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스러진 박지성·이청용…카이저소제급 반전카드?


입력 2012.04.27 08:27 수정         이충민 객원기자 (robingibb@dailian.co.kr)

퍼거슨, 박지성 맨시티전 비밀병기로 기용?

이청용, 팀 강등권 탈출 싸움에 활력?

맨유 라이언 긱스와 볼 경합 중인 볼턴 이청용.

국내 축구팬들이 희대의 명작 <유주얼 서스펙트>에 버금가는 충격적 반전을 기대하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알렉스 퍼거슨 감독과 볼턴 원더러스 오언 코일 감독이 각각 박지성과 이청용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두 팀은 각각 ‘2011-12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우승과 강등권 탈출을 위해 히든카드를 꺼내야 할 시점에 도달했다.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맨유는 다음달 1일 사실상 리그 우승을 판가름할 2위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있다. 현지에서는 최근 7경기 연속 결장한 박지성이 ‘맨체스터 더비’에도 선발 출전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실전 감각이 떨어진 박지성을 선발로 기용하기 보다는 교체명단에 넣는 게 안정적이라는 것.

그러나 ‘백발여우’ 퍼거슨 감독은 이 점을 역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퍼거슨 감독은 그 누구보다 ‘변칙적인 수’를 통해 톡톡히 재미를 봤다. 경기 전 기자회견에 대동한 선수를 교체명단에서도 제외하는 등 상대를 골탕 먹이는데 일가견이 있다.

한 예로 박지성은 지난해 10월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국립경기장서 열린 오텔룰 갈라치(루마니아)와의 ‘2011-12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C조 3차전에서 교체명단에도 오르지 못했다. 당시 퍼거슨 감독은 하루 전 열린 기자회견에서 선수단 대표로 박지성을 옆자리에 앉혔다. 박지성 결장에 많은 이들이 놀랐다.

맨유는 지난해 10월 프리미어리그 9라운드 맨시티와의 홈경기에서 발로텔리와 아게로, 제코, 실바 등에게 연속골을 얻어맞고 1-6 참패했다. 당시 맨유는 미드필더들의 1차 저지선이 견고하지 못했다. 안데르손은 플래처와 전혀 호흡이 맞지 않았다. 공격 가담과 협력 수비의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실바는 이런 약점을 찌르며 단숨에 맨유 전방까지 무혈입성, 발로텔리 연속골을 도왔다. 당시 경기를 복기해도 박지성은 맨시티전에 꼭 필요하다.

볼턴은 강등권 탈출을 위해 이청용 히든카드를 조심스럽게 꺼내들었다. 이 또한 현지 전문가들의 예상을 깬 깜짝 카드다. 지난해 7월 정강이뼈 골절 중상을 입고 전력에서 이탈했던 이청용의 재활기간은 최소 1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였고, 최근까지도 ‘부상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는 설이 파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단 내에선 이청용의 완전한 재활을 도우며 차근차근 막판 반격을 준비했다. 최근 이청용 몸 컨디션은 좋다. 코일 감독은 지난 20일 볼턴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소속팀 의료진과 재활 훈련을 완벽히 소화해냈다”며 리저브 매치 출전 소식과 함께 복귀가 임박했음을 뒤늦게 알렸다.

볼턴은 10승3무21패(승점33)로 18위에 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18~20위 세 팀이 강등된다. 하지만 16위 퀸스 파크레인저스와 17위 위건 애슬레틱(이상 승점34)와의 승점 차는 1이다. 볼턴이 두 팀 보다 1경기 덜 치른 만큼, 강등권 탈출을 놓고 막판 혼전을 예상한다.

리그 4경기를 남겨둔 중요한 시점에 이청용이 합류한다면, 볼턴은 변화무쌍한 카멜레온 전술을 구사할 수 있다. 이청용 발끝에서 시작하는 정교한 패스워크를 바탕으로 롱볼과 숏패스의 짜임새 있는 조화를 기대할 수 있다. 볼턴은 28일 선더랜드, 내달 3일 토트넘, 6일 웨스트 브롬위치, 13일 스토크시티를 상대한다. 코일 감독은 “빠르면 선덜랜드전에 출전할 것”이라며 기대를 감추지 못했다.

이청용은 마치 ‘유주얼 서스펙트’의 마지막 장면처럼 누구도 예상치 못한 순간 목발을 집어 던졌다. 오랜 공백을 깬 그가 강등위기에 몰린 팀을 구원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데일리안 스포츠 = 이충민 객원기자]

[관련기사]

☞ 중차대 맨시티전 ‘박지성 카드’ 긁을까

이충민 기자 (robingibb@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이충민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