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비벽?' LA다저스, 양키스 보다 펑펑 쓰고 발목

데일리안 스포츠 = 김홍석 객원기자

입력 2014.07.19 10:11  수정 2014.07.19 10:22

역할 못하는 고액 연봉자 마이너리그 못 보내

매 시즌 거액 풀고도 돈의 위력 극대화 실패

3년째 부상과 부진으로 신음하고 있는 맷 켐프(8년 1억 6,000만$)는 프랜차이즈를 대표하는 슈퍼스타에서 애물단지로 전락한 지 오래다. ⓒ 게티이미지

‘코리언 몬스터’ 류현진(27) 소속팀 LA다저스는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부자 구단 중 하나다.

다저스의 올 시즌 선수단 연봉 총액은 무려 2억 3884만 달러(약 2460억 원)에 이른다. 2위 뉴욕 양키스(약 2억 942만 달러)보다도 많은 액수고, 30위 휴스턴(4447만 달러)의 5배를 초과한 초대형 규모다.

메이저리그 30개팀 중 20개팀은 연봉 총액이 다저스의 50% 미만이다. 다저스는 그만큼의 막대한 투자를 통해 1988년 이후 26년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고 있다.

다저스는 54승43패(승률 0.557)를 기록, 내셔널리그(NL) 승률 1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최소한의 성과는 거둔 셈이다. 하지만 막대한 연봉 총액을 떠올리면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다. 올 시즌 MLB 전체 승률 1위 오클랜드(59승 36패 0.621)의 연봉 총액이 7466만 달러(27위)에 불과하다는 점을 떠올리면 더 그렇다.

다저스 네드 콜레티 단장(GM)은 구단주가 바뀌는 과정에서도 2006년부터 9년째 다저스를 이끌고 있다. 하지만 그에 대한 평가는 크게 엇갈린다. 매년 두둑한 자금을 앞세워 선수 보강에 열을 올리지만, 그로 인해 오히려 팀의 발목을 잡는 경우가 너무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다.

다저스에는 연평균 2000만 달러 이상의 연봉을 받는 초고액 연봉자가 5명이나 된다. 그 중 원투펀치 클레이튼 커쇼(7년 2억 1,500만$)와 잭 그레인키(6년 1억 4,700만$)는 몸값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올 시즌 다소 부진하지만 팀 내 홈런(14)-타점(60) 1위인 애드리언 곤잘레스(7년 1억 5,400만$)도 그런대로 봐줄 만하다.

하지만 3년째 부상과 부진으로 신음하고 있는 맷 켐프(8년 1억 6,000만$)는 프랜차이즈를 대표하는 슈퍼스타에서 애물단지로 전락한 지 오래고, 칼 크로포드(7년 1억 4,200만$) 역시 전성기 기량을 잃은 지 오래다. 연봉 서열 6위 안드레 이디어(5년 8,500만$)도 몸값을 못하고 있긴 마찬가지다.

1000만 달러짜리 셋업맨 브라이언 윌슨은 올 시즌 37경기 평균자책점 5.64를 기록 중이다, 윌슨은 지금까지 기록한 2번의 블론 세이브가 모두 류현진 승리를 날린 결과라는 점에서 이미 국내 팬들의 ‘공공의 적’이 된 상태다. 급기야 트레이드마크인 그의 덥수룩하고 긴 수염까지 욕을 먹고 있다.

이들을 대신해 올 시즌 다저스를 리그 1위로 이끌고 있는 주역들은 상대적으로 몸값이 저렴한 선수들이다. 팀 내 최고 타자로 성장한 2년차 야시엘 푸이그와 도루 1위 디 고든이 대표적이다. 지난 시즌 종료 후 2년간 1,500만 달러에 재계약한 후안 유리베도 좋은 타격(타율 0.297)을 선보이고 있고, 지금은 부상 중이지만 마이너리그 계약으로 팀에 합류했던 저스틴 터너(100만 달러)도 59경기에서 3할 타율을 기록하고 있었다.

투수진에도 커쇼와 그레인키를 제외하면 비교적 몸값이 적은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대표적인 선수가 바로 류현진(6년 3600만$)이다. 포스팅 금액까지 포함한 실질 몸값은 그보다 더 높지만, 팔꿈치 수술 후 1년 넘게 쉬고 있는 채드 빌링슬리(3년 3500만$)나 4월 반짝 후 3개월 연속 부진한 댄 하렌(1년 1000만$) 등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좋은 피칭을 보여주고 있다.

불펜에서는 윌슨을 대신해 J.P. 하웰(2년 1125만$)과 브랜든 리그(3년 2250만$)가 팀의 핵심 셋업맨 역할을 해주고 있다. 연봉 180만$의 제이미 라이트 역시 롱릴리프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다. 고액 연봉 선수들이 자신의 몸값만 해줬더라도 지금의 다저스는 월드시리즈를 차지할 만한 더 강한 팀이 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긴다.

콜레티 단장이 다저스에 취임한 후 거둔 최고의 업적은 ‘현역 최고의 에이스’ 커쇼를 드래프트 한 후 비교적 일찍 빅리그에 데뷔해 성공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그리고 푸이그와 류현진을 잡아 지난해 포스트 시즌 진출에 성공한 것 역시 긍정적인 결과 중 하나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계약과 트레이드가 많았다.

가장 큰 문제는 그로 인해 피해를 보는 선수들이 생긴다는 점이다. 몸값도 제대로 못하는 고액 연봉 선수들 때문에 스캇 반 슬라이크는 아직도 백업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윌슨이 합류하면서 마이너리그로 내려가야만 했던 비운의 투수는 지난해 다저스의 셋업맨 역할을 톡톡히 팼던 파코 로드리게스(작년 3승 4패 20홀드 평균자책점 2.32)였다.

연봉 비싼 베테랑들의 경우 옵션 때문에 마이너리그로 내려 보낼 수도 없다. 결국, 다저스가 올 시즌 목표인 우승을 달성하기 위해선 몸값 못하고 있는 고액 연봉자들이 더 잘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하지만 늘 부상을 달고 다니는 그들이 갑자기 달라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언제나 그랬듯, 올 시즌의 다저스도 낭비하는 돈이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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