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송은범 어긋난 셈법…그 이상의 데미지

데일리안 스포츠 = 이일동 기자

입력 2013.05.13 10:39  수정

선동열 감독 초강수도 완벽하게 수포

트레이드 영입 송은범 예상 밖 난조

송은범

KIA 선동열 감독에게 개막 후 가장 큰 시련이 닥쳤다.

KIA는 주말 포항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삼성과의 3연전을 내리 내주고 충격에 빠졌다.

지난 주 초 롯데와의 2경기를 모두 빼앗기면서 단 1승도 건지지 못한 KIA는 5연패 수렁에 빠졌다. 경기 도중 우천으로 취소된 롯데와의 3차전도 뒤지고 있었다는 점을 떠올릴 때, 우천 취소가 아니었다면 6전 전패 가능성도 없지 않다.

올 시즌 초반 리그를 호령할 듯 강력한 타선과 짜임새 있는 선발진으로 투타 최강의 우승후보로 꼽히던 선동열호는 그야말로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선두 넥센과는 이미 3.5게임차. 불과 일주일 전 넥센과 1위를 다투던 KIA로서는 5연패가 그래서 더 뼈아프다.

단순 5연패 이상의 데미지다. 바로 선동열 감독이 꺼내든 승부수가 완벽하게 수포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선동열 감독은 선두 대결을 위해 최대 승부수를 꺼내들었다. 김상현-진해수와 송은범-신승현의 2:2 맞트레이드가 그것.

트레이드 실익은 표면적으로는 KIA가 가져간 듯했다. KIA로서는 아킬레스건이던 불펜을 송은범과 신승현이라는 즉시전력으로 보완, 강력한 선발진과 마무리 앤서니를 잇는 연결고리를 탄탄하게 만들어 리그 최강 불펜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선동열 감독도 흡족했다.

하지만 정작 필승계투조의 셋업맨으로 영입한 송은범이 12일, 4-1로 앞서던 8회 2사 후 대역전패의 장본인으로 전락했다. 아웃카운트 1개 처리하라고 마운드에 올린 송은범이 연속 5안타를 맞고 뒤집힐 것이란 예상은 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8회 말 1사 후 이승엽이 KIA 두 번째 투수 윤석민에게 우전안타를 뽑아 출루했다. 다음타자 4번 최형우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자 선동열 감독은 '회심의 카드' 송은범을 택했다. 송은범으로 8회 불을 끈 뒤 9회 마무리 앤서니를 투입하겠다는 시나리오를 세웠던 것.

하지만 송은범은 선두타자 채태인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한 뒤 6번 대타 우동균에게 좌월 2루타를 허용하며 1실점했다. 1사 2,3루 위기에 놓인 송은범은 7번 조동찬에게 좌중간 가르는 싹쓸이 동점 2루타를 얻어맞았다. 4-1로 앞서던 KIA가 순식간에 4-4 동점으로 상황이 급변했다.

당황한 송은범은 8번 이지영에게 역전 중전적시타를 허용하며 충격적인 역전을 허용했다. 8회 대역전극을 펼친 삼성은 오승환을 9회에 투입, 세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깔끔하게 솎아내며 승리를 매조지 했다.

이날 패배는 사실 1패 이상의 충격이 있다. 우선 이날 계투는 사실상 한국시리즈를 방불케 할 정도로 필승의지가 돋보였지만, 선동열 감독의 불펜 운용이 충격적인 막판 역전패로 귀결됐다.

1회 이승엽의 적시 2루타로 1실점한 KIA는 4회 최희섭의 2타점짜리 적시타로 2-1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선동열 감독은 필승카드를 꺼내들었다. 바로 부상에서 복귀한 윤석민을 불펜에서 몸을 풀게 한 것. 여차하면 윤석민을 투입하겠다는 결의를 드러냈다.

잘 던지던 KIA 선발 서재응이 5회 말 1사 후 배영섭이 중전안타로 출루하자 필승카드를 꺼냈다. 바로 윤석민의 중간 투입이다. 서재응은 단 2개의 아웃카운트만 처리하면 승리투수 요건을 갖출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선동열 감독은 서재응의 1승보단 팀의 연패 탈출을 택했다. 선동열 감독의 결의가 드러난 대목이다.

5회 등판한 윤석민은 8회 이승엽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할 때 까지 위력투를 선보였다. 3이닝 동안 4개의 탈삼진을 솎아내며 단 2개의 안타만 내주는 쾌조의 컨디션을 보였다. 전성기 직구 구위와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을 앞세워 스트라이크존 내외곽을 자로 잰 듯 찔러댔다. 부활한 윤석민의 투구에 삼성 타자들은 속수무책이었다.

윤석민이 3이닝 던진 후 송은범이 8회 아웃카운트 한 개, 앤서니에게 9회를 맡기려던 선동열 감독의 셈법은 송은범에서 어긋났다. 송은범이 단 한 개의 아웃카운트를 못 잡고 5연속 안타를 맞으며 침몰한 것. 강력한 우승 후보 삼성에 치욕의 3연패를 당하지 않겠다는 선동열 감독의 승부수가 깨졌다.

에이스 윤석민 중간 투입과 필승조 송은범을 투입하고도 당한 8회 대역전패는 선동열 감독과 KIA 입장에선 데미지가 오래갈 가능성이 없지 않다. 여기에 트레이드 이후 끊이지 않고 제기되는 '김상현의 저주'는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다.

송은범이 이날 성공했다면 그나마 잡음은 잦아들겠지만 그렇지 못했다. 송은범마저 대역전패 빌미를 제공하는 등 트레이드로 인한 불협화음은 확산될 지경이다. 저주와 대역전패로 ‘멘붕’에 빠진 선동열 감독과 KIA다.

장기적으론 트레이드 성패가 바뀔지 몰라도 현재로선 트레이드의 성공을 낙관하긴 힘들게 됐다. 설상가상으로 이번 주 초 3연전은 SK와 홈경기다. 세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대형 트레이드 이후 어수선한 상황에서 김상현이 이적한 SK를 상대해야 한다.

주초 3연전 중 포커스는 광주 홈경기로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 SK와의 주초 시리즈에서도 위닝시리즈를 가져가지 못하면, KIA는 의외의 큰 수렁으로 빠져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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