 수주액의 절반을 차지했던 것과 대비된다.
원자력발전소 등 수주 사업 영역이 확대된 점도 고무적이다. 한국수력원자력과 한전기술, 두산에너빌리티, 대우건설 등이 수주한 체코 두코바니 원전 건설 사업(187억달러)은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에 이어 16년 만에 기록한 원전 수주다.
업계에서는 과거와 달리 건설사들의 수주 국가와 사업 분야가 다양해지면서 사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리스크)를 회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전에는 일부 지역과 국가에 대한 비중이 커 유가 등에 따른 수주액 변화가 컸고 중국과 베트남 등 일부 국가에서 사업을 추진하던 중 소송 등의 리스크도 있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싱가포르 ICC 중재법원에서 소송을 진행하면 결과가 나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면서 "또 중국과 베트남 등 공산권은 소송에서 승리하더라도 대금을 받지 못하는 등 국내 건설사에 불리한 경우가 많아 사업 중 애로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건설사의 해외건설 수주가 질적 성장을 이뤄내면서 올해도 이러한 호성적 흐름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크다.
유럽 원전 수요가 여전하고 AI 시대에 대비한 데이터센터 수요도 늘어나고 있는 점도 이러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데이터센터와 SMR 등에 관심을 기울여온 국내 건설사들의 미래 먹거리가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AI 수요가 여전하고 세계 경제 흐름은 수년에 걸쳐 변화하는 만큼 올해도 지난해처럼 많은 수준의 해외 수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 건설사들도 미국과 유럽 내 수주 목표 현장이 다수다. 삼성E&A는 지난달 미국 루이지애나 SAF 생산 프로젝트'의 기본설계(FEED) 업무 계약을 맺는 등 사업을 확장하고 있으며 멕시코 친환경 메탄올 사업 수주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대형원전을 비롯, 미국 텍사스 복합 에너지 캠퍼스 대형원전과 미국 팰리세이즈 SMR 프로젝트 설계·조달·시공(EPC) 등의 사업 수주를 노리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수행 중인 초고압직류송전(HVDC) 사업에 기반한 선진 시장 중심의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라며 "데이터센터의 국내 사업 확장과 해외사업 진출 구체화로 에너지 이동, 소비 부문의 사업도 박차를 가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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