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거슨 천거' 모예스…정치적 성향도 비슷

데일리안 스포츠 = 박상현 객원기자

입력 2013.05.10 09:53  수정

퍼거슨 지지 속 맨유와 6년 계약

클럽육성 철학과 성향도 비슷해

맨유와 6년 계약을 맺은 모예스 감독은 오는 7월 2일 공식 취임한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72)의 후계자는 데이빗 모예스 감독(50)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10일(한국시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올 시즌을 끝으로 지도자 생활에서 공식 은퇴하는 퍼거슨 감독 뒤를 이어 에버턴을 이끌고 있는 데이빗 모예스 감독을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맨유와 6년 계약을 맺은 모예스 감독은 오는 7월 2일 공식 취임한다.

모예스 감독의 맨유 취임은 새삼스럽지 않다. 깜짝 놀랄만한 일도 아니다. 퍼거슨 감독이 70대에 들어서 은퇴설이 난무했을 때도 모예스 감독은 언제나 가장 유력한 감독 후보로 거론되곤 했다.

모예스 감독은 퍼거슨 감독과 사제(師第)지간을 맺은 적이 없다. 지난 1980년 셀틱을 통해 데뷔한 후 캠브리지 유나이티드, 브리스톨 시티, 슈르스버리 타운 등을 거쳐 지난 1999년 프레스톤 노스 엔드에서 은퇴할 때까지 퍼거슨 감독 밑에서 뛴 적이 없다.

하지만 모예스 감독과 퍼거슨 감독은 닮은 부분이 많다. 우선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출신으로 고향이 같다. 고작 35세이던 지난 1998년부터 프레스턴 노스 엔드의 감독으로 취임, 2년 동안 선수 겸 감독을 지낸 적이 있다. 퍼거슨 감독도 불과 33세 나이에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고 에버딘을 맡았을 때도 37세에 불과했다.

또 정치적 성향도 비슷하다. 노동자 아들로 태어난 퍼거슨 감독은 줄곧 노동당을 지지해왔고 모예스 감독 역시 노동당 지지자다. 퍼거슨 감독은 노동당에 적지 않은 정치기부금을 냈고 모예스 감독은 지난 2010년 선거 당시 노동당을 적극 지지하기도 했다.

때문에 퍼거슨 감독과 모예스 감독 모두 부자보다는 노동자에 가깝다. 맨체스터 시티가 부자들이 주로 지지하는 반면 퍼거슨 감독이 맡았던 맨유는 노동자들이 주로 지지하는 팀이다. 마찬가지로 모예스 감독이 지난 2002년 아스날이나 리버풀을 마다한 것도 에버튼이 바로 '피플스 클럽(People's Club)'이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퍼거슨 감독처럼 모예스 감독도 한 팀을 장기 집권했다는 점이 닮았다.

맨유는 거액을 들여 다른 팀에서 세계적인 선수를 데려오기도 하지만 전통적으로 선수를 육성해 길러내는 전통이 있다. '버스비의 아이들'이나 '퍼거슨의 아이들' 모두 이런 것에서 유래한다.

특히, 퍼거슨 감독은 유스 시스템이나 훈련 시스템 육성에도 힘을 기울여 맨유를 최강의 팀으로 만들어냈다. 맨유 훈련장으로 세계적인 시스템을 갖춘 캐링턴 훈련센터도 퍼거슨 감독 시절에 만들어진 것이다.

모예스 감독도 마찬가지다. 모예스 감독 역시 자금이 넉넉하지 않은 에버턴을 '화수분'으로 키워냈다. 자금이 넉넉하지 않음에도 에버턴이 꾸준히 중상위권을 유지한 것도 선수를 발굴하고 육성하는데 일가견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중심에는 모예스 감독이 있었다.

맨유 역시 이 점을 높이 샀고 퍼거슨 감독 역시 모예스 감독을 일찌감치 차기 후계자로 마음 속으로 정해 놓았다.

퍼거슨 감독은 "여러 후보들에 대해 논의한 결과 모예스 감독이 적임자라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며 "모예스 감독을 오랫동안 지켜보며 그의 업적에 대해 늘 찬사를 보냈다. 1998년에는 수석코치로 데려오려고 접근하기도 했다. 의심할 여지도 없이 맨유를 이끌 최적임자"라고 말했다.

실제로도 퍼거슨 감독은 모예스 감독이 맨유에 취임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모예스 감독은 "퍼거슨 감독이 직접 맨유의 차기 감독으로 나를 추천한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또 '맨유의 또 다른 전설'인 바비 찰튼 경도 "모예스는 어린 선수들을 육성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인식하고 있으며 이들을 세계적인 선수로 키워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모예스 감독에 대해 만족을 표했다.

하지만 문제는 있다. 맨유 핵심인 웨인 루니와 모예스 감독의 사이가 좋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 2006년 모예스 감독은 루니가 에버튼을 떠난 이유에 대해 자서전을 통해 밝힌 것에 대해 고소한 바 있다. 결국, 루니는 2년 뒤 모예스 감독에게 사과했지만 앙금은 그대로 남아있다. 실제로 루니가 지난 2004년 에버턴에서 맨유로 떠난 것은 모예스 감독과 불화가 결정적이었다.

때문에 루니는 구단 측에 자신의 이적을 요청한 상태다. 그렇지 않아도 스트라이커가 아닌 공격형 미드필더로 자주 기용되는 상황에서 자신과 사이가 좋지 않은 모예스 감독이 맨유에 오는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니다. 맨유에서 아홉 시즌을 뛰었기 때문에 팀을 떠나는 것이 새삼스럽지도 않다.

한편, 시즌이 끝난 뒤 맨유의 지휘봉을 잡게 되는 모예스 감독은 "맨유의 다음 감독이 되는 것에 대해 큰 영광"이라며 "역사상 최고의 감독의 뒤를 잇는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잘 안다. 하지만 맨유를 맡는 것이 자주 오는 기회가 아니다. 다음 시즌이 벌써부터 기대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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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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