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성 대체육 넘어 배양육, 차세대 단백질로 주목
싱가포르·미국 판매 승인…해외는 상용화 ‘초읽기’
대상·풀무원·CJ 투자 확대…국내 기업도 기술 확보 경쟁
가격·규제·소비자 인식 ‘삼중 과제’…시장 형성은 아직
배양육 우육 시제품 이미지ⓒ스페이스에프
최근 지속 가능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미래형 고기’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해외 뿐 아니라 국내 식품기업들도 대체육을 둘러싼 연구와 투자 움직임이 확대하는 등 관련 제품 생산과 연구개발(R&D)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현재 지속 가능한 단백질을 둘러싼 관심은 식물성 대체육을 넘어 배양육으로까지 확장된 상황이다. 콩 등 식물성 원료로 고기의 맛과 식감을 구현한 제품은 이미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시중에 다수 출시되며 시장 안착을 시도하고 있다.
다만 국내의 경우 배양육은 높은 생산 비용과 대량 생산 기술의 한계, 각국의 인허가 절차 등 복합적인 문턱에 가로 막혀 상업적 확산 단계에는 아직 이르지 못했다. 기술 개발 속도와 별개로 가격 경쟁력 확보와 안전성 검증, 제도 정비 등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식물성 대체육은 대두, 밀 글루텐 같은 식물 추출 단백질로 일반 육류의 맛과 영양, 색깔을 재현해서 만든다. 높은 단백질 함량, 높은 안전성에 생산 비용이 낮다는 장점이 있지만 기존 육류의 맛과 조직감을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
반면 배양육은 생명공학 기술로 소나 돼지로부터 줄기세포를 채취해 배양시킨 뒤 식품 조미소재 등을 조합해 만든다. 식물성 대체육보다 생산 자원이 적게 들고 고기와의 맛 유사성이 매우 높아 미래 단백질 공급원으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배양육은 일반 육류에 비해 토양 사용량과 온실가스 배출량, 물 소비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친환경 기술로 평가받는다. 동물복지에 기여해 공장식 도축에 따른 비윤리적 문제도 해소할 수 있다는 이점이 크다.
실제로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전 세계 축산 공급망이 인위적 온실가스 배출의 약 14.5%를 차지한다고 추정하고 있다. 환경 부담을 낮추면서 단백질 수요 증가에 대응할 수 있는 대안으로 배양육이 부상한 배경이다.
국내 식품업계는 배양육을 양산하기 위해 총력을 쏟고 있다. 시장 규모는 작지만, 무한한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건강 뿐 아니라 환경, 지속 가능한 미래 등을 고려한 가치 소비 트렌드가 급부상 하고 있는 데다, 윤리적 소비 등이 맞물리면 제품 출시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더불어 다변화하는 소비자의 욕구와 기호를 반영하는 것 자체가 경쟁력이 되는 시대가 됐다는 점에서도 연구·개발에 매진하는 분위기다.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제품이 어떤 가치가 담겨있는지 전달하는 과정은 이제 기업들에게 핵심요소가 됐다.
국내 식품업계 관계자는 “배양육은 아직 상용화까지 넘어야 할 기술적·제도적 과제가 많지만, 장기적으로는 단백질 공급 구조를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분야”라며 “지금은 시장 선점을 위한 기술 확보와 연구개발 단계로 보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세포배양 해산물 기술로 만든 참다랑어 예시 초밥 이미지.ⓒ풀무원
이미 해외의 경우에는 ‘배양육’의 상용화 초읽기에 들어갔다. 싱가포르는 2020년 세계 최초로 배양 닭고기 판매를 승인했고, 미국도 2023년 관련 제품의 판매를 허용했다. 이스라엘 역시 배양 소고기에 대해 안전성 판단을 내린 바 있다.
국내에서도 K-배양육 상용화에 속도를 내는 기업들이 있다. 일례로 대상은 배양육 대량생산을 위한 배지 제조 설비 및 대량 배양 설비를 도입하고 배양 공정을 확립, 추후 배양육을 제품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풀무원은 배양육 개발기업 ‘심플플래닛’에 전략적 투자를 진행해 세포배양 소재의 생산성과 가격 경쟁력 확보를 목표로 관련 기술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배양 세포는 닭, 소 등 축산 유래 세포를 대상으로 하며, 대량 생산 체계 구축을 위해 2025년 파일럿 플랜트를 구축했다. 올해는 GMP(제조품질관리기준) 설비 인증을 추진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직접 제품을 개발하기 보다는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지난 2022년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세포배양기업 케이셀에 투자했다. 앞서 2021년에는 이스라엘 기업 알레프 팜스, 싱가포르 시오크미트에 지분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다만 세포배양식품의 본격적인 상용화를 위해서는 대량생산 체계 구축을 통한 경제성과 안전성 확보, 맛·풍미·식감 등에 있어 기존 육류와 차이를 줄이는 것 등이 과제로 남았다. 이와 더불어 소비자가 안전한 먹거리로 인식할 수 있도록 신뢰감을 쌓아야 한다.
또한 국내 배양육 시장은 현재 규모가 작고, 문화 형성 초기 단계란 점에서 다양한 한계가 뒤따른다. 국내 시장은 배양육 식품 연구 역사가 짧아 해외 대비 기술력이 다소 떨어진다.
이런 가운데 ‘실험실 고기’라는 인식에서 비롯된 소비자 거부감과 환경 효과에 대한 검증 필요성까지 더해지면서 실제 시장 형성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가장 큰 문제는 관련법 부재로 인해 제품을 만드는 기준이 제각각 이라는 점이다. 배양육 관련법이나 식품 인허가 체계가 없어서 생산·판매가 불가능하다. 제한적으로 시식만 할 수 있다. 더불어 생산 비용이 턱없이 높다는 것도 함께 넘어야 할 산으로 관측된다.
이해 관계에 따른 허들도 높다. 예컨대 축산농가나 시민단체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축산업계는 배양육 시장이 커지면 고기 소비가 줄 수 있는 만큼 우선 표시기준을 문제삼을 공산이 크다. 이제 막 싹이 튼 대체육이 ‘육류 코너’에서 판매되는 것을 반대할 수 있다.
다만 먼 미래에는 배양육 개발이 도축의 대체재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확장 가능성이 무한하다고 업계는 바라보고 있다. 국내 기술기업이 글로벌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정부가 하루빨리 안정성 판단 기준과 관련법, 인허가 체계를 마련해줘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린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현재 원천기술 개발단계인 배양육 산업은 바이오테크 기술 진보로 초기 기술혁신 기업이 글로벌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는 만큼, 국가 차원의 지원과 ‘배양육 산업화’를 위한 규제·관리방안 마련이 뒷받침 돼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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