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시장도 ‘양극화’…급매 늘어난 강남 매력 ‘뚝’, 중저가로 ‘쏠림’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입력 2026.03.12 07:00  수정 2026.03.12 07:00

양도세 중과·보유세 강화 우려 등 고가아파트 관심↓

비교적 대출 문턱 낮은 15억 이하 경매물건에 응찰자 집중

“하반기 매물잠김 본격화…수요 늘고 경쟁 더 치열해질 듯”

ⓒ데일리안DB

정부의 다주택자 압박이 계속되면서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에서도 온도 차가 감지된다. 급매가 늘어나고 집값 조정 우려 등이 이어지면서 강남3구 등 서울 핵심지 낙찰가율은 크게 떨어진 반면 실수요자 접근성이 비교적 수월한 중저가 단지로는 수요자들의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12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97건으로 한 달 전(174건) 대비 약 44% 줄었다. 낙찰률은 45.4%로 한 달 전보다 1.1%포인트(p) 소폭 올랐지만 낙찰가율은 101.7%로 한 달 전 대비 6.1%p 하락하며 전국에서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연일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 강화 가능성이 거론되며 매물 증가와 가격 조정 우려로 매수세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강남3구의 조정 흐름이 두드러졌다. 송파구는 한 달 전보다 낙찰가율이 15.8%p 빠졌고 같은기간 강남구는 14.8%p, 서초구는 8.5%p 각각 떨어졌다.


반면 마포구와 성동구 등 강남권 인접 지역은 상대적으로 대출 규제 영향이 적은 15억원 이하 아파트에 응찰자가 집중되며 평균 경쟁률을 끌어올렸다.


지난달 응찰자 수가 가장 많았던 물건은 성동구 응봉동 소재 금호현대 전용 60㎡로 44명이 몰렸다. 해당 물건은 감정가 9억3000만원 대비 165.2% 높은 15억3619만원에 낙찰됐다.


마포구 상암동 일원 상암월드컵파크12단지 전용 114㎡ 물건에는 37명이 응찰했다. 해당 물건은 감정가 13억9000만원의 86.1%인 11억9611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동작구 사당동 관악푸르지오 전용 84㎡는 22명의 응찰자가 몰렸는데 감정가 9억5300만원의 127.7%인 12억1684만원에 낙찰됐다.


감정가가 지난해 4월 기준으로 시세 대비 저렴하게 책정되면서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크게 집중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경매에서 낙찰받은 물건은 토지거래허가구역임에도 불구하고 실거주 의무가 없어 갭투자가 가능해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있었다.


하지만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와 하반기 보유세 강화 우려 등이 맞물리면서 강남권 일대 급매가 늘어나고 가격이 조정을 받으면서 투자수요가 관망세로 돌아선 것도 한 몫했다.


전문가들은 오는 5월 9일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시점에 맞춰 매매시장 매물 잠김이 본격화하면 경매시장으로 유입되는 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본다. 현금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실수요자 중심으로 시장이 움직이는 동시에 아파트 경매물건에 대한 희소가치도 더 부각될 수 있단 견해다.


이현정 이현정경매 대표는 “지난해부터 경매시장으로 실수요자의 유입이 늘었는데 특히 서울·경기권 물건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며 “최근에는 서울 아파트값이 계속 오르면서 감정가가 많이 저렴해졌다고 느낄 만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은 이미 투자수요가 못 들어오는 시장이 됐고 5월 9일을 기점으로 매매시장 매물이 잠기게 되면 경매밖에 방법이 없다는 인식이 확산해 물건 자체가 귀해질 것”이라며 “문제는 경매시장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전세사기 여파로 인한 비아파트 물건이어서 아파트 물건은 입지에 따라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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