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비 관련해 26일 기자회견 열어 입장 밝혀
"11년 전부터 문제 제기, 정부가 나서야 할 때"
'아파트 관리비 비리' 의혹을 제기한 배우 김부선이 직접 입장을 밝혔다.
김부선은 26일 오후 4시 서울 광진구 자양동 동부지방검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파트 관리비 비리 문제는 11년 전부터 주장해왔다"며 "이제는 정부 당국자들이 나서야 할 때"라고 밝혔다.
김부선은 아파트 관리소장이 이날 새벽 사퇴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아파트 관리소장이나 동대표를 비난하려고 난방비 비리를 폭로한 건 아니다"라며 "난방비에 대해서 의문점이 많아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을 평범한 50대 주부라고 소개한 뒤 "아파트는 사람들이 따뜻한 공동체 생활을 하도록 도와주는 공동 주택"이라며 "하지만 이런 게 제대로 되지 않았고, 관련 비리가 드러났을 때 관리소장 한 명이 사퇴했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관련 정부 부처에서 문제를 발 빠르게 해결해야 한다"며 "이번 문제를 오래전부터 제기했는데 결국엔 폭행 사건으로 알려지게 돼 마음이 안 좋다"고 씁쓸한 심경을 내비쳤다.
김부선은 자신이 준비해온 자료를 공개하며 "제가 사는 아파트 단지 53가구 중 16가구만 난방비를 제대로 냈다"며 "영화에나 나올 법한 일"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자신이 관리비를 내지 않았다는 소문에 대해서는 "지난해 계량기가 고장이 나서 관리실에 찾아갔다. 당시 관리소장이 고치지 말고 그냥 쓰라고 제안했고, 그 달콤한 유혹에 넘어가 딱 한 번 관리비를 안 냈다. 부끄럽게도 죄책감을 못 느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너무 힘들어서 죽고 싶었다"는 김부선은 대중의 높은 관심 덕분에 힘이 났다고 했다. 그는 "지금은 행복하다"며 "투명한 사회가 되도록 언론이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연예인은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고 파급력을 지닌 사람들이다. 억울한 일을 당하는 약자들을 위해 앞서 싸워야 한다. 저 또한 그럴 것"이라고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앞서 김부선은 지난 12일 자신의 아파트 반상회에 참석해 난방비 관련 문제로 이웃과 말다툼을 벌이다 폭행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당시 여론은 김부선의 폭행에만 초점을 맞춰 싸늘한 반응을 보냈다.
하지만 김부선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난방비 비리를 폭로하려다 맞았다"며 "이 아파트 주민 중 겨울철 난방비 0원만 내는 주민들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서울시와 성동구의 조사 결과 김부선의 주장은 사실로 드러났다. 서울시가 2007년부터 지난 3월까지 해당 아파트 536 가구에 부과된 1만4472건의 난방비 명세를 조사한 결과, 겨울철 난방비를 0원만 납부한 사례는 300건, 난방비가 9만원 이하로 나온 사례는 2398건에 달했다.
김부선은 지난 24일 경찰 조사에 앞서 "연예계를 떠날 각오로 문제 제기를 시작해 여기까지 왔다"며 "이웃 주민을 맞고소 하겠다"고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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