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은 소각, 감독은 자본 확충…보험사 셈법 ‘복잡’

김민환 기자 (kol1282@dailian.co.kr)

입력 2026.02.27 07:03  수정 2026.02.27 07:03

본회의 통과로 자사주 1년 내 소각 원칙

IFRS17 체제서 자본총계 감소…킥스 하락 압력

생보 준비금 부담·손보 업황 변수도 고려

자사주 의무소각을 담은 3차 상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보험업계의 주주환원과 자본 관리 방안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자사주 의무소각을 담은 3차 상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보험업계의 주주환원과 자본 관리 방안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주주환원 확대 기대가 커지는 동시에, 건전성 규제 기조와 맞물리며 보험사들의 셈법이 복잡해지는 모습이다.


27일 국회에 따르면 최근 본회의에서 자사주 취득 후 1년 이내 소각을 원칙으로 하는 상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가결됐다. 기존 보유 자사주도 법 시행 후 일정 기간 내 정리 대상에 포함된다.


보험업은 장기 보험료 수입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업종이다.


지급여력(K-ICS·킥스)비율 등 건전성 지표를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해야 하는 특성상 이익을 자본으로 축적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 결과 자사주를 상당 규모 보유한 사례도 적지 않다.


그간 보험주는 대표적인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업종으로 꼽혀왔다. 자본 규모에 비해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이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배경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사주 소각이 의무화되면 유통 주식 수 감소를 통한 주당 가치 상승 기대가 부각되며 저평가 해소 기대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자사주 비중이 10%를 넘는 상장 보험사로는 미래에셋생명(26.3%), DB손해보험(15.5%), 한화생명(13.5%), 삼성화재(13.4%), 현대해상(12.3%), 삼성생명(10.2%) 등이 있다.


다만 보험사 입장에서는 단순한 주주환원 확대 이슈로만 보기 어렵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체제에서 자사주 소각은 자본총계 감소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킥스 비율 하락 압력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용자본의 기초가 되는 자본이 줄어들 경우 별도의 확충이 없으면 건전성 관리에 부담이 생길 수 있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기본자본 킥스 비율 권고치(80%)와 적기시정조치 기준(50%) 도입을 예고하며 자본 관리 강도를 높이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상법은 소각을 통해 주주환원을 밀어붙이는 반면, 감독 기조는 자본을 더 두텁게 유지하라는 방향으로 강화되고 있다.


생명보험사의 부담은 상대적으로 크다. 저축성보험과 종신보험 비중이 높아 해약환급금 적립 부담이 상당하고, 배당 가능 이익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손해보험사 역시 실손보험 손해율 상승과 자동차보험 손익 둔화 등 업황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어 공격적인 자사주 소각과 건전성 관리를 동시에 추진하기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주주환원 확대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건전성 규제와의 균형도 함께 고려돼야 한다”며 “상법 개정과 감독 규제가 충돌하지 않도록 제도 간 조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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