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액가맹금 계약 미기재, 부당이득 판단 확정
1‧2심 판결 유지…210억원 반환 의무 확정
16개 외식 브랜드 외 관련 소송으로 이동 불가피
서울 시내 한 피자헛 매장에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프랜차이즈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대법원이 한국피자헛의 차액가맹금 수취를 ‘부당이득’으로 판단하며 가맹점주 반환 책임을 확정하면서, 관행처럼 유지돼 온 원·부자재 납품 마진 구조 전반에 상당한 파급 효과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외식업계에 따르면 대법원 민사3부는 15일 한국피자헛의 차액가맹금 관련 상고심에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한국피자헛은 가맹점주들에게 약 210억원을 반환해야 한다.
이번 소송은 지난 2020년 가맹점주 94명이 한국피자헛이 원·부자재를 공급하면서 도매가를 초과해 취한 차액가맹금이 법적 근거 없는 부당이득이라며 제기됐다. 소송의 핵심은 로열티를 받는 피자헛이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차액가맹금을 받은 게 정당한가에 대해 들여다봤다.
차액가맹금은 가맹본부가 원·부자재를 공급하며 도매가 대비 추가로 확보하는 납품 마진을 뜻한다.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은 로열티 비중이 낮은 대신 차액가맹금을 주요 수익원으로 삼아왔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 본사의 약 90%가 이를 통해 수익을 올리고 있다.
1심과 2심 재판부는 모두 가맹점주 측 손을 들어줬다. 2심 법원은 한국피자헛이 계약서에 근거 없이 차액가맹금을 수취한 점을 문제 삼아 약 210억원의 반환을 명령했다. 한국피자헛은 해당 판결 이후 자금 부담이 확대되며 지난해 11월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이번 대법원 확정 판결로,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차액가맹금은 부당이득에 해당한다’는 법적 판단이 사실상 정립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미 하급심 판결을 계기로 치킨·버거·커피 등 다양한 외식 브랜드를 상대로 유사 소송이 확산되고 있는 만큼, 추가 분쟁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외식업계에 따르면 현재 피자헛을 제외한 롯데슈퍼, bhc, 교촌치킨, 투썸플레이스, 두찜, 버거킹 등 총 16개 외식업체 가맹점주들이 차액가맹금 관련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번 판결이 향후 유사 사건의 기준 판례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차액가맹금 의존도가 높은 가맹본부일수록 수익성 악화와 계약 구조 재정비 부담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대형 프랜차이즈의 경우 차액가맹금이 전체 수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구조인 만큼, 로열티 중심의 정률제 모델로 전환 압박이 본격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프랜차이즈 외식업계 관계자는 “대법원이 계약서에 근거 없는 차액가맹금을 부당이득으로 판단한 만큼, 기존 계약 구조 전반에 대한 점검이 불가피해졌다”며 “이미 여러 브랜드에서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인 상황이라 업계 전반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로열티 중심으로 수익 구조가 바뀔 것 같진 않다”며 “이미 지난해를 기점으로 필수품목 제도 개선이 완료되면서 필수품목 공급가격 산정방식을 계약서에 적도록 의무화됐고 차액가맹금 수취 여부도 계약서에 들어가게 됐기 때문에 앞으로는 적시하고 받는 쪽으로 바뀔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이번 최종 패소에 따른 파급 효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로열티를 받거나 차액가맹금만을 수취해 왔더라도,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수익을 취한 경우 부당이득으로 판단될 수 있다는 법적 기준이 제시됐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피자헛 소송을 보고 업계가 난리가 난 것은 판결문에 거의 모든 프랜차이즈 업체가 영향을 받을 만한 문구가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며 “유사한 계약 구조를 운영해 온 다른 프랜차이즈 브랜드들로 소송이 확산돼 곡소리가 날 것으로 보인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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