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모 심리에 예탁금·빚투 규모 ‘역대 최고치’
올해 37% 오른 코스피…수익률 노린 투자자↑
지정학 리스크에도…업계 “우상향 추세 굳건”
“예적금·부동산→증시 자금 이동 계속될 것”
올해 코스피 강세가 계속되면서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쏠리는 ‘머니무브’가 가속화하고 있다. 장기적 측면에서 코스피의 우상향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머니무브 움직임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AI 이미지
국내 증시가 ‘육천피(코스피 6000)’ 시대를 개막한 가운데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머니무브’ 현상이 본격화되고 있다.
당분간 미국·이란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국내 증시의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수 있으나, 국내 증시의 우상향 추세에는 변함이 없는 만큼 자금 이동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118조748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인 12월 31일(87조8291억원)과 비교하면 약 35.2% 급증한 수준이다.
앞서 투자자 예탁금은 올해 1월 27일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한 뒤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26일에는 역대 최고치(119조4832억원)을 기록했다.
투자자 예탁금은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 증권사 등에 맡기거나 주식을 팔고서 찾지 않은 자금으로 언제든 증시에 투입될 수 있는 대기성 자금 성격이 짙다.
이에 투자자 예탁금 증가는 주식 매수세 강화 가능성을 높인다.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도 커지고 있다. 빚투의 척도인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달 27일 기준 32조6690억원으로, 1월 29일 30조원을 넘어선 뒤 줄곧 30조원 규모를 웃돌고 있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들이 증권사에 돈을 빌려 주식을 산 뒤 갚지 않고 남은 자금을 의미한다.
신용거래융자 잔고 규모가 늘어난다는 것은 투자를 위해 빚을 내는 사람들이 증가한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처럼 투자자 예탁금과 신용거래융자가 증가하는 배경으로는 국내 증시의 강세가 꼽힌다.
올해 들어 코스피는 무려 37.4% 급등했으며, 지난달 25일 ‘육천피 시대’를 열었다.
이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현상이 번진 모습이다.
포모 증후군은 타인에게 느끼는 시기심과 질투심, 불안감 등에서 비롯돼 우리말로는 ‘소외불안 증후군’으로 불린다.
국내 증시 활황에 투자 열풍이 뜨거워지면서 투자자들이 빚투를 감행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주식 활동계좌가 꾸준히 늘어나는 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내 주식거래 활동계좌 수는 지난달 24일 기준 1억180만3688개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 인구가 약 5100만명임을 감안하면 1인당 2개의 주식 계좌를 보유한 셈이다.
이전에는 원금 손실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은행 예적금을 선호하는 투자자들이 많았으나, 국내 증시 훈풍에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주식시장에 자금이 향하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스피의 기록적인 랠리에 전 국민이 주식에 관심을 가지는 상황이 됐다”며 “은행에 묵여있던 예금이 증시에 투입되면서 코스피 랠리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25일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에서 열린 ‘코스피 6000 돌파’ 기념 행사에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이억원 금융위원장 등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업계에서는 국내 증시의 최고치 랠리가 계속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주말 벌어진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나, 이번 전쟁이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이 단기적·제한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란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로 단기 변동성은 감안하되, 이번 사태를 확대 해석하거나 과도한 공포심리에 사로잡히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장기적 측면에서 국내 증권사와 해외 주요 투자은행(IB)들이 제시하는 코스피 상단은 거듭 높아지고 있다.
가장 높은 상단을 제시한 곳은 유안타증권과 일본계 투자은행 노무라금융투자다.
반도체 슈퍼 사이클과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정책 모멘텀에 따른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맞물릴 경우 ‘코스피 8000선’ 도달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에 은행 예적금과 부동산에서 주식시장으로 ‘머니무브’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게 업계 진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동발 리스크로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커지면서 코스피가 약세를 보였지만 올해 연출된 상승장은 기업들의 이익 성장을 기반으로 한 펀더멘털(기초체력) 장세”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이 집까지 내놓으며 주식 투자에 나서는 등 자본시장을 정상화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드러내고 있다”며 “정책 모멘텀과 유동성을 고려하면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쏠리는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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