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27년' 퍼거슨, 갑작스런 은퇴 배경은…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3.05.09 11:49  수정

고령에도 흔들림 없는 리더십 ‘은퇴 충격’

우승컵 탈환과 세대교체 발판 성공 명분

퍼거슨 감독은 맨유 지휘봉을 잡은 이래 27년간 끊임없는 내부 혁신과 경쟁 체제를 통해 장기집권의 초석을 마련했다.

이 시대 최고의 명장 중 하나로 꼽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알렉스 퍼거슨 감독(72)의 갑작스러운 은퇴 발표에 세계 축구계가 놀랐다.

퍼거슨 감독은 8일 오후(한국시각) 구단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가장 강한 시기에 팀을 떠나기로 했다. 맨유를 떠나 이사와 홍보대사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면서 ”지지해준 가족과 맨유 팬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은퇴 소감을 전했다.

은퇴 후 맨유 이사진에 합류할 퍼거슨 감독은 오는 18일 웨스트브롬위치 앨비언과의 ‘2012-13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최종라운드에서 고별전을 치른다.

외부에서 보기에 퍼거슨 감독의 은퇴는 갑작스럽다. 영국 현지에서도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퍼거슨 감독은 올 시즌 맨유의 20번째 우승을 이끌며 칠순의 고령에도 여전히 뛰어난 리더십을 과시해왔다.

물론 은퇴설은 수년째 꾸준히 나오고 있었지만 퍼거슨 감독이 여전한 건강과 열정을 자랑하고 있었고, 이미 올 시즌에도 몇 차례나 은퇴 가능성을 일축하는 발언을 해 당분간 맨유 사령탑으로 건재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오래 전부터 퍼거슨 감독이 꾸준히 은퇴시기를 고민하고 저울질했다는 분석이다. 퍼거슨 감독은 2000년대 초반에도 은퇴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이후 팀 분위기가 흔들리자 발언을 철회한 바 있다. 당시 경험에서 교훈을 얻은 퍼거슨 감독은 이후 자신의 은퇴에 대해 공식적인 언급을 되도록 삼갔다.

퍼거슨 감독의 올 시즌 목표는 지난 시즌 맨시티에 빼앗긴 우승컵을 가져오는 것과 세대교체였다. 퍼거슨 감독은 맨유 지휘봉을 잡은 이래 27년간 끊임없는 내부 혁신과 경쟁 체제를 통해 장기집권의 초석을 마련했다.

올 시즌 맨유는 라이벌 첼시나 맨시티에 비해 활발한 전력보강을 이루지 못했고, 상대적으로 불안정한 스쿼드에도 압도적인 승점으로 조기 우승을 확정지었다. 적지 않은 선수들이 부상과 슬럼프에 허덕였지만 젊은 선수들의 성장과 베테랑 선수들의 조화를 통해 안정적인 세대교체의 초석을 닦았다는 것은 퍼거슨 감독이 올 시즌 우승보다 더 자부하는 성과다.

퍼거슨 감독은 올 시즌 우승으로 지난 시즌 맨시티에 막판 우승컵을 빼앗긴 아쉬움을 떨쳐냈고, 향후 몇 년간 꾸준히 상위권 전력을 기약할 수 있는 선수단을 구축했다.

중앙 미드필드진 보강 등 세부적인 보완요소가 아직 몇 가지 남아있지만, 퍼거슨 감독은 27년간 자신이 구축한 '왕조'와 20번째 우승이라는 마지막 미션을 완수하며 영예롭게 은퇴할 수 있는 명분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이제 관심은 누가 퍼거슨 후계자가 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현재 에버턴 사령탑인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이 포스트 퍼거슨 1순위로 꼽히고 있다. 퍼거슨 감독이 별도로 후계자를 키우지 않은 데다 27년이나 계속된 퍼거슨의 아성이 워낙 세 누가와도 그의 빈자리를 완벽하게 메우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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