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부 서민대출 2종으로 단순화…전 금융권 취급 확대
금리 부담 낮아졌지만 저축은행 리스크 관리 제한 우려
시중은행과 금리 경쟁 불가피…업계선 수익성 악화 우려
"마진 줄면 대출 늘릴수록 손해…연체 부담은 저축은행 몫"
ⓒ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정부가 보증부 대출 상품을 통합하고 금리를 낮추는 등 서민금융 지원 체계를 손질했다. 상품의 구조는 단순해졌지만, 저축은행 업권에는 부담이 커지고 있다
금리 상한 인하에 이어 시중은행과의 고객 경쟁까지 겹치며 수익성 악화와 리스크 관리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민금융진흥원은 지난 2일부터 지원 대상과 금리, 대출 한도, 취급 업권 등이 제각각이던 보증부 대출 상품을 두 가지로 통합했다.
구체적으로 기존 근로자햇살론과 햇살론뱅크는 '햇살론 일반보증'으로, 햇살론15와 최저신용자특례보증은 '햇살론 특례보증'으로 각각 재편됐다.
일반보증은 연소득 3500만원 이하이거나 신용평점 하위 20% 이내이면서 소득 4500만원 이하인 근로자·자영업자 등이 대상이다. 특례보증은 이 중 연소득 3500만원 이하이면서 신용하위 20%에 해당하는 취약차주를 지원한다.
대출 한도는 일반보증 최대 1500만원, 특례보증 최대 1000만원이다.
기존에는 업권별로 취급하는 정책서민금융 상품이 달라 이용에 불편이 있었지만, 이번 개편으로 두 상품 모두 전 금융업권에서 취급할 수 있게 됐다.
금리 부담도 낮아졌다. 햇살론 특례보증은 금리가 기존 연 15.9%에서 12.5%로 3.4%포인트(p) 인하됐다. 사회적 배려 대상자의 경우 연 9.9%의 우대금리가 적용된다.
햇살론 일반보증은 금융회사가 연 10% 범위 내에서 대출금리를 자율적으로 정하는 구조다. 여기에 최대 2.5%의 보증요율을 더하되, 합산 금리가 12.5%를 넘지 않도록 설계됐다.
다만, 이번 조치로 금리 상한이 시중은행과 사실상 동일해지면서 저축은행의 리스크 관리 여지가 축소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PF 부실과 연체율 상승으로 건전성 관리 부담이 큰 상황에서 금리 상한이 있는 정책대출 비중까지 늘어나며 수익성과 자산 건전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햇살론 상품 통합으로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이 동일한 고객군을 놓고 경쟁해야 하는 구조가 형성된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저축은행 업계는 정책금융 확대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시중은행보다 높은 조달금리와 충당금 부담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 연체 가능성이 높은 차주 비중까지 늘면 수익성이 빠르게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햇살론은 조달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최종 금리 상한을 넘지 않도록 설계된 상품"이라며 "금리 상한이 변경된 상황에서 향후 조달금리가 상승할 경우 역마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상품군이 하나로 통합돼 운영되는 만큼 시중은행과 고객군이 겹치는 문제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사실상 시중은행과 금리 경쟁을 해야 하는 구조"라며 "가계대출 규제 영향으로 신규 대출 여력이 제한된 상황에서 햇살론 외에 민간중금리대출에 대해서는 규제 예외가 적용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관계자도 "햇살론은 금리 상한이 정해진 정책금융 상품이라 마진이 제한적이다. 또한, 마진이 축소되는 상황이 생기면 대출을 내줄 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라며 "또한 100% 보증 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연체가 발생하면 그 부담은 온전히 저축은행이 떠안게 된다. 연체율 상승은 곧 충당금 부담 증가와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햇살론 통합과 금리 상한이 조정되면서, 저축은행들은 더 낮은 마진으로 더 정교한 대출을 해야 하는 숙제가 생긴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금리 제한으로 수익 구조를 재점검해야 할 뿐 아니라, 낮아진 금리만큼 리스크를 감당할 여력도 줄어 실제 상환 의지가 높은 차주를 가려내는 심사 고도화가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아울러 "서민금융 지원 활성화 취지와 별개로,대위변제율에 대한 책임이 전적으로 출연금을 부담하는 금융업권에만 전가되는 구조는 합리적이지 않다"며 "서금원의 신용평가모형(CSS) 내부 전략을 고도화해 대위변제율을 낮추고, 중저신용자도 시중은행을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서민과 금융업권 모두의 건전성이 함께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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