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차 '택시', 이유있는 무한질주

부수정 기자

입력 2014.07.15 08:36  수정 2014.07.15 08:39

케이블 최장수 토크쇼…원년멤버 이영자 복귀

지난달 개편 맞아 현장성·기획성·초심 강조

tvN '현장토크쇼 택시'(이하 '택시')는 케이블 최장수 토크쇼라는 명성을 자랑한다. ⓒ tvN

'9만6200km'. tvN '현장토크쇼 택시'(이하 '택시')가 지난 7년 동안 달린 거리다.

지구 두 바퀴의 거리를 돌며 시청자들과 함께한 '택시'는 케이블 최장수 토크쇼라는 명성을 자랑한다. 도로 위에서 펼쳐지는 이 프로그램은 지난달 이영자와 연예계 입담꾼 오만석이 합류해 새롭게 개편됐다.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엠아카데미에서는 이영자, 오만석, 이윤호 PD가 참석한 가운데 '택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지난 2007년 9월 8일 첫 방송된 '택시'는 오는 이날 339회 촬영을 마쳤다. 이 프로그램은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싱가포르 중국 홍콩 아이티 등 '택시'를 찾는 스타가 있는 곳이라면 운전대를 잡고 찾아갔다.

이번 개편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이영자의 복귀다. 프로그램의 초창기 멤버인 이영자는 지난 2012년 8월 방송을 끝으로 하차했다. 이후 2년 여 만에 다시 운전대를 잡게 된 것. 다시 복귀한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다.

"김구라 씨와 홍은희 씨가 진행하는 걸 몇 번 봤어요. 김구라 씨는 저와 다른 방식으로 진행해서 신선했고, 홍은희 씨는 여배우 특유의 편안함이 돋보였어요. 제가 하차해도 계속해서 프로그램을 이끌어가 줘서 고마웠어요. 무엇보다 이런 장수 프로그램을 다시 할 수 있어서 영광스럽습니다."

새롭게 개편된 '택시'가 중점을 두는 건 '초심', '현장성', '기획성'이다. 그간 '택시'는 게스트와 주로 택시 안에서 '토크'를 해왔다. 이 때문에 현장이 주는 생동감은 전달하지 못했다. 이번에는 게스트가 있는 현장에 직접 찾아가는 토크를 보여줄 예정이다.

하나의 주제를 기획해서 몇 주 동안 방송하는 기획 시리즈도 선보이다. '당신은 행복하십니까'라는 주제로 이뤄진 2회분 방송이 대표적인 예다.

이 PD는 "선배들이 조금씩 바꿔왔던 프로그램인데 또 개편하라고 해서 '멘붕'이 왔었다"며 "'택시'를 거쳐 간 선배들처럼 저도 잘해서 후배에게 넘겨주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이 PD는 또 "일반인들과 얘기하는 기회도 마련할 것"이라며 "시청자들이 최대한 공감할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의 '토크'를 구상 중"이라고 덧붙였다.

tvN '현장토크쇼 택시'(이하 '택시')는 케이블 최장수 토크쇼라는 명성을 자랑한다. 지난달 개편에서 새롭게 합류한 방송인 이영자, 연기자 오만석. ⓒ tvN

'택시'에서 입담을 뽐내고 있는 배우 오만석의 포부도 남달랐다. 오만석은 최근 방송에서 딸과 함께 출연해 화제가 됐다.

"웬만하면 딸을 노출하지 않으려 했다"는 오만석은 "제 모습을 어느 정도 보여줘야 게스트들의 얘기를 끄집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일단 딸한테 먼저 물어보고 본인이 원하는 정도만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오만석은 주로 뮤지컬 무대에서 왕성하게 활동한 배우다. 그런 그가 토크쇼 MC에 도전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한번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잘 할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주저주저하는 것보다 일단 해보자는 마음이 컸고요. 다양한 사람들의 삶과 가치관을 접하고 싶었죠. 지난 몇 년 동안 우울한 일들이 조금 있었는데 '택시'를 통해 인생을 유쾌하게 만드는 방법을 찾고자 합니다."

오만석은 이영자를 '내비게이션' 같은 선배라고 칭하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그는 "방송을 하다 보면 가끔 실수도 하고 논지에서 벗어난 말을 하는데 이영자 선배가 잘 이끌어 준다"며 "선배에게 묻어가기만 해도 성공할 것 같다"고 믿음을 표했다.

요즘 같이 '빠르게, 빠르게' 변하는 방송 흐름 속에서 장수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기란 힘들다. 한 달 만에 폐지되는 프로그램이 있는가 하면, 단지 시청률을 위해 '무리수'를 던졌다가 외면받은 프로그램도 있다. 하지만 '택시'는 다르다. 고유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오랜 시간 동안 꾸준하게 자리를 지켜왔다.

"출연자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공감했던 게 인기 원동력이죠. 8년 동안 하면서 안 해본 게 없어요. 앞으로 새로운 걸 찾아서 시청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요. 지금보다 더 좋은 세상이 있다는 것도 알려주고 싶고요. 어떨 때는 누군가의 아픔에 같이 슬퍼하고, 또 어떨 때는 누군가의 기쁨에 같이 기뻐하는 '공감의 택시'가 되겠습니다."(이영자)

"잔고장 없는 튼튼한 '택시'라서 잘 된 것 같아요. 지구 두 바퀴를 더 돌 수 있는 기름을 듬뿍 넣었습니다. 아무리 험한 길도 달릴 수 있는 엔진도 장착했으니까 기대해주세요.(오만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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