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식전극 공정·CTP 솔루션으로 제조원가 절감… LFP 상용화 경쟁력 강화
500Wh/L급 LFP 파우치 셀 첫 공개… 화재 30분 전 조기 감지
국내 ESS 중앙계약 50% 낙찰·美 플랫아이언 수주 발판… 올해 글로벌 20GWh 목표
SK온이 '인터배터리 2026' 전시관에서 주요 배터리 기술과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SK온이 12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6'에서 건식 전극 공정과 셀투팩(CTP) 솔루션을 앞세워 배터리 제조 비용을 낮추는 기술 전략을 공개했다. 고에너지밀도 LFP 배터리와 화재 조기 감지 기술까지 결합해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SK온은 국내 ESS 중앙계약시장 절반 이상을 수주한 성과를 발판으로 올해 글로벌 ESS 수주 20GWh 확보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건식전극·CTP로 공정 혁신…"모듈 없애고 비용 낮춘다"
관람객들이 '인터배터리 2026' SK온 전시관에서 배터리 기술 설명을 듣고 있다.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SK온은 이번 전시에서 배터리 제조 혁신의 핵심인 '건식 전극 공정' 기술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 공정은 전극 제조 과정에서 액체 용매를 사용하지 않고 고체 파우더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기존 습식 공정의 필수 단계였던 건조 과정을 생략할 수 있어 공정 시간과 에너지 소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습식 공정은 전극이 두꺼워질수록 건조해야 할 용매 양이 늘어 건조 시간이 길어지고, 과건조로 인한 크랙 발생이나 바인더 이동 등 제조 리스크가 커진다. 반면 건식 공정은 이러한 리스크를 낮추면서도 고로딩 전극 제작을 통해 단위 면적당 에너지 저장량을 높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SK온은 ESS용 LFP 배터리에 건식 전극 공정을 적용해 제조 원가 절감에 나설 계획이다. LFP는 전극 입자 크기가 NCM 계열보다 약 10배 작아 건식 공정 적용이 까다로운 소재로 알려져 있다. 이런 기술적 난도를 극복해 ESS 시장에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소재 설계부터 장비, 공정 기술을 통합 관리하는 R&D를 진행 중이며, 상용화 시 ESS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인터배터리 2026' SK온 전시관에 셀투팩(CTP) 배터리 구조가 전시돼 있다.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포트폴리오 확장 측면에서는 셀과 팩을 통합한 'CTP(Cell-to-Pack) 솔루션'을 처음 공개했다. 공개되는 CTP 패키지는 ▲파우치 CTP ▲파우치 통합 각형 팩 ▲대면적 냉각기술(LSC) CTP 3종과 셀-모듈-팩 구조의 CMP 패키지 1종이다.
파우치 CTP는 모듈 단계를 생략해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제조 원가를 낮춘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팩 단위 제품 검증을 완료했으며 2027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올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파일럿 라인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SK온 관계자는 "건식 전극 공정과 CTP 통합 패키지 솔루션은 상용화에 성공하면 원가를 대폭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차별화된 기술 기반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원가 경쟁력 강화와 함께 SK온이 내세운 ESS 시장 공략을 위한 핵심 병기는 500Wh/L급 LFP 파우치형 배터리 셀이다. 고로딩 설계와 셀 치수 극대화 기술을 적용해 기존 LFP 대비 에너지 밀도를 최대 19% 향상시켰다. 이를 통해 ESS 시스템 구축 시 초기 투자비를 약 10% 절감할 수 있는 경제성을 확보했다.
안전성 부문에서는 업계 최초로 '전기화학 임피던스 분광법(EIS)' 기반의 조기 진단 기술을 도입했다. 미세 전기 신호를 분석해 화재 발생 약 30분 전 위험 신호를 감지하는 기술로, 침지식 진압 시스템과 결합해 다층 안전망을 구축했다.
'인터배터리 2026' SK온 전시관에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스템이 전시돼 있다.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SK온의 이러한 기술적 성과는 구체적인 수주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월 발표된 제2차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에서 SK온은 전체 물량 565MW 중 절반이 넘는 284MW(50.3%)를 낙찰받았다. 7개 사업지 중 3곳에 배터리를 공급하게 됐다.
이번 낙찰 배경에는 기술력뿐 아니라 '국내 산업 기여도'가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SK온은 서산공장의 3GWh 규모 라인을 ESS 전용으로 전환하고, 양극재와 분리막, 전해액 등 주요 부품에 국산 소재를 적극 활용하는 전략을 펼쳤다. 이러한 공급망 국산화 노력이 시장 점유율 확대로 연결된 것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미국 재생에너지 기업 플랫아이언 에너지와 1GWh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2030년까지 최대 6.2GWh 규모 프로젝트에 대한 우선 협상권을 확보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현재 북미 지역 다수의 ESS 고객과 추가 공급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온은 이를 기반으로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총 20GWh의 ESS 수주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SK온 관계자는 "AI 확산과 재생에너지 확대가 맞물리며 ESS는 전력망 안정화의 핵심 인프라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며 "고에너지밀도 LFP 배터리와 화재 안전성을 높인 통합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장기 성장 기반을 확실히 다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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