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장 월급 뺨치는 의사·장의사 월급?

박영국/남궁민관 기자

입력 2013.10.15 18:01  수정 2013.10.16 14:21

이름도 모르는 비상장사 소속 인사 연봉이 100억원 이상도

우리나라 건강보험 직장 가입자 보수월액 상위 50위권 명단이 공개되면서 랭킹에 포함된 인사들의 면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니셜만으로도 쉽게 신분을 알 만한 대기업 오너나 고위 임원들이 포함된 것은 당연히 예상 가능한 일이었지만, 이들이 의사나 장의사들한테 밀린다는 의외의 사실도 화제가 되고 있다.

또,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비상장사 소속 인사가 연봉 환산액 100억원 이상을 받는 경우도 있었다.

건강보험 직장가입자 보수월액 상위 주요 명단. (표 김현숙 의원실)
‘데일리안’이 지난 14일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김현숙 새누리당 의원이 건강보험공단 자료를 인용해 발표한 건강보험 직장가입자 보수월액 상위 1~50위 명단을 분석한 결과, 기업별로는 단연 삼성전자 소속이 가장 많았다.

월급 14억3100만원으로 3위를 차지한 S씨를 비롯, 6위 L씨(10억5800만원), 19위 C씨(6억9300만원, 20위 L씨(6억5400만원), 32위 Y씨(5억1300만원), 35위 L씨(4억9800만원), 36위 J씨(4억9000만원), 37위 K씨(4억8900만원), 39위 L씨(4억7800만원), 40위 K씨(4억7600만원) 등 50위권 내에 10명이 삼성전자 소속이었다.

삼성전자의 임원 현황과 공개된 이니셜을 비교해 추정한 결과 3위 S씨는 신종균 IT, 모바일(IM) 부문 사장이 유력하다.

6위를 차지한 L씨는 지난 8월 15일 공시된 반기보고서로 추론해 볼때 4명의 사내이사 중 한명인 이상훈 경영지원실 사장으로 추정할 수 있다.

19위 C씨는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부회장인 것으로 추정된다. 최 부회장은 삼성그룹 별도 법인이 없는 만큼 자신의 출신 계열사인 삼성전자로부터 임금을 지급받는다.

20위 L씨는 이건희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인 것으로 보인다. 이건희 회장은 삼성전자로부터 따로 지급받는 임금이 없다.

그밖에 32위로 지목된 Y씨는 윤부근 소비자가전(CE) 사장, 37위로 지목된 K씨는 권오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사장)이 유력하다.

삼성전자 외에 대기업 관계자로는 SK이노베이션의 C씨가 눈에 띤다. 월급 9억7400만원을 받고 8위에 랭크된 이 인물은 최태원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회장임이 확실시된다.

이 C씨는 SK C&C 소속으로 17위에 또 다시 등장한다. 월급 7억700만원을 받는 이 인물이 SK C&C의 등기임원이자 상근 회장인 최태원 회장일 경우, 그의 합산 순위는 단숨에 2위로 뛰어오른다.

재계에서 주목할 만한 인물은 또 있다.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 소속의 K씨로, 9억7200만원의 월급을 받으며 전체 9위에 올랐다. K씨는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으로 추정되며, 김 회장은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사위로 알려져 있다.

그밖에 최고 월급 31위로 언급된 오리온 D씨는 담철곤 오리온 회장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 외에도 몇 곳의 기업명이 언급돼 있지만, 쉽게 정보를 파악하기 힘든 기업들이다.

J씨가 전체 2위에 해당하는 14억원의 월급을 받고 있다는 대목산업개발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나 대법원 인터넷등기소에도 검색도 되지 않으며 홈페이지도 없는 회사로 나타나고 있다.

명단에서 7번째로 언급된 영신공업은 전자공시에 검색이 되지만, Y모씨가 10억원의 월급을 받고 있다는 회사와는 동명의 다른 회사인 것으로 보인다.

전자공시에서 찾은 영신공업은 인천 남동구 고잔동에 있는 전자부품 제조업체로 1988년 설립된 회사로, 대표이자 지분 97.5%를 보유한 오너는 최일규씨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90억원, 영업이익 3억원, 당기순이익 21억원을 올렸고, 직원 급여로 2억9223만원을 지출했다.

만일 이 회사가 Y모씨에게 월급 10억원을 지급하는 영신공업이라면, 그건 오너도 아닌 이에게 회사 전체 매출보다 많은 금액을 빚을 내서 지급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O씨가 전체 11위에 해당하는 9억여원의 월급을 받고 있다는 신선식품 역시 정체를 파악하기 힘들다. 전자공시 등에 검색이 안 됨은 물론, 홈페이지 검색으로는 경상남도 통영시 용남면 위치한 회사 하나가 나오지만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식품업계에서도 신선식품이라는 회사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다.

재미있는 사실은 병원이나 상조회사가 웬만한 대기업 오너·CEO보다 낫다는 점이다.

대한민국 전체 1위 월급자는 자생한방병원의 S씨로 무려 17억원의 월급을 받았다. 이 인물은 신준식 자생한방병원 이사장으로, 최근 한 일간지를 통해 다소의 오해가 있었음이 밝혀졌다.

17억원은 신 이사장 개인의 근로소득에 해당하는 월급이 아니라 개인사업장의 세전 사업소득을 국세청에 신고한 금액으로, 여기에는 38.5%에 달하는 세금과 미수금, 시설투자 등 제반 비용이 포함돼 개인의 월급과는 큰 차이가 있다는 게 병원측 입장이다.

이같은 점을 감안하면, 다른 개인사업장들도 개인사업장의 사업소득과 개인의 근로소득을 구분하지 않은 오류로 사업장 대표의 월급이 과도하게 높게 나타났을 가능성이 높다.

해당 자료에는 라파메디앙스정형외과의원 K씨가 10위에 해당하는 9억2600만원을, 밝은성모안과의원 K씨가 12위에 해당하는 8억9000만원을 월급으로 받는다고 나와 있으며, 이들은 각각 라파정형외과의원 김용욱 대표원장, 밝은성모안과의원 강남점 김준형 대표 등으로 추정된다.

한편, 8억8300만원의 월급으로 14위에 오른 보람장의개발의 C씨는 최철홍 보람상조그룹 회장인 것으로 추정된다. 장례서비스 대행업체인 보람장의개발은 최 회장의 개인회사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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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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