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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돌아왔다…'원조 오빠들' god


입력 2014.07.13 10:01 수정 2014.07.13 10:17        부수정 기자

15주년 기념 콘서트 열고 '완전체 컴백'

팬들 추억 되새기며 뜨거운 환호·열광

국민그룹 god가 지난 12일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데뷔 15주년 기념 콘서트를 열고 화려하게 귀환했다. ⓒ sidusHQ

지난 12일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은 온통 '하늘색 물결'로 일렁였다. 그토록 기다렸던 '오빠들'이 돌아왔기 때문이다.

아이돌 팬덤 문화 이끈 god…국민그룹의 귀환

god(박준형 데니 안 윤계상 손호영 김태우)가 팬들 앞에 섰다. 2005년 7집 '하늘 속으로' 이후 9년 만이며 완전체 컴백은 12년 만이다. 1999년 1월 '어머님께'로 데뷔한 god는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 '촛불하나' '하늘색 풍선' '보통날' '길' 등 많은 히트곡을 내며 2000년대 중반까지 가요계를 평정했다.

god는 당대 최고 인기 그룹 HOT, 신화 등과 함께 아이돌 팬덤 문화를 이끌었다. 당시 소녀팬들은 하얀색 풍선(HOT), 주황색 풍선(신화), 하늘색 풍선(god)을 흔들며 "우리 오빠가 최고야"라고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god는 특히 대중성 있는 노래와 친근감 있는 모습으로 다양한 연령층에서 사랑받았다. 그 시초가 된 건 2000년 1월부터 2001년 5월까지 출연한 MBC 'god의 육아일기'였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국민그룹'으로 우뚝 서며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그러다 지난 2004년 윤계상이 배우로 전업하면서 팀을 탈퇴, '완전체'였던 그룹에 균열이 생겼다. 이후 멤버들은 별다른 해체 선언 없이 가수와 연기자 등 개별 활동을 해왔고 그렇게 god는 팬들 기억 속에 아련한 '추억'으로만 남는 듯했다.

하지만 멤버들은 지난해 윤계상이 진행하는 요리 프로그램에서 조우하며 컴백을 가시화했다. 데뷔 15주년인 올해 초에는 '완전체 컴백설'이 끊임없이 나왔고 결국 지난 5월 다섯 명의 '완전체 컴백'을 공식 확정, 기대감을 자아냈다.

이후 '미운오리새끼'를 비롯해 '하늘색 약속' 등을 선공개한 뒤 8일 '챕터8(chapter 8)을 발매, 음원 차트를 장악했다. 서울 콘서트 티켓은 오픈과 동시에 예매사이트 서버가 다운됐고 30분 만에 전석이 매진됐다. 앨범은 선 주문량만 10만장이다. 그렇게 국민그룹은 화려하게 귀환했다.

환하게 웃는 god 멤버들 ⓒ sidusHQ

1만4000석 매진 '가수·팬 하나된 하늘색 물결'

본격적인 공연에 앞서 god는 기자회견을 열고 컴백 소감을 밝혔다. 이날 말문을 연 멤버는 손호영이었다. 12일 오전 한 매체가 손호영이 마약류 향정신성의약품 졸피뎀을 무단으로 복용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기 때문이다.

손호영은 "심려 끼쳐 죄송하다"며 "잘 해결될 것 같다"고 특유의 함박웃음을 지어 보였다. 이어 멤버들의 소회가 이어졌다.

윤계상은 "행복하다"며 "오랜 시간 팬들이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데니 안은 "데뷔하기 전 좁은 연습실에서 연습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완전체로 뭉친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고 전했다.

맏형 박준형은 다소 떨리는 목소리로 "미국에서 항상 동생들의 소식들을 접하곤 했다며 "오랜만에 한국에서 팬들과 만나게 돼 긴장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10년 만에 다시 막내가 됐다"는 김태우는 "우리의 삶 자체를 녹여낸 새 앨범이라며"며 "연습을 많이 했고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god는 오랜 시간 응원해 준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다섯 명이 같이 뭉치자고 했을 때 '예전만큼의 사랑과 관심을 받을 수 있을까' 걱정했어요. 막상 앨범을 발매한 뒤 반응이 뜨거워서 참 고마웠어요. '우리가 지금까지 잘 해왔구나'라는 생각에 뿌듯했죠.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도 했고요."(데니 안)

완전체로 돌아온 계기에 대해서 김태우는 "god 활동 당시를 많이 추억했다. 올해가 데뷔 15주년이기도 하고 각자의 의견을 맞추다 보니 지금이 됐다. 멤버 한 명이라도 불편한 상황이라면 미루자는 생각이었다. 다행히 뜻이 잘 맞았다"고 설명했다.

윤계상은 "'추억팔이'를 위해서 뭉친 건 아니다"라고 강조한 뒤 "2년 동안 준비했던 것들을 앨범에 담았다. 다시는 헤어지는 일이 없을 것이다. 각자 활동을 하면서도 god로 무대에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콘서트장을 메운 하늘색 풍선 ⓒ sidusHQ

god는 유독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국민그룹이다. 멤버들이 생각하는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손호영은 "다섯 명의 형제들을 보는 것 같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며 "이런 친근감이 음악으로 잘 전달된 듯하다"고 말했다. 데니 안은 "쉽게 따라부를 수 있는 공감할 수 있는 노래 덕분"이라고 했다.

이어진 160분간의 15주년 콘서트는 한마디로 '감동'이었다. 어느덧 10여 년이 지나 30대 중반, 40대가 된 '오빠들'의 몸놀림은 전성기 때만큼 날렵하진 못했지만 뜨거운 열정과 화려한 무대 매너는 여전했다. 여고생이었던 팬들 또한 훌쩍 나이를 먹었지만 우렁찬 '떼창'(관객 모두 한목소리로 노래함)과 함성으로 그 시절을 추억했다.

손호영은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했던 일이 눈앞에서 벌어졌다. god 다섯 명이 팬들 앞에 있다. 기적 같은 일"이라고 무대에 선 소감을 말했다. 윤계상은 "너무 벅차서 아무 생각이 안 난다"고 감격에 겨워했다.

이날 공연은 god 히트곡의 향연이었다. 멤버들은 오롯이 음악으로만 승부했다. '프라이 데이 나이트'(Friday Night) '관찰' '애수'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 '모르죠' '어머님께' '거짓말' '촛불 하나' 등 주옥같은 명곡들이 울려 퍼졌다. god가 노래를 부를 때마다 팬들은 일제히 따라 부르며 호응했다. 특히 데뷔곡 '어머님께' 무대에서는 가수와 팬 모두 추억에 젖어들었다.

신곡 '미운 오리 새끼' '하늘색 약속' '우리가 사는 이야기' 등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노래들도 선보여 팬들과 소통했다.

서로 격려하는 god 멤버들 ⓒ sidusHQ

공연 말미 "다시 god로 받아줘서 고맙다"는 윤계상의 깜짝 영상편지가 이어지자 멤버들은 결국 눈물을 보였다. 김태우는 "여기까지 오는 게 정말 힘들었다"며 "쉽지 않은 결정을 해준 계상이 형에게 고맙고, 팬 여러분 사랑한다"고 소리내 울었다. 지켜보는 팬도 흐느꼈고 공연장은 삽시간에 눈물바다가 됐다.

god는 이어 윤계상의 합류로 비로소 완성된 '보통날'을 부르며 공연을 마무리했다. 이번 god의 '완전체 콘서트'는 공연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가수와 팬들이 '인생에서 행복했던 기억'을 끄집어 낼 수 있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를 부를 때는 팬이 30명 정도 밖에 없었는데 지금 제 앞에는 1만4000명의 팬이 있어요. 그 때 그 시절의 추억을 많은 팬들과 공유한다는 게 정말 뜻 깊고, 더 많은 추억을 만들고 싶습니다.(데니 안)

"god를 보면 학창시절이 떠올라요. god를 쫓아다녔던 '풋풋한 여고생'이었죠. 제가 가장 순수했던 그 시절이 많이 그립습니다."(god 팬 회사원 조 모씨ㆍ29)

"다시 god를 보니 꿈만 같아요. (god는) 제 10대의 대부분을 차지했었거든요. god 노래를 다시 듣는 것만으로도 행복했고 10년 후 지금 이 순간을 다시 추억하고 싶어요."(god 팬 회사원 유 모씨ㆍ30)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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