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폼 전성시대 속 '보컬 챌린지'가 흔든 음원 홍보 공식 [D:가요 뷰]

전지원 기자 (jiwonline@dailian.co.kr)

입력 2026.02.12 08:58  수정 2026.02.12 09:07

세븐틴부터 십센치까지…숏폼 맞춤 안무 제작 아닌 강점 살린 챌린지로 유행 주도

틱톡, 유튜브 쇼츠, 인스타 릴스 등 숏폼 플랫폼이 음원 소비의 주요 창구로 자리 잡으면서 음악을 소비하는 방식 역시 달라졌다. 풀버전 음원을 먼저 듣기보다 짧은 영상 속 일부 구간으로 곡을 접하는 환경이 기본값이 된 가운데, 음원 홍보 방식 역시 안무 챌린지 하나로는 설명되지 않는 변화의 국면에 들어섰다.


'블루' 보컬 챌린지를 올린 아티스들. ⓒ세븐틴 유튜브 계정

가요계에 따르면 최근 음원 홍보 전략은 숏폼 소비 환경을 전제로 하되 아티스트 특성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분화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방식은 안무 챌린지다. 따라 하기 쉬운 동작을 중심으로 한 챌린지는 참여와 확산을 동시에 노릴 수 있는 수단으로 자리 잡았고, 아이돌들은 서로의 안무를 품앗이하거나 틱톡에서 유행하는 쇼츠 포맷을 차용하며 숏폼에 적극적으로 적응했다. 일정 기간 동안 챌린지 중심 홍보는 하나의 공식처럼 작동했다.


그러나 요즘 들어 이 공식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눈에 띄는 변화는 이른바 '보컬 챌린지' 등장이다. 이는 숏폼 유행에 맞춰 노래나 안무를 새로 만들어내는 방식과는 결이 다르다. 세븐틴 메인보컬 승관과 도겸 유닛, 밴드 십센치, 걸그룹 아일릿 등의 사례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음원 풀버전을 단순히 잘라 올리는 방식이 아니라 곡의 하이라이트 구간과 보컬의 매력이 가장 잘 드러나는 부분을 중심으로 숏폼 전용 콘텐츠를 별도로 구성한다는 점이다.


승관과 도겸 유닛은 지난달 12일 첫 번째 미니앨범 '소야곡'을 내고 타이틀곡 '블루'(Blue)를 발매했다. 이들은 홍보를 위한 챌린지에 안무나 동작을 추가로 만들지 않고 약 1분 내외 분량의 보컬 챌린지를 중심으로 숏폼 홍보를 전개했다. 춤을 따라 하게 만드는 구조 대신 노래를 직접 부르는 행위 자체를 참여 포인트로 설정했고, 보컬 솔로 아티스트부터 아이돌 보컬 멤버들과의 협업을 통해 숏폼 콘텐츠를 확장했다. 유닛의 특색을 숏폼에서 그대로 드러내는 전략이다.


십센치도 지난해 '너에게 닿기를' 역주행 과정에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풀버전 커버곡을 잘라서 숏폼에 올리는 것이 아닌 세로 비율에 맞춘 밴드 구성과 보컬 중심 숏폼 콘텐츠를 제작했고 보이넥스트도어 태산, 투어스 영재 등 아이돌 보컬 멤버들을 초대해 노래를 부르게 하는 방식으로 확산을 유도했다. 춤이나 상황 설정 없이 멜로디와 보컬에 집중한 숏폼 콘텐츠가 자연스럽게 공유되며 십센치의 다른 곡 인지도까지 더욱 끌어올렸다.


아일릿 경우 기존 퍼포먼스 중심 전략을 유지하면서도 '낫 큐트 애니모어'(Not Cute Anymore) 등에서 아티스트 협업형 보컬 숏폼 콘텐츠를 병행했다. 특정 동작을 따라 하게 하는 챌린지 대신, 곡의 핵심 멜로디와 음색이 드러나는 구간을 중심으로 다양한 아티스트가 참여하는 방식이다. 보컬 챌린지와 함께 안무 챌린지, 틱톡용 리믹스 음원을 모두 적극 활용하며 적극적으로 홍보했고 결국 '낫 큐트 애니모어'는 음원 차트 역주행에 성공해 연초 다시 음악방송에 '소환'당하기도 했다.


이는 숏폼이 음악을 압도해 분량을 줄이거나 숏폼 챌린지 구간을 의도적으로 넣는 '주객전도' 현상을 그대로 따르기보다, 숏폼이 주류가 된 환경 속에서 음악의 중심을 어떻게 지켜낼 것인가에 대한 재조정 과정으로 읽힌다. 물론 숏폼 친화적 설계는 이제 필수가 됐지만 챌린지가 노래 자체를 대체하지 않도록 균형을 고민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점에서 향후 음원 홍보 전략의 방향성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숏폼은 이제 피할 수 없는 환경이 됐다. 관건은 숏폼 내 알고리즘을 타기 위한 음악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숏폼을 거쳐서도 오래 남을 음악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에 있다. 보컬 챌린지는 그 고민에 대한 하나의 해답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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