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이온 유기분자 사이 건너며 이동
얼음 전해질의 이온 전달 경로와 수지상 억제 효과.ⓒUN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에너지화학공학과 송현곤 교수와 KAIST 신소재공학과 서동화 교수팀이 상용 전해질의 유기용매인 에틸렌 카보네이트로 얼음 전해질을 만들고, 이 전해질에서 리튬 이온의 전달 원리를 규명해냈다고 24일 밝혔다.
배터리의 전해질은 유기 용매에 리튬염이 녹아 있는 형태다. 리튬이온이 이 전해질을 통과해 음극과 양극을 오가며 배터리 충방전이 일어나게 된다.
상용 용매인 에틸렌 카보네이트는 어는점이 37℃라서, 상온(약 25℃)에서는 굳어 있는 얼음 상태다.
통상적으로는 어는점을 낮추는 다른 물질과 섞어서 쓰는데 이번 실험에서는 리튬염만을 소량 첨가해 얼음 상태를 유지하게 설계했다.
실험결과 얼음 전해질의 이온 전도도는 약 0.64 mS/cm, 리튬 이온 전달수는 0.8을 기록했다. 이는 별도로 개발된 고체 전해질과 유사한 수치다.
또 이 전해질을 리튬금속배터리에 적용했을 때 상온에서 400회 이상 충·방전을 반복해도 내부 단락 없이 안정적으로 작동했다.
리튬금속배터리는 상용 배터리보다 최대 50% 더 많은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차세대 배터리지만, 음극인 리튬금속과 액체 전해질 간의 반응성이 큰 탓에 상용화를 위해서는 별도 고체 전해질 개발이 필수로 여겨지는 배터리다.
연구팀은 얼음 전해질이 고체 전해질 수준의 리튬 이온 성능과 배터리 작동 성능을 보이는 이유도 밝혀냈다.
분석에 따르면 얼음 전해질에서는 용매 분자가 고정된 채 리튬 양이온만 이웃한 용매 분자의 산소 원자를 따라 이동하게 된다. 산소 원자를 징검다리 삼아 빠르게 건너뛰는 호핑(hopping) 방식이다.
또 얼음 속에서는 용매와 불필요한 음이온의 움직임은 억제돼 부반응이 감소하고, 얼음이 물리적으로 수지상을 눌러버리는 덕분에 리튬금속 배터리 용량의 급격한 감소와 단락을 막을 수 있다.
리튬전극 표면에 돋아나는 뾰족한 수지상은 분리막을 관통해 배터리 단락을 일으키는 원인이다.
송현곤 교수는 “보통 고체 전해질은 딱딱한 무기물이나 특수한 고분자로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번 연구는 전해질 용매 분자들끼리 살짝 엉겨 붙은 ‘얼음’ 같은 구조에서도 이온이 충분히 잘 이동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며 “상용화가 가능한 현실적인 온도에서 작동할 수 있는 녹는점이 더 높은 유기 용매 조합을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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