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특급’ 박찬호(41)와 야구팬들의 작별은 ‘별들의 축제’ 올스타전에서 이뤄졌다. 2011년 11월30일 은퇴기자회견을 열고 그라운드는 떠났지만 팬들과의 공식 은퇴식은 미뤄왔다.
박찬호는 1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올스타전 시구자로서 축제의 문을 연 뒤 영광의 공식 은퇴식을 가졌다. 고향팀이자 한국에서 뛴 유일한 프로팀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걸쳤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레전드로서의 가치를 두툼하게 입었다.
마운드에 오른 박찬호는 홈 플레이트에 앉은 공주고 선배이자 NC다이노스 김경문 감독의 미트를 향해 뿌렸다. 시구 직후 올스타들이 마운드 주변을 둘러싸고 레전드의 은퇴식을 함께했다. 박찬호는 올스타들의 인사는 물론 헹가래까지 받는 화려한 피날레 속에 그라운드를 감동으로 적셨다. 아내 박리혜씨와 두 딸 애린·세린양도 참석했다. 두 딸은 꽃다발을 준비해 박찬호의 품에 안겨줬다.
박찬호는 “이런 영광스럽고 특별한 자리를 만들어준 KBO와 후배 선수들에게 감사하다”며 “야구에 대한 열정과 애국심, 한국인의 긍지를 늘 각인시켜 준 지인과 팬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도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지고 싶지만 이제 나는 공을 던지면서 꿈과 희망에 도전할 수는 없다. 야구인으로 더 성장하고 대한민국 야구 발전을 위해 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은퇴 후 생활에 대해서는 "마운드에 다시 설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끊임없이 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은퇴 기자회견 후 20개월 정도 됐는데 훈련을 멈출 수 없었다. 심리적으로 불안정했다"며 "텍사스 시절 심리치료를 받았는데 그때 '은퇴 후가 진짜 힘들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때는 이해를 못했지만 은퇴하고 나니 진짜 희망이 사라진 것 같았다"고 고백했다. 이어 "한화가 굉장히 어려움을 겪어서 혹시나 (나를 불러줄까)하는 생각으로 공을 던지곤 했었다"고 덧붙였다.
류현진(27·LA다저스)에 대해서는 "큰 보람을 느낀다"면서 "성공한 후배가 없으면 내가 연 문이 닫힐 수도 있는데 류현진이 잘하고 있다"고 흡족해 했다.
‘코리안 특급’이라 불리며 지난 20년간 한국야구의 아이콘이었던 박찬호는 한양대 재학 중이던 1994년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리그에 진출, 1997년 외환위기 시절 국민들에게 희망을 던졌다. 메이저리그 17시즌을 뛰며 동양인 최다승(124승)을 올리는 활약으로 한국 야구의 위력을 떨치며 한국 선수들의 미국행 발판이 됐다.
한편, 전반기 홈런 1위(30개)의 박병호(넥센)는 이날도 홈런 2개를 몰아쳐 기자단 투표에서 총 74표 가운데 56표를 얻어 미스터 올스타에 선정됐다. 박병호는 K5 승용차를 부상으로 받았다.
박병호가 속한 웨스턴리그(넥센 NC KIA LG 한화)는 홈런 5개 포함 18안타를 터뜨려 이스턴리그(삼성 두산 롯데 SK)를 역대 최다인 13-2로 대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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